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종료] 최순실 특검 90일간의 기록..그간 무슨 일이

최은지 기자 입력 2017. 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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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조윤선·이재용도 특검에 발목
"강압수사"고함치던 崔소환날 "염병하네" 지탄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2.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지난해 12월1일 박영수 특별검사 임명으로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수사가 28일로 공식 종료됐다.

박영수 특검 외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등 총 105명의 '매머드급 규모'로 출범한 특검은 27일까지 총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이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포함해 10~15명을 일괄기소하면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최대 28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사팀과 역대 최다 구속, 최다 기소 등 특별검사의 역사를 새로 쓴 이번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왕실장·신데렐라'도 특검 앞에선 초라…김기춘·조윤선 구속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인 '블랙리스트' 사건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수사되지 않았으나 특검의 핵심 수사 갈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반세기가 넘는 기간 법조인과 정치인으로서 특권을 누려온 '왕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박근혜 정부의 '신데렐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결국 수의를 입게 됐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1일 현판식을 시작으로 공식 수사개시를 선언한 지 나흘만인 26일 김 전 실장 자택과 조 전 장관의 집무실과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1월12일 신동철 전 비서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한 뒤 같은달 17일 '블랙리스트 의혹'의 핵심인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동시에 소환했다.

특검 수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나란히 받은 현 정권 두 '실세'는 결국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위증 혐의로 나란히 수갑을 차게 됐다. 당시 장관신분이었던 조 전 장관은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장관 신분 구속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첫번째 영장청구가 기각되면서 주춤했던 특검 수사는 두 실세의 구속을 계기로 다시금 동력을 얻기도 했다.

"포기란 없다"…'영장기각→재청구' 이재용·최경희 구속

'삼성 특검'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이번 박영수 특검팀 수사의 칼날은 삼성을 향했다.

특검은 수사준비 기간동안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64)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63)을 사전조사 했고 공식 수사개시를 선언한 12월21일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 '삼성 합병'에 관련된 두 곳을 첫 압수수색 대상지로 삼았다.

이 부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두 번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출석하는 날은 아침부터 외신을 포함해 2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고, 이 부회장 역시 굳은 표정으로 출석해야만 했다.

특검은 같은 달 16일 이 부회장을 430억대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19일 서울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삼성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특검으로서는 수사에 적신호가 켜진 순간이었다.

특검은 보강조사를 거쳐 2월13일 이 부회장을 재소환했다. 이어 재소환 조사 32시간만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이례적으로 구속영장 심사에 이 부회장의 수사를 총 지휘한 양재식 특별검사보(51·21기)와 윤석열 수사팀장(57·23기), '대기업 저승사자' 한동훈 부장검사(44·27기) 등 '어벤저스팀'을 출동시켰다.

삼성도 법무법인 태평양의 문강배(57·16기), 송우철(55·16기), 이정호(51·28기) 변호사 등 '드림팀'을 내세워 7시간30여분동안 팽팽한 법리공방을 펼쳤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구속은 막지 못했다. 삼성으로서는 창업 79년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오명을 쓰게 된 순간이었다.

특검은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의 이대입학 등에 특혜를 준 혐의(업무방해 등)를 받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 역시 구속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영수 특별검사, 윤석열 수사팀장, 박충근 특검보, 양재식 특검보, 신자용 부장검사, 한동훈 부장검사, 이용복 특검보, 이규철 특검보. 2017.2.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특검이 놓친 마지막 퍼즐 '우병우 기각'

특검이 구속해 기소한 13명 가운데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가 바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19기)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감시하고 막았어야 할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도 이를 방치한 것은 물론 오히려 이에 편승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법 상식이었지만 특검은 끝내 법리 논쟁에서 패하고 말았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 감찰과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 최순실 의혹 특별수사본부 등 검찰 수사를 빠져나간 우 전 수석은 특검의 수사망도 결국 빠져나갔다. 결국 우 수석에 대한 수사는 다시 '친정'인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특검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최씨를 소환조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특검은 출범 후 첫 공개소환자로 최씨를 소환했지만 이후 최씨는 특검의 강압수사를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은 최씨에 대해 업무방해와 알선수재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를 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최씨는 1월25일 강제소환돼 특검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여기는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어린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했다"고 고함을 쳤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건물 청소 아주머니의 "염병한다"고 한 발언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특검은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못한 채 90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됐다. 특검이 휘두르지 못한 칼날은 검찰의 몫으로 다시 넘겨졌다.

silver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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