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가 되길 꿈꾸는 VR 게임산업, 해답은 결국 콘텐츠다

김남규 2017. 2. 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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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VR 게임 시장이 예상대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플레이스테이션VR, HTC바이브 등 고성능 VR기기들이 다수 발매되면서, VR 게임의 원년이라고 할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아직 초창기인 만큼 타 분야에 비해 정확한 수치가 발표되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시장 조사 기관들이 발표하고 있는 대략적인 추정치만으로도 VR 게임 시장의 밝은 미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코리아 VR 페스티벌

<실험적이었던 2016년. 미래는 더욱 밝다>
시장조사업체인 슈퍼데이터와 유니티가 함께 조사한 2016년 모바일, VR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VR 시장 규모는 18억 달러(한화 약 2조5천억원)에 달하며, 판매된 기기가 총 63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가 사실상 첫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물론 이 수치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구글 카드보드 형태의 저가형 기기들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이를 감안하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아이리서치에서는 현재 저가형 VR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의 2016년 VR 산업 시장 규모만 56억6000만 위안(한화 약 9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니티 2016 모바일VR 게임 시장 보고서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Augmented/Virtual Reality Report 2017)에 따르면 2021년까지 VR 시장 규모가 약 250억달러(약 29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HTC바이브 등 PC용 VR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PC가 필요한 만큼, VR 시장 규모에 직접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VR로 인한 하드웨어 판매 증가도 엄청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HTC바이브 구입자들에게 기본으로 제공됐던 오울캐미랩스의 잡 시뮬레이터는 지금까지 약 3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뒀으며, 최근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국내에 아케이드 버전 서비스를 예고한 미국 서바이오스사의 HTC바이브용 VR게임 로우 데이터는 스팀VR 최초로 월 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벌써부터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들도 많다. 최근 발매된 캡콤의 바이오하자드7도 플레이스테이션VR을 활용한 VR 모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PS VR 사진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다만, VR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에 너무 거품이 껴 있다는 의견도 많다. VR 게임 시장이 성장할 것은 분명하나, 기대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6년 VR 시장 규모를 18억 달러로 발표한 슈퍼데이터는 2016년 초 VR 시장 규모를 51억 달러로 예상했었으며, 디지캐피털도 2014년에는 2021년까지 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가, 최근 발표 자료에서는 2021년까지 250억 달러로 50억 달러나 낮춘 수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슈퍼데이터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630만대의 VR 기기가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중에서 450만대는 삼성이 갤럭시7 구입자들에게 무료로 증정했던 기어VR이며, 고성능 VR 기기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VR은 75만대, HTC바이브는 42만대, 오큘러스 리프트는 24만대에 불과하다.

기어VR이나 구글의 데이드림 등 모바일 VR 기기의 경우 약 10만원 정도이나, 고성능 VR 기기들은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어, 개인이 선뜻 구입하기에는 아직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이다. 특히, HTC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등 PC용 VR 기기들은 VR 기기 외에도 고성능의 PC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사용자들의 VR게임 플레이도 1회 평균 시간이 모바일VR은 7분, 거치형 VR은 12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미나 땀, 무게 등 장시간 착용의 문제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오랜 시간 제대로 집중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2016년 VR방 현황 백서에 따르면 1년만에 3000여곳으로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던 중국 VR방은 수익을 내는 곳이 30%에 불과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기심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어서 재방문을 꺼리기 때문이다. PC방을 확산시켰던 스타크래프트 같은 킬러 콘텐츠를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 VR 페스티벌 SIEK PS VR 부스

<테마파크, VR방. VR게임 확산을 위한 전략>
현재 VR 게임 시장은 크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VR게임과 거치형 VR게임으로 나뉜다. 먼저 모바일 VR게임은 삼성의 기어VR과 구글의 데이드림, 그리고 폭풍마경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저가형 VR기기들이 자체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짧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VR기기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결합해서 보는 형태인 만큼 투자 비용이 적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나, 별도의 컨트롤러가 없어서 사용자의 액션이 중요한 게임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모바일VR은 조작 이슈 때문에 게임보다는 영상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사용자의 머리, 손 동작 등을 감지해 콘텐츠에 반영하는 기능들이 신형 모바일VR기기에 포함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착된다면 지금보다는 게임 콘텐츠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폭풍마경과 계약한 한빛소프트의 오디션VR의 경우 사용자의 손동작을 반영하는 립모션 기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모바일VR에 비해 본격적인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거치형VR게임은 그나마 저렴하게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VR이 힘을 내고 있긴 하나, 나머지 기기들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 부담스러운 금액 때문에 개인 구매가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개인이 아닌 업체 중심의 VR방과 놀이기구에 VR기기를 결합시키는 VR테마파크를 통해 점점 사용자를 늘려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격 문제 뿐만 아니라 멀미나 불쾌감,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아직 장시간 착용이 적합하지 않은 만큼, 일정 요금을 지불하고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방과 테마파크가 더 잘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VR 기기를 활용하면 간단한 체감형 머신으로도 롯데월드 같은 대형 놀이공원에서나 존재하는 놀이기구들과 흡사한 느낌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에, 집 근처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대형 놀이공원의 보완재이자, 오락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VR과 결합한 놀이기구의 가격이 중형차 한대 값에 육박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오락실에 철권7을 설치하는 가격이 1500만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개인사업자가 엄두도 못낼 수준은 아니다.

인터세이브 VR 게임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한국 게임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국내에서도 VR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게임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은 아직 상황을 관망하며 연구하는 단계이지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게임사들은 올해 내 신작을 발표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조이시티, 와이제이엠게임즈 등은 VR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기도 하다.

정부에서도 VR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직 관련 법안이 미비한 상황이긴 하지만,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VR산업협회는 국내 VR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5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코리아 VR페스티벌 2016

현재 국내 VR 게임 시장의 주된 흐름은 콘텐츠를 개발해 글로벌 VR 시장에 도전하는 것과 다소 침체되어 있는 PC방의 뒤를 잇는 VR방이나 소규모 VR테마파크의 확산이다. 기어VR을 개발한 삼성이 있기는 하지만, 중국처럼 제조업이 활발하지도 않고, 내수 시장이 크지도 않은 만큼 당연한 결과다.

초반에는 모두가 처음이었던 만큼 기어VR이나, 중국의 폭풍마경 같은 모바일VR용 기기를 활용한 게임을 시범삼아 만들어보는 게임사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스팀VR에 게임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와이제이엠게임즈, 플레이스테이션VR용으로 화이트데이 스완송을 만들고 있는 로이게임즈, 테라 IP로 VR 게임을 만들고 있는 블루홀 등 보다 본격적인 VR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VR테마파크용으로 놀이기구와 VR을 결합한 제품을 만드는 모션디바이스, 기기를 착용하고 걸어다니면서 VR게임을 즐기는 워킹 어트랙션을 선보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 같은 곳도 있다.

vr

VR방, VR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는 곳들도 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PC업체 주연테크와 와이제이엠게임즈가 손을 잡고 선보인 VRIZ(브리즈), 쓰리디팩토리가 선보인 ‘캠프VR, 그리고 브이알플러스 등 이미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한 프랜차이즈도 많다. 아직 기준이 없어 업체마다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VR기기 대여 위주인 VR방은 시간당 요금, 놀이기구 중심인 VR테마파크는 한판 당 요금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이다. 아직은 초기 투입자금이 높은 편이며 콘텐츠도 부족해, 초창기 PC방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VR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현재 개발된 수준의 콘텐츠는 짧은 플레이 타임으로 인해 재방문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좀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그랬고, 모바일 게임이 대세인 지금도 그런 것처럼, VR게임도 규모가 크지 않은 내수 시장만 바라보기 보다는 빨리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VR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가 장시간 반복해서 즐겨도 재미있는 양질의 콘텐츠이며, 국내 게임사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도 콘텐츠 개발이다. VR 게임도 방식만 조금 달라졌을 뿐 어차피 게임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VR 게임 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회사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미 자본력의 싸움으로 변모한 콘솔이나 온라인, 모바일 시장과 달리 VR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더 중요한 시작 단계인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전세계 대형 게임사들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타2016 vr

글 /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rai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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