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초등생 땐 함께 책 읽고 대화 고교생 땐 교사 추천도서 권장

윤혜연 2017. 2. 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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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녀 독서교육 로드맵
“독서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전 세계 아동도서 베스트셀러인 ‘윔피키드’의 작가 제프 키니가 지난해 말 방한했을 때 한 말이다. 스스로 책을 골라 읽으며 흥미와 감동을 느끼고 독서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 아이는 ‘평생독자’가 된다.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에게 독서를 노동이 아닌 친구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연령·수준·발달 과정에 따라 적합한 독서교육법을 정리했다.
━ 초등생 책읽기 습관 들이기에 초점
아이가 독서에 흥미를 갖고 꾸준히 읽는 습관을 갖도록 지도한다. 초등 1, 2학년은 소리와 글자의 대응관계를 인식하고 문장과 문단이 한 편의 글로 완성되는 과정을 배운다. 3, 4학년은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완성되는 시기다. 조용히 눈으로 읽는 묵독이 가능해지면서 독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며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숨겨진 의미를 추리하는 추론 능력이 생긴다. 이 무렵까지 일정 속도로 글을 읽지 못하면 5, 6학년부터 학습 격차가 눈에 띄게 커진다. 초등 5, 6학년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한층 높아진다.
발달이 빠른 1, 2학년은 눈으로 훑어보던 그림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글에 익숙해질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선택한다. 글과 그림이 함께 담긴 책 중 동물 우화나 전래동화를 추천한다. 3학년까지는 쉬운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이 좋다. 쉬운 위인전 읽기도 추천한다. 4, 5학년이 되면 과학·역사·사회 도서로 범위를 확장시킨다. 5, 6학년이 되면 추론 능력이 필요한 추리소설을 추천한다.
집 안 어디서나 손을 뻗으면 책을 잡을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준다. 거실에 TV를 치우고 도서관처럼 책장과 책상을 두는 것도 좋다. 하루 한 권 혹은 한 주 한 권의 목표를 세운다. 단 10분이라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갑자기 난도를 높이면 안 된다. 흥미를 잃거나 충분히 이해하는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다. 고학년의 경우 독서량에 따라 지식 격차가 벌어져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지치지 않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 중학생 균형 잡힌 시각 갖도록 지도
중학생이 되면 연예인·스포츠·만화에 빠지는 아이가 많아진다. 여학생은 순정만화와 팬픽(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직접 쓴 소설), 남학생은 만화나 무협지를 선호한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듯 중1, 2학년은 감수성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다. 정서 발달이 지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이 시기를 긍정적으로 넘기는 게 중요하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직접 소설을 쓰기도 한다. 중3이 되면 하나의 주제를 두고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다중 관점 읽기’가 가능해진다. 논술 능력도 함께 발달한다.
순정소설이나 판타지만 읽지 않도록 유도한다. 또래 이야기를 담은 성장소설 혹은 쉽게 쓰인 성인 교양서, 도서출판 풀빛·우리학교 등에서 나온 청소년용 정치·경제·사회과학 도서를 권한다. 진로와 관련한 도서를 접하되 전공 분야를 억지로 강요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위인전과 사회적 롤 모델에 대한 책·잡지를 권해 준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경우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문·이과 관계없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 된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시기다. 부모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정도로 자녀의 독서활동에 관여한다. 함께 주기적으로 서점을 방문해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인 만큼 아이가 책 한 권을 읽고 펑펑 울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보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순정소설·만화와 무협지를 읽더라도 나무라지 말고 균형 잡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책을 읽은 후 또래 친구들이나 부모와 의견을 나누며 다각도로 생각해 보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 고교생 진로 탐구 도와주는 책 소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강화되는 시기다. 이전까지 넓고 깊게 독서해 온 아이들은 한 가지 주제가 주어졌을 때 날카롭게 비판하고 감상하는 수준까지 올라간다. 창의력이 뛰어나다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토론, 보고서, 감상문 등 다양한 형태로 창작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부 독서이력 기록법이 간소화된다. 독서활동 상황에 대해 자세히 기재하지 않고 책 제목과 저자만 적으면 된다. 기록에 신경 쓰지 않고 독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학입시를 위해 진로를 정해야 하는 시기다. 직업을 설명하는 책이나 대학교 1학년이 보는 전공 개론서를 찾아 읽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간호사가 꿈인 학생이라면 ‘노인간호학’ ‘간호학개론’보다 인간 사회에 대한 책이나 심리학, 기초과학 등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법학에 관심을 갖고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읽으며 서양 문화에 빠져들 수도 있다. 고등학생이 되면 평균적으로 성인 교양서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입시 공부 때문에 독서 시간을 따로 내기 쉽지 않다. 그럴수록 단 한 권이라도 양질의 도서를 자녀에게 권하는 게 중요하다. 베스트셀러보다는 교사들이 직접 읽고 권장하는 추천도서목록의 질이 훨씬 높다. ‘학교도서관저널’은 어린이책 비평가, 도서관 사서, 학교도서관 담당교사 등 50여 명이 직접 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서평을 싣는 잡지다. 매년 연감 형태로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한다.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의 모임)’는 국어교사들이 직접 읽고 추천하는 책을 모아 인터넷 등에 공개한다.

글=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도움말=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서혁 교수, 경기 광동고 송승훈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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