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불패 끝났다" VS "대선 후 다시 오른다"

박진환 2017. 2.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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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매매·전세가 상승률 하락에 부동산 거래도 ↓
올해 1만6095호 비롯해 2020년까지 12만호 주택공급 ↑
중앙부처 이전 사실상 종료..추가 인구 유입 요인 없어
반면 대선주자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조성" 공약 발표
당분간 세종시 부동산 시장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 전망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고, 매매·전세가 상승률이 일제히 하락하는 등 지역 부동산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추가 인구 유입이 둔화하는 반면 엄청난 물량의 주택공급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어 대선 이후 새로운 반등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세종시 부동산 거래 동향<단위=건>
그래픽=세종시 제공
◇매매·전세가 상승률 하락에 거래도 줄어

27일 한국감정원, 세종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률은 각각 -0.02%, -0.08%를 기록했다.

매매가는 3주 연속, 전세가는 5주 연속 하락이다. 전세의 경우 올해 누적 상승률이 -0.22%로 충남(-0.35%), 경북(-0.28%), 대구(-0.24%)에 이어 하락폭이 컸다.

부동산 거래 역시 지난달 급감했다.

세종시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지난달 거래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 거래건수는 전월 대비 24.6% 줄어든 276건, 분양권은 28.5% 줄어든 412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또한 전세가와 월세가는 각각 전국 평균(전세 0.03%, 월세 -0.02%)보다 하락폭이 큰 -0.03%를 기록했다.

세종시의 전세가 상승률 변동 현황을 보면 지난해 7월 0.7%를 기점으로 같은해 9월 0.23%, 11월 0.18%, 12월 0.02% 등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월세가 상승률도 지난해 6월 0.08%에서 같은해 8월 0.04%, 10월 0.03%, 12월 0%에서 지난달 -0.03%로 추락했다. 주택 매매가 상승률 또한 지난해 11·12월 0.13%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0.08%로 한달 만에 0.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세종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동주택의 완판 신화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1·3 부동산 대책과 함께 계속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종 불패’ 신화도 종언을 고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세종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3일 1순위에 대한 청약 강화를 포함해 2주택 소유자 청약 대상 제외, 재당첨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세종시 역시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지난달 부동산 거래 감소 및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 불패 신화는 끝났다” vs “대선 끝나면 다시 오른다” 조정은 불가피

지난 수년간 세종시 신도시에서는 분양되는 모든 공동주택을 완판는 ‘세종 불패’ 신화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의 우려가 반영되면서 세종의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국민안전처를 끝으로 2012년부터 시작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아파트의 실수요 계층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올해 1만 6095가구를 비롯해 앞으로 2020년까지 12만가구가 넘는 공동주택이 추가 공급되는 등 사람보다 아파트가 더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쓸 지경이다.

연도별 주택 공급현황에서도 2012년 1만 8446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1만 5765가구 등 최근 5년간 모두 7만 6455가구가 공급됐고, 입주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의 상승률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대선 정국이 세종시의 최대 호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안희정, 바른정당의 남경필·유승민 등 여·야 대선주자들이 대부분 세종시를 정치·행정수도로 완성시키거나 국회 분원 설치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밝힌 만큼 대선 이후 제2의 르네상스를 맞게 될 것이란 장밋빛 기대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로 세종은 물론 전국적으로 실수요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가고 있다”면서 “특히 정부가 가계대출을 규제하다보니 부동산 매매시장도 위축됐고, 여기에 세종은 오는 5월까지 8000가구가 입주하는 등 공급과잉으로 시장 위축을 가져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세종에서의 부동산 시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세종시와 관련된 공약들이 나오면서 또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세종에서의 수급불균형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향후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시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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