[MWC 2017]'노키아·블랙베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피처·쿼티폰 들고 뚝심의 컴백

정병묵 입력 2017. 2. 28. 08:00 수정 2017. 2. 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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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일까, 과거 영화에 대한 향수일까.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 이색 새 휴대폰을 들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27일(현지시간) 개막한 MWC 2017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의 메인 구역인 ‘홀3’에 부스를 꾸리고 관람객을 맞았다. 이들이 오랜 만에 들고 나온 제품은 날로 상향이 상향 평준화 돼 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만의 정체성에 대한 ‘고집’이 엿보였다는 평가다.

노키아 3310
먼저, 피처폰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 이날 노키아 부스에서는 신작 스마트폰 ‘노키아6’ ‘노키아3’ 등도 전시됐지만 제품을 만져보기 위해 한참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 것은 피처폰 ‘노키아 3310’이었다. ‘노키아3310’은 지난 2000년 1억대 이상 팔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키아의 대표 제품.

노키아는 지난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됐지만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5월 폭스콘을 자회사로 둔 홍하이그룹 계열 ‘FIH모바일’과 핀란드 노키아 출신 인력이 주축이 돼 만든 ‘HMD글로벌’에 3억5000만달러(약 4146억원)에 매각되며 신제품을 준비해 왔다.

‘뉴’ 노키아 3310은 한손에 들어오는 깜찍한 크기의 피처폰. ‘벽돌’만 했던 원조 3310보다 크기를 훨씬 줄여 제품을 보며 옛 향수에 젖는 관람객들이 상당수였다. 그러나 피처폰인 만큼 통화, 문자 외에 이렇다 할 기능은 없다. ‘200만’ 화소일 뿐이지만 나름대로 카메라는 갖췄다.

노키아 3310의 ‘200만 화소’ 카메라
블랙베리는 당초 ‘머큐리’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던 ‘키원(Keyone)’을 선보였다. 블랙베리의 상징과도 같은 ‘쿼티’ 물리 자판을 하단에 당당히 박았다. 중국 TCL사가 작년 블랙베리 인수 후 처음 내놓은 제품.

블랙베리는 ‘아이폰 빅뱅’ 이전 스마트폰의 원조격으로 불렸던 왕년의 강자. 자체 제작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OS를 고집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찌감치 퇴출되다시피 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블랙베리OS’의 점유율은 0.0481%. 2015년 4분기에는 0.2%였던 수치가 0.0%로 거의 ‘소멸’된 셈이다.

블랙베리는 2015년 출시한 ‘프리브’부터 이후 ‘디텍’ 제품군까지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다. 키원도 범용성을 위해 안드로이드를 물론 탑재했다.

블랙베리 ‘키원’
그러나 쿼티 자판 외에 디스플레이 가상 자판을 통해 자유롭게 입력할 수는 없게 해 놓았다는 점이 다소 의아하게 해석되고 있다. 블랙베리는 프리브를 통해 슬라이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가상 자판과 물리 자판을 동시에 쓸 수 있도록 했다. ‘디텍’ 제품군은 다른 ‘평범한’ 스마트폰처럼 물리 자판이 없다.

키원의 디스플레이 비율은 55%. 위아래 베젤(테두리)을 점점 없애고 전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면적이 90% 이상인 스마트폰이 속속 나오고 있는 요즘, 쿼티 자판을 고집하기 위해 앞면적의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이다.

현장에서 제품을 본 한 캐나다인 관람객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재개한 노키아에게 ‘노키아3310’은 일종의 이벤트성 제품인 것 같다”며 “블랙베리도 쿼티 자판 없는 스마트폰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키원’은 기존 블랙베리 이용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블랙베리 ‘키원’(왼쪽)과 슬라이드 방식으로 쿼티 자판을 가리고 디스플레이 터치로 쓸 수 있는 블랙베리 ‘프리브’(오른쪽) 비교.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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