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단 '거친 변론', 헌재 설득 대신 '여론전' 전략

백종훈 2017. 2. 27. 22: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리인단, 친박 지지자들 결집시키려는 전략인 듯
재판관 8인, 기록원 없이 '비공개 평의'

[앵커]

오늘(27일) 최종 변론에서 나왔던 양측 발언을 한걸음 더 들어가 분석해보고, 이제 선고 때까지 남은 절차는 무엇인지도 추가로 짚어보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곧바로 예고해드린대로 대선주자 인터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의 인터뷰가 준비돼 있습니다.

백종훈 기자, 오늘도 대통령 대리인단의 굉장히 거친 변론은 이어졌습니다. 일단 재판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보다는 어찌보면 여론전 쪽에 가깝다는 느낌도 줄 정도인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까 정원석 기자도 소개를 했는데요. 이동흡 헌법재판관 출신 대리인이 탄핵 인용의 경우 내란 사태가 올 수 있다, 이런 위협성 발언을 했습니다.

김평우 대리인은 세월호 같은 재난사고가 또 안날 것 같으냐,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막말을 했고요. 변론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표현들이 남발했습니다.

극단적 상황과 표현들을 앞세워 과연 대통령을 계속 흔들것이냐며 친박단체 등 지지자들을 움직이고 결집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앵커]

언론에도 가시돋친 불만을 표시했다면서요? 그건 왜그렇습니까?

[기자]

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보도를 하고 있는 대다수 언론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정장현 대통령 대리인은 "현재까지 편향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많은 언론사 여러분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비꼬는 듯한 말로 변론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냉정하게 보면 지금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건 오히려 극우 성향의 일부 친박 매체들 쪽 아니겠습니까? 어떨 땐 하루에 몇개씩 나온다는 얘기도 들려왔는데요. 다른 곳으로 화살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발언 강도를 보면, 역시 이번에도 김평우 대통령 대리인이 강도는 가장 셌던 모양이군요.

[기자]

김 대리인은 지난 기일 때 헌재가 잘못 결정을 내리면 우리 사회가 분열돼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고 했던 인물인데요.

[앵커]

말 그대로 극언이죠.

[기자]

김 대리인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친구니까 책임을 지라는 것은 조선시대 연좌제 주장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표현의 자유에는 노코멘트, 즉 무응답. 대통령 행적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 것도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앵커]

침묵도 표현의 자유라는 얘기잖아요. 이런 경우에 침묵이 적절한 것이냐는 논란은 당연히 있는 것이고요. 김평우 대리인은 주말 집회에 나와서도 격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 심판정에서도 그런 행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출석을 하지 않았잖아요? 본인 입장을 대리인이 대독했죠?

[기자]

네, 14쪽 분량의 본인 의견서를 이동흡 대리인이 읽은 건데요.

박 대통령은 의견서에서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부터 시작된 자신의 정치역정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3쪽이 넘는 분량을 자신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었다, 한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는 걸 주장하는데 썼습니다.

또 최순실씨 추천으로 이뤄진 공무원 인사가 없고, 기업들의 재단 모금도 자발적이었다며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도 안타깝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 말을 한 이유에 대해선 1부에서 잠깐 짚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입장문 역시 기존 주장과 달라진 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국회측은 어떻게 표현됩니까? 일부 나온 얘기로는 권성동 위원장이 울먹거리기도 했다는데 맞습니까?

[기자]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 오늘 첫 변론 발언을 했는데, 초반부에 대한민국이 결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헌재가 재판으로 입증해달라며 잠시 발언을 멈추고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또 황정근, 이용구, 이명웅 등 국회 측 대리인들은 차분하게 재단모금과 국정농단, 세월호 참사 대응 미비 등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제 남은 절차는 재판관 비공개 평의와 결정문 작성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죠.

[기자]

재판관 평의는 헌재 3층의 평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리고, 기록원 없이 8인의 재판관만 치열하게 논쟁을 벌입니다.

평의는 여러 번 할 수 있고 각 재판관이 법리를 다퉈 표결을 한 뒤 결정문을 작성하게 됩니다.

선고 사흘전 쯤 양측에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요. 다음달 9~10일 쯤, 늦어도 13일쯤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2주가 남았습니다. 백종훈 기자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