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깊은 범여권 군소주자들..지지율 정체·낮은 관심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범여권 군소 대선주자들의 고민이 깊다. 탄핵시계가 째깍째깍 움직이면서 조기 대선도 덩달아 현실로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1%에도 못미치는 지지율에 고전하고 있다.
매일같이 민생 현장을 두드리고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으나 표심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다. 10여명이 넘어가는 대선주자 속에서 자신을 알리는 데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28일 현재 범여권 대선주자로 자천 타천 거론되는 이는 총 13명에 달한다. 출마가 불투명하지만 여권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그나마 여권내 선두 그룹에 속한다.
특히 홍 지사는 아직 출마 선언 전이지만 무죄 판결 이후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하더니,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9~24일 실시한 조사(27일 발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에서 3.6%를 기록해 여권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황 대행은 10.9%, 유 의원은 3.5%를 각각 기록했다.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2%대 '박스권' 지지율 속에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여권 전체적으로 지지율 답보는 공통된 현상이지만, 선두 그룹보다 박탈감이 극심한 이들이 있다. 지지율 집계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 이른바 군소 주자들이다.
자유한국당에서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안상수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4명이다.
이들은 당에서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당원 연수'에 참석하거나 각자 민생 현장을 찾아 다니면서 표심과 당심에 호소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도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 원 의원의 경우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공약인 '유라시아 큰 길'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히려 했으나 시기상 관심이 저조할 수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탄핵정국'과 관련한 성명서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군소 주자들이 출마 이후 공식·비공식 행사에 얼굴을 내밀며 홍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선에 출마했는지 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후보들이 부지기수"라며 "네거티브 보다 무서운 무관심 속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고전은 후발 출마자들의 고민도 깊게 만들고 있다. 한국당의 조경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각각 이르면 3월 초, 탄핵 결정 직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우택 원내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관용 전 경북지사 등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들 모두 구체적인 출마 시기, 장소, 방식 등은 쉽게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탄핵이 인용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이지만 그보단, 앞선 출마자들이 별다른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표심을 저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이 '탄핵 인용'시 20일 이내 대선주자를 선출하기로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근저에 작용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지지율 1~2%도 절실한 상황이다. 주말에도 캠프가 분주하게 돌아가면서 지지율을 반전시킬 방안을 찾고 있지만 호응이 너무 저조해 경선 문턱에 다가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 등은 토론회,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군소 주자들은 그런 기회 조차 부여되지 않아 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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