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보안에 극도로 예민 .. 매일 비공개 난상토론 예고

현일훈.문현경 입력 2017. 2. 28. 01:54 수정 2017. 2. 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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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남은 절차는
과거 일반사건 때도 12시간 격론
인용·기각 초안 다 준비할 수도
이정미 퇴임 전 선고 가능성 커
대통령 변론 재개 요청이 변수

사건번호 ‘2016헌나1’, 사건명 ‘대통령(박근혜)탄핵’으로 이름 붙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변론이 끝나면서 대심판정의 공개 절차도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의 선고만 남았다. 헌재는 곧바로 재판관들의 비공개 평의에 들어간다. 헌재 관계자는 27일 “매일 평의를 열어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의에선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사건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한 뒤 토론을 거쳐 최종표결(평결)에 이르게 된다. 평결은 주심 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재판관 임명일자의 역순으로 의견을 밝힌 뒤 재판장(헌재소장)이 마지막으로 의견을 내는 게 관례다. 과거 일반 사건에서 평의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해 12시간 가까이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고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헌재는 결정시기와 내용에 대한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13일까지 선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3월 13일) 때문이다.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7인 체제 결정은 현실성이 떨어져 이 재판관이 평결에 참여하는 3월 13일 전후를 선고일로 예상하는 것이다. 최진녕 변호사는 “대통령 측의 반발에도 헌재가 27일 변론을 종결한 것은 이 재판관의 임기 내에 선고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헌재 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보다 재판기간이 길었고 증인 수도 적지 않아 오히려 사건을 검토할 시간이 많았다. 의외로 3월 10일이나 그 이전에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사건 때에는 최종변론 2주 뒤 선고가 이뤄졌다. 이번 사건의 최종변론 2주 뒤가 3월 13일이다. 반면 일부에선 노 전 대통령 사건 때보다 쟁점이 많아 평의가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헌재는 인용과 기각 두 가지 버전의 결정문을 모두 작성하는 방안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때처럼 선고 직전 마지막 평의를 열어 최종 표결하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이 평의 절차에 접어들면서 재판관 8인의 정치 성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각 재판관의 과거 주요 결정이나 임명 과정, 개인의 성향과 법 이론 등이 종합돼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이정미·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중도 내지 진보, 나머지 5명(이진성·김창종·안창호·조용호·서기석)은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미 재판관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중시하는 결정을 많이 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서 재판관 중 유일하게 ‘해산 반대’ 의견을 냈다. 이진성 재판관은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가 많고, 공안 분야를 주로 맡았던 검사 출신 안창호 재판관은 합리적인 보수로 분류된다. 안 재판관은 간통죄 위헌심판에서 ‘합헌’ 의견을 냈다. 김창종 재판관은 성매매 여성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강일원 재판관은 “생존 문제로 성을 판매하는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잉”이라고 판단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재판관 중 한 명인 조용호 재판관은 대통령 비하를 상관모욕죄로 처벌하는 군 규정을 합헌으로 판단하는 등 보수 성향의 결정이 많은 편이다. 서기석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경찰의 물포 사용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헌재의 판단은 향후 정치 일정도 좌우하는데 ‘3월 13일 인용’ 결정을 가정하면 대통령 선거는 5월 2~12일 사이로 정해진다. 반대로 기각이 결정되면 박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한다. 박 대통령 본인이 직접 출석하겠다며 변론 재개를 요청하거나 ‘대통령의 선고 전 하야’ 등의 돌발상황도 헌재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현일훈·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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