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대권 가는 길 '민심 네 고개' 넘어야 정상 보인다

정제혁·박송이 기자 2017. 2. 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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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문재인 캠프에서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 부본부장이 캠프명칭 로고 브리핑을 하고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탄핵 선고 후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 “본격적인 대선은 탄핵 선고가 끝나야 시작된다.” 최근 야권에서 자주 들리는 ‘포스트 탄핵’ 대선 정국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확정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대선시계 초침이 돌아가면 전혀 다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야권 지지층 표심, 중도·보수층의 민주당 경선 참여, 적폐 청산과 통합·안정 중 탄핵 이후 민심의 선택,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지지층 움직임이 대선 향배를 결정할 4대 변수로 꼽힌다.

■야권 지지층 표심이 관건

통상 대선후보 경선은 전통적 지지층 경쟁, 대선 본선은 중도층 경쟁으로 불린다. 경선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다진 뒤 본선에서 중도층으로 기반을 넓히는 게 일반적인 대선 전략이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집토끼 경쟁에서 훌쩍 앞서 있다. 한국갤럽의 2월 4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문 전 대표 지지율(60%)은 안희정 충남지사(20%)의 3배였다. 이재명 성남시장(11%)보다는 5배 이상 많다.

민주당 주자들은 야권 지지층 표심을 얻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주 기조를 ‘탄핵 집중’으로 잡았다. 촛불민심과 동행하겠다는 취지다. ‘박근혜 대통령 선한 의지’ 발언 논란으로 발목이 잡힌 안 지사는 이후 선명노선으로 옮겨가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27일 사무금융노조 간담회에선 “노동법원 설립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친노동’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부터 사흘간 야권 심장인 호남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중도·보수 경선 참여가 변수

민주당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의 구성도 변수다. 민주당 선거인단 신청자 수는 이날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당초 목표치인 200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주목되는 건 중도·보수층의 참여 규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인단 수가 200만명이 넘으면 당 지지층 바깥에서도 많이 참여한다는 얘기”라며 “안 지사에게 유리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의 2월 4주차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 지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층에서 각각 20%, 43%의 지지율로 문 전 대표(국민의당 11%, 바른정당 8%)에 크게 앞섰다.

■적폐 청산이냐, 통합·안정이냐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뒤 민심 흐름이 적폐 청산과 통합·안정 중 어느 쪽으로 기울지도 관심사다. 보수와 진보의 진영 대결이 격화하면서 야권 지지층 결집과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기류가 강해질 수 있다. 이와 달리 촛불정국이 일단락되고 통합·안정을 요구하는 흐름이 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병존한다.

적폐 청산이 화두가 될 경우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면 통합·안정을 바라는 기류가 커질 경우 안 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친박집회 확산이나 보수층의 위기감에 의한 세력 결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정권교체 기류가 영향을 받을 경우 정권심판 기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반대로 정권심판 긴장감이 느슨해질 경우 안 지사, 안 전 대표처럼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 2·3위 지지층 흡수

민주당 경선은 어디까지나 경선이다. 지지율이 높아도 ‘메이저리그’ 2위는 본선에 못 나가고 ‘마이너리그’ 1위는 본선에 진출한다. 이 때문에 각 당 후보가 확정돼 당 대 당 구도가 자리 잡은 뒤에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진다는 주장이 특히 국민의당에서 제기된다.

이 경우 변수는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주자의 지지층을 누가 흡수하느냐다. 민주당 후보가 흡수할 경우 손쉽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는 전체의 60%를 넘는다.

반면 국민의당 후보가 흡수할 경우 민주당 후보와 양자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윤희웅 센터장은 “문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 국민의당 후보가 안 지사 측 중도·보수 지지층을 흡수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제혁·박송이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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