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통 강조하는 현대차, 엔진 결함에는 '불통'

배동주 기자 2017. 2.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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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 엔진 이상 결함신고 속출..엔진 결함 별다른 설명없어

현대자동차가 이광국 국내영업본부 부사장 취임 이후 고객 소통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대차를 향한 고객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본부장 취임한 지난해 10월 이후 온·오프라인 고객 소통 창구가 늘어났음에도 현대차가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 결함에 대해서는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고객 소통 프로젝트인 H-옴부즈맨 발표회 참석을 지목한 데 이어 취임 첫 일성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현대차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온라인 소통 채널을 10여개로 확대하고 고객 소통 프로그램인 액시언트 서포터즈와 같은 오프라인 소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소통 채널뿐만 아니라 공식 블로그인 어바웃 현대(ABOUT HYUNDAI) 속 오해와 진실에도 GDI 엔진 결함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블로그에 게재된 GDI 엔진 결함 관련 내용은 지난해 10월 세타Ⅱ 2.4 GDI/2.0 터보 GDI 엔진에 대한 보증 기간 연장 결정이 유일하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 이후 탑재에 나선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서 소음을 동반한 엔진 오일 소모 현상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이미지 = 시사저널e

 

현대차 관계자는 “GDI 결함이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미국 공장 엔진 생산 공정의 부적합한 청정도 관리로 인해 발생한 문제일 뿐 국내 생산 엔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동일 차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고객의 우려를 반영해 보증 기간을 기존 5년 10만㎞에서 10년 19만㎞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27일 현재까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등록된 아반떼MD 1.6 감마 GDI 엔진의 엔진 오일 소모 관련 결함 신고는 118건에 달한다. 비단 세타Ⅱ GDI 엔진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실제로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현대차가 생산한 GDI 엔진을 장착 8개 차종 56대를 점검한 결과 56대 전체에서 엔진 오일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명장은 이어 “현대차 GDI 엔진을 분해해 내부를 보면 흠집이 많은데, 이곳으로 엔진 오일이 스며들었을 것”이라며 “GDI 엔진은 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해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연소실 온도가 높고, 이때 발생하는 고온을 실린더가 버티지 못하거나 열에 의해 실린더가 팽창할 경우 변형된 실린더 내부를 피스톤이 지나면서 흠집을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대차의 소통 강화 정책에도 고객 반감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2010년 GDI 엔진을 내놓은 이후 최초 적용한 준중형 세단 아반떼MD를 중심으로 엔진 오일 감소를 비롯한 엔진 소음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 아래에는 차량 안전성 문제를 비꼬며 현대차를 ‘흉기차’로 비난하는 댓글이 가득 찼다. (1월 11일 <고개 드는 아반떼 GDI 엔진 내구성 한계> 기사 참조)

 

현대차에 대한 고객 반감은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7.8% 감소한 65만652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93조6490억원으로 1.8%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조1935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급감, 영업이익률은 5.5%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서 소음을 동반한 엔진 오일 소모 현상이 속출하는 데 대한 해명이나 조치사항 등이 현대차가 마련한 소통 채널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 현대차 공식 블로그 홈페이지 화면

최근 GDI 엔진 오일 감소 및 엔진 소음 현상으로 현대차 정비 사업소를 찾았던 박아무개(36) 씨는 “소통은 무슨 불통도 그런 불통이 없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엔진 오일 교체 후 2000㎞ 정도 운행하면 엔진 오일이 반 이상 준다는 말에 담당자는 정상범주라는 말만 반복했다”면서 “엔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고도 계속 정상범주라고 우기는 게 소통인가”라고 반문했다.

 

동일한 현상으로 현대차 정비사업소를 찾았던 중형 세단 쏘나타 차주 이주형(39) 씨는 “보증 기간이 지났으니 500만원을 내고 엔진 교체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면서 “현대차가 소통이라는 것을 할 생각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정비 사업소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GDI 엔진 결함이 특정 차종에 한정할 수 없는 GDI 엔진 전체의 제작 결함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지만, 위에다 제작 결함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라면서 “담당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정상범주라는 말과 엔진 교체 진단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차종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두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인 말만 반복하고 있다. 

배동주 기자 ju@sisapress.com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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