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쿠바 평가전 2연승에도 찜찜한 이유

이석무 2017. 2. 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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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대표팀 중심타자 최형우. 사진=연합뉴스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불안한 제구력을 노출한 장시환.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이 아마최강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기대와 우려를 모두 낳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5일과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쿠바와 2연전을 치러 모두 이겼다. 25일 1차전에선 6-1 완승을 거뒀고 26일 2차전에선 7회초 대거 6점을 뽑아 7-6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었다. 내용적으로 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투수와 타자 모두 그랬다.

사실 1차전은 큰 의미가 없었다. 쿠바 선수단은 경기 당일 새벽 한국에 입국했고 몇 시간 쉬지도 못하고 오후 2시부터 경기에 나섰다. 전혀 실전 경기를 치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예상대로 1차전과 2차전의 쿠바는 전혀 달랐다. 쿠바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치른 2차전이 우리 대표팀의 실질적인 전력을 파악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대표팀 타선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20안타를 때렸고 13점을 뽑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볼 때 타격감은 아직 만족할 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특히 2차전에서 대표팀 타자들은 쿠바 선발 블라디미르 바노스의 현란한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회 세 타자 연속 삼진 등 4⅔이닝 동안 삼진을 6개나 내줬다. 바노스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대표팀은 6회까지 1-3으로 쿠바에 끌려갔다,

바노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상대적으로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가 나온 뒤에야 방망이가 터졌다. 실제 대회 경기라면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었다.

중심타선의 부진도 아쉽다. 2차전에서 김태균(한화·1타수 무안타 1볼넷), 최형우(KIA·2타수 무안타), 이대호(롯데·3타수 무안타 1볼넷)로 구성된 중심타선은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나마 김태균과 이대호는 1차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무안타에 그쳤다. 일본 프로팀과의 평가전 두 경기를 포함하면 4경기째 침묵이다. 사상 최초의 100억원대 FA 계약을 맺은 강타자답지 않은 활약이었다.

대표팀 안팎에선 최형우 대신 쿠바 평가전 2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손아섭(롯데)을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는 소속팀에서 늘 3∼5번에 있던 선수다. 안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최형우의 타격감은 올라오고 있다”고 최형우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손아섭까지 4명이 외야수를 놓고 경기 당일 가장 좋은 선수를 선발로 내보내겠다”며 손아섭의 선발 기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투수진 불안은 더 심각했다. 쿠바 평가전 1차전 선발 장원준(두산)은 4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2차전 선발 양현종(KIA)은 3이닝 동안 4피안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구속은 146km까지 찍었지만 변화구 제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떨어지다보니 쿠바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지난 22일 일본 요코하마와 평가전(2이닝 4피안타 1실점)에서도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었는데 4일이 지난 뒤에도 문제점이 그대로였다. 대회 공인구인 롤링스 공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구원진의 부진도 아쉽다. WBC는 단기전인데다 선발투수의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다. 선발 뒤에 나오는 구원투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2차전에서 대표팀 구원진은 4회부터 6이닝 동안 4실점을 내줬다. 피안타는 5개였지만 사사구를 6개나 내줬다. 나오는 투수마다 주자를 내보내고 실점 위기를 맞았다.

특히 장시환(kt)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불안요소다. 장시환은 차우찬(LG)과 함께 코칭스태프가 선발투수를 뒷받침할 두번째 투수로 염두에 둔 선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그런데 장시환은 쿠바 2차전에서 2이닝 동안 2피안타 2사사구로 2실점했다. 지난 19일 요미우리전(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 22일 요코하마전(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에도 꾸준히 등판했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구속은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제구가 문제다. 쿠바 2차전에선 슬라이더를 13개 던졌지만 볼이 7개로 더 많았다. 볼을 줄이지 못하면 단기전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기 어렵다.

게다가 차우찬은 여전히 왼쪽 발목이 좋지 않다. 계속 실전 등판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대회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마음은 더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김인식 감독은 “투수들이 초구에 볼을 던지다보니 볼 카운트가 몰린다. 볼로 던져야 할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다가 안타를 내줬고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정식 경기에선 일찍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 2~3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남은 기간동안 대표팀이 풀어야 할 과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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