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96마일 강속구' 홈런 친 박병호, 설레발일까

2017. 2. 2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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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트 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한용섭 기자] 96마일(154km). 박병호(31)가 때려낸 시범경기 2호 홈런의 투구 스피드다.

지난해 95마일(152km) 이상의 공에 지독히도 약점을 보인 박병호이기에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예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박병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센추리링크 스포츠 콤플렉스 내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2사 2루에서 마이애미 선발 호세 우리나의 96마일(154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몸쪽 직구, 무엇보다 구속이 154km다.

박병호의 지난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돌아보자.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에 유난히 약했다. 95마일 이상의 공을 때려서 결과가 나온 것은 20타수 1안타, 타율은 고작 0.050이었다. 그 1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

지난해 6월 1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피네다의 95.6마일이 공을 때려서 시즌 12호 홈런을 만들었다. 자신의 지난 시즌 마지막 홈런. 박병호의 12홈런 중 95마일 이상의 공을 때린 것은 유일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고,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면서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그리고 손등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다시 올해 시범경기가 열린 해먼드 스타디움. 이날 마이애미 선발 우리나는 지난해 빅리그 2년차로 28경기(선발 12경기) 출장해 4승 9패 평균자책점 6.13을 기록했다. 공이 빠른 25살의 젊은 유망주.  

박병호는 경기 후 소감에서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알고 빠른 공에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몸쪽 직구. 앞서 26일 보스턴전에서 시범경기 1호 홈런도 왼손 투수의 몸쪽 직구를 받아쳤다.

지난해 약점을 고치기 위해 박병호는 타격폼을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는 "왼쪽 다리로 히팅 타이밍을 잡는다. 그 동작을 조금 간결하게 줄였다"고 했다. 또한 타격 준비 자세에서 히팅 포인트로 내려오는 배트 스윙을 빠르고 짧게 바꿨다.

박병호는 "배트를 최단 거리로 나오려고 상체 움직임을 조금 줄이려고 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시범경기 하면서 연습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등 시범경기 3차례에서 7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의 기록하고 있다. 4개의 안타가 모두 빠른 직구를 받아쳐 만들었다. 안타 2개는 모두 93마일(149km). 시범경기 1호 홈런은 구속이 측정되지 못했다. 90마일 초반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제 시범경기 시작이다. 그는 "빠른 공을 쳤지만, 앞으로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과 상대해야 한다. 그런 공을 잘 치기 위해 연습해왔는데, 경기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WBC 대회로 인해 올해 시범경기 일정은 한 달 이상으로 길다. 

시범경기 초반, 상대 투수들의 컨디션은 서서히 올라간다. 제구력도 시즌이 다가올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박병호가 지난 3경기에서 보여준 직구 대응 능력은 기대감을 심어준다. 박병호 역시 경기를 치를수록 미세 조정한 타격폼에 더욱 적응할 것이고, 지난 겨울 연습한 자신의 몸이 상대 투수의 공에 제대로 반응할 것이다. 그의 말처럼 이제 시작이고, 분명한 것은 지난해 약했던 빠른 직구에 대한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포트 마이어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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