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레알-바르사, 같은 '진땀 승'과 다른 '속사정'

유현태 기자 2017. 2. 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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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벅지와 엉덩이가 튼실한 이스코는 무게중심이 낮아 드리블에 장점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엘 클라시코'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 시간) 나란히 승리를 거두고 1, 2위를 내달렸다. 바르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2-1로 이겼고, 레알은 비야레알을 3-2로 꺾었다.

똑같이 어려운 승리였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속사정은 달라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보 선수들이 경기 분위기를 바꾸며 극적인 역전승을 했다. FC 바르셀로나는 높은 주전 의존도, 기동성이 떨어진 중원 등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승리를 따냈다. 바르사가 어떻게든 결과를 내고는 있다는 것은 대단하지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혹여 이번 시즌 바르사가 프리메라리가에서 역전 우승을 한다고 해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1. 호날두보다 중요한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존 최고의 선수들이다. 어떤 팀이라도 이 두 선수에게 전술적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어떤 팀이든 지나친 '집중'은 좋지 않다. 호날두보다 메시가 중요하다는 것은 활약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호날두가 레알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바르사에서 메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크다.

호날두는 후반 29분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팀의 2번째 골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세밀한 마무리가 부족했다. 그래도 레알엔 큰 문제가 없었다. 가레스 베일이 활약했고 루카 모드리치 역시 기복이 없었다. 공격적으론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이 힘을 보탰다.

메시는 스리백으로 변형을 시도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략에 따라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전방 압박을 활발하게 시도한 AT마드리드 때문에 전체적으로 바르사의 경기력이 부진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마저도 부진했다. 그 와중에 해결사로 떠오른 것은 또다시 메시였다. 경기력 자체가 부진한 가운데 메시의 '한 방'이 또다시 팀을 구했다.

네이마르가 특히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를 했다. 루이스 수아레스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며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는 한창 좋았을 때처럼 조합 플레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MSN 트리오라고 불리던 과거와 비교해 지금은 뛰어난 세 선수가 각자 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메시가 경기를 해결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 중원의 무게감

레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중원의 안정감 때문이다. 물론 비야레알과 경기에서 2실점하며 패배 직전까지 몰렸던 것도 사실이다. 비야레알이 패스-리턴패스로 공격을 잘 풀었고 레알의 수비와 미드필더 형태가 무너지면서 2점이나 실점했다. 그러나 중원 싸움에서 졌다고 보긴 어려웠다.

반면 바르사의 중원은 완전히 AT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에게 잡아먹혔다. AT마드리드 미드필더는 작정한 듯 바르사의 중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공수 양면에서 분전했지만 이니에스타와 메시의 활동량이 떨어졌다. 기동력과 역동성을 잃은 중원에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패스 미스를 했다.

통계로 보면 중원 장악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영국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바르사의 스리백 사무엘 움티티, 제레미 마티유, 헤라르드 피케는 각각 76번, 71번, 101번의 터치를 했다. 부스케츠, 이니에스타, 메시는 각각 57번, 46번, 52번의 터치를 했다. 중원에서 패스를 돌리지 못하고 후방의 스리백이 대부분 공을 잡고 있었다는 의미다.

레알 마드리드는 미드필더인 토니 크로스가 91회, 루카 모드리치가 80회를 터치했다. 왼쪽 수비수 마르셀루가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관여하며 81회 터치를 기록했다. 공격수 베일, 호날두, 벤제마 모두 50회를 넘지 않았다. 비야레알과 AT 마드리드의 전술과 선수 구성 차이를 고려해야 하지만, 레알은 공격의 키를 중원이 쥐고 있었다.

▲ 메시(왼쪽)와 네이마르, 이 두 선수 가운데 한 명만 이탈해도 바르사의 경기력은 요동칠 것이다.

3. 후보 선수들의 활약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선수층이다. 엔리케 감독이 교체로 출전시킨 이반 라키티치, 루카 디뉴, 안드레 고메스는 전체적으로 조용했다. 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라키티치가 메시의 골에 시작이 된 헤딩 패스를 움티티에게 연결한 정도가 전부였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최근 영입한 선수들은 팀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고, 주전 선수와 격차가 컸다. 주전들이 나서 승리를 거둘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부상으로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스 가운데 누군가 이탈할 때 바르사가 여전히 승리를 따낼 수 있을까? 특정 선수에게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알은 후보 선수들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스코의 활약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돼야 할 정도로 뛰어났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이스코에게 레알에서 가장 높은 별점 3개를 줬다. 이스코는 카세미루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뒤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패스 전개로 공격에 힘을 더했다. 후반 19분 베일의 골을 도운 카르바할에게 중앙을 돌파한 뒤 정확한 패스를 했다. 후반 38분 알바라 모라타의 결승 골 땐 중원에서 정확한 태클로 공을 끊어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32분에야 그라운드에 나타난 모라타의 활약도 빛났다. 모라타는 15분 남짓을 뛰면서 7번의 터치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1골을 기록했다. 공격수에게 필요한 것은 중요한 순간의 득점이다.

이적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레알이지만, 출전 기회를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뛰어난 후보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있기 때문에 생기는 역설이다. ■ 오늘의 스포츠 소식 '스포츠 타임(SPORTS TIME)'은 매일 밤 10시 SPO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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