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황교안 대행 특검 연장 거부, 파장은?

입력 2017. 2. 27. 10: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출발당, 최고위원회의”

□ 방송일시 : 2017년 2월 27일(월요일)
□ 출연자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말끔히 정리해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두 분 나와 계시죠. 월요일의 종양커플,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 나와 계십니다.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이하 이종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의 종소리, 이종근입니다.

◇ 신율: 두문정치전략연구소의 서양호 소장 나와 있습니다.

◆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하 서양호): 태극기도 국민인데, 탄핵 선고 이후를 걱정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지난 주말 광화문에 섰습니다. 서양호입니다.

◇ 신율: 비장하시네요. 지금 이게 있잖아요. 사회 갈등, 이게 전 되게 걱정되는 게, 사실 정치라는 게 사회적 갈등을 정치라는 룰이 있는 링 위에 올려놓고 대신 싸워서. 사실 제가 그러거든요. 정치인이란 건 용병이다, 우리 세금으로 사는. 그러면 자기들끼리 싸우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런데 그건 룰이 있고 싸우는 거고 지금 사회적 갈등은 룰이 없이 싸워서 문제고요. 또 하나는 뭐냐하면 정치권이 사회적 갈등 속으로 들어가 버려요. 저는 이게 참 걱정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종근: 일단 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원로가 안 보인다, 원로가 없다, 원로에게 들어도 권위가 없다. 저는 삼김 시대까지만 해도 원로란 그룹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자문하고 대통령이 원로들을 만났다고 하면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원로들이 무슨 얘기를 해도 어디서 뭐가 어떻게 되나, 그렇게 지나가버리거든요. 그런 원로들의 권위가 없다는 것, 그리고 중간지대가 없다. 다원화된 사회인데도 불구하고 진영논리가 한 번 딱 되면, 그 진영이 다 흡수해 버려요. 그냥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제3의 목소리, 제4의 목소리, 다원화된 목소리들은 그저 흑백, 보수 아니면 진보, 이렇게 흡수돼버리는 양상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 자기한테 불리한 일이 있으면 진영 싸움만 걸어버리면 끝나는 것, 이걸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양호: 저는 오늘 욕먹을 각오를 하고, 때론 침묵이 금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싸움을 할 땐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서 뇌성벽력 같은 기세가 중요하죠. 그러나 결정적 국면엔 결국 침묵 속 마지막 수가 최후의 승부를 판가름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비선의 국정농단으로 우리 사회가 다시 어두운 시절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경유착에 부정부패, 돈과 빽을 동원한 부정입학, 반칙과 특권의 불공정, 그런 국민만큼 우리 헌법재판관들도 똑같은 시대의 아픔을 겪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 헌법재판관이 헌법과 역사 앞에서 깊이 통찰할 여백을 좀 주자는 말을 촛불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탄핵 국면을 주도한 촛불이 이번 주만큼은 헌재가 주인공이 되도록 광화문을 비우고 마음의 촛불을 켜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탄핵 선고 이후에 감정의 과잉을 막을 수 있는 책임과 절제를 촛불에게 호소해보고 싶은 한 주입니다.

◇ 신율: 감정 과잉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참고적으로 리서치&리서치가 동아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17년 2월 3일~4일 양일간 조사했고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유권자 1012명, 응답률 12.4%입니다. 조사 방법은 유선 전화와 휴대전화 RDD 방식이고요.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인 여론 조사를 보면, 진보, 중도, 보수 이게 여기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가 18.3%, 중도가 47.8%, 보수가 16.9%로 나왔습니다. 이게 2012년 조사에 비하면 보수가 많이 줄었고 진보도 사실 줄었어요. 중도가 굉장히 는 거예요. 지금 중도들이 침묵하는 중도라고 볼 수 있거든요. 지금 이 극렬한 대립, 이건 어떻게든 좀 피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 정치인들도 이런 여론조사 같은 걸 좀 봤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원하는 현장에 나가는 거니까 모두 나를 지지하는 것 같지만 항상 상대가 있다는 사실은 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세요, 이게 특검 문제도 또 대립되는데요. 특검은 내일로 활동 기간이 끝나는 거 아닙니까?

◆ 이종근: 그렇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오늘 정도에 답변을 줄 것처럼 그런 뉘앙스로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얘기했는데요.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28일까지 고민하겠다고 했으니까,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요. 그런데 계층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건 사실 전 좀 이상해요. 이건 각계의 원로들이나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법조인 아니에요? 법적으로 사실을 봐야 합니다. 이 판단은 어떻게 되느냐 하면 특검이 얼마나 일을 했는가, 이것이 남은 사건들이 얼마나 되는가, 그걸 과학적으로 봐서 법조인의 판단으로 하는 것이지, 각계각층의 의견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황교안 대행의 핑계는 사실상 특검 연장을 거부하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나, 그렇습니다.

◆ 서양호: 저는 뭐 특검이 연장이 거부돼서 검찰로 이 문제가 넘어간다고 하면 사실상 대선 전에는 제대로 수사를 하기 어렵다. 예전에 김대중 정부 시절에 된 옷 로비 사건 때도 옷 로비 특검이 바로 이어지는 선거를 우려해서 선거 이후로 수사를 미룬 적이 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차기 정부에게 미루는 수를 검찰이 선택하지 않을까 싶고요. 차기 정부도 마찬가지로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소위 말해서 적폐 청산이라고 하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할지 아니면 국민통합을 앞세워서 화합과 통합의 이런 정치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안겨줄 숙제가 넘겨질 거 같아서, 최순실에 대한 적폐 청산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검찰로 넘어가고 대선 이후로 넘어갈 땐 그런 문제를 마주칠 거란 생각이 들고요. 결국은 황교안 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 연장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특검을 연장할 경우에 탄핵이 인용됐을 경우, 3월 13일 이전에 되면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특검은 대통령을 강제수사 내지는 구속수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정치적 부담을 황교안 대행이 고스란히 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황교안 대행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오늘 일들이 참 많습니다. 탄핵 심판 최종변론일도 오늘이죠.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최종변론에 결국 나오지 않는 걸로 결론이 난 모양인데, 이게 본인이 직접 결정한 모양이더라고요.

◆ 이종근: 청와대에선 지금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본인이 마지막에 직접 결심했겠죠. 본인이 결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남이 결정하겠습니까? 그러나 이건 사실상 대리인단의 일부, 뒤늦게 참여한 변호 인사들의 의견에 손을 들어준 게 아닌가 싶어요. 왜냐하면 대리인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실상 이번에 출석해야 한다, 출석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역설해야 한다는 게 분위기였는데, 뒤늦게 참가한 분들이 있잖아요. 김평우 변호사라든지 조은영 변호사라든지, 이런 분들이 이건 국회 의결 단계, 투표 단계에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이 판 자체를 완전히 뒤집으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오늘 변론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이유가 뭐냐하면 최종변론일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아마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김평우 변호사를 중심으로 해서 흘러가고 있다, 청와대마저도,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서양호: 이종근 실장님 지적이 타당하고요. 덧붙이자면 대통령이 현재 출석해서 하는 최후진술, 최후변론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엔 헌재에서 인용 결정이 날 경우엔 헌재 결정, 선고 일정을 대통령 측에서 인정해주는, 합헌이라는 걸 만들어줄 빌미가 있기 때문에요. 헌재 결정의 정당성을 만들어주는 거 아니냐고 하는 변호인단 측의 강한 주장 때문에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 걸로 결정하고 결국은 그래서 최후의견을 대통령의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어제 밝힌 거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서면으로 제출해도 제출은 제출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이종근 실장님?

◆ 이종근: 그렇긴 한데 지금 절충을 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최종변론일이란 걸 인정하지 않는단 것은 확실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견은 지금 공개돼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절충해서 그럼 나가지 않는 걸로 해서 최종변론일을 인정 안하되, 내 의견은 이렇다고 양쪽의 대립되는 자기 참모진의 의견을 절충한 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서양호: 저는 대통령도, 대통령 측 대리인단도 일관된 입장과 방침이 없이 스텝이 꼬였단 생각이 들어요. 대통령도 처음엔 두 번의 눈물 어린 사과와 그리고 한 번의 국회에 대해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난데없이 오래된 기획에 의해 엮였다고 번복한 것처럼요. 대통령 대리인 측도 처음엔 선고 연기 진술을 계속 피우면서 3월 13일 이후에 이정미 재판관 임기가 끝나면 7인 체제가 들어서면 기각될 것이라는 걸 가지고 기각 전술로 가다가요. 두 번째, 기각이 도저히 어렵고 3월 13일 이전에 선고가 될 것 같자 다시 전술을 바꿔서 헌법재판소의 판결 자체에 대한 이의 제기를 통해서 헌법 재판소의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걸로 전략을 바꾼 걸로 보면, 헌재 선고 이후 불복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서 저러는 것이 아닌가. 대통령도, 대리인단 측도, 제가 볼 땐 일관된 헌재에 대한 전술의 부재로 오늘의 어려움을 자초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런데 두 분 들어보셨겠지만, 선거 직전에 박근혜 대통령 자진하야설 같은 게 정치권에 돌았지 않습니까. 이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종근: 저는 탄핵시트, 그러니까 브렉시트처럼 탄핵에서 좀 탈출해 보자, 그래야 자기에게 정치적 이득이 있거나 혹은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정치인들로부터 시작된 말로 보입니다. 청와대 내에서도 강경 기류가 더 많았던 거 같아요. 그때 당시엔 기각의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일부에서도 그렇게 바라봤던 거 같고요. 그래서 이걸 완전히 일축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가 24일까지 이것을 계속 주장했던 이유는 양측의 뭐랄까, 정치적 이득이 일치하는 점이 바로 그 점이었단 생각이 들고요. 불가능하다, 어차피 이건 물 건너갔다고 생각합니다.

◆ 서양호: 저는 국회 정치인이 제안했든 어쨌든,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란 생각이 듭니다. 조건 없는 자진하야가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란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대통령은 내가 만약 하야한다면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서 향후 받게 될 구속 수사 등 사법 처리는 받지 않을 수 있나, 여론을 한 번 확인해 본 거 같은데요. 사실상 야당을 비롯해서 전체 국민적 여론은 그것에 대해 불용하겠다고 하는, 헌법과 법률 절차에 따라 대통령도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여론이 원체 강하기 때문에 그걸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게 현재 정치권의 상황인 거 같고요. 두 번째는 내가 하야하면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공소권 없음, 대통령 파면자가 이미 사퇴해버렸으므로 소가 없어진다면 공소권 없음 결정, 헌재 판결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가 있었는데요. 제가 볼 땐 헌법재판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할 거 같다는 분위기 속에 있습니다. 따라서 조건을 내건 하야는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 전제조건을 헌재도, 국회도, 정치인도 수용할 수 없는 상황.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조건이 없는, 대통령의 조건 없는 자진하야는 대통령이 구속을 각오하고 헌재 판결까지도 각오한다면 할 수 있다. 했을 경우엔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 문제는 차기 정권으로 넘어갔을 땐, 차기 정권이 이 문제를 구속 수사로 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엄청나게 받게 될 것이다, 그런 걸 감안했을 때 대통령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신율: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탄핵 결정에 따라서 대통령 신분이 변동되는 것, 이것이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상관이 없을까요?

◆ 이종근: 일단 전 아까 정치공학적인 방향으로 말씀 드렸지만, 사실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건 자진하야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걸 시작할 때 사회적 갈등이 거의 해방정국, 1945~1948년 친탁, 반탁 그랬잖아요. 지금도 친탄핵, 반탄핵이에요. 그땐 신탁통치였고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사실 결자해지거든요. 박 대통령이 시작했으니까 박 대통령이 뭔가 풀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걸 수동적으로 탄핵이라는 결정에 의해 해버리면 양쪽의 갈등은 끊이지 않아요, 어떻게든. 저는 자진하야가 어찌됐든 하나의 충분한 방법이다, 그 후의 정치공학적인 걸 논하지 말고 바라본다면, 안타깝게 됐죠. 왜냐하면 이 카드는 남들 잘 모르게, 언급되지 않았을 때 탕 터뜨려야 감동도 있고,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냐는 뒷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미 이렇게 회자돼 버리면 이 카드 자체가 아무런 효력이 없게 되는 거죠.

◆ 서양호: 법원의 상징 로고가 저울입니다. 저울로 소위 말해서 유무죄, 죄의 형량을 결정짓는데, 대통령 측에선 이 저울 자체가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 자체에 대해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요. 제가 볼 땐 이것은 선고 이후에 기각되든 각하되든, 또 다른 불씨를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불씨를 없애기 위해선 대통령의 조건 없는 하야는 국민통합, 그리고 국정 혼란, 국정 공백을 빨리 수습할 수 있는 유력한 하나의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어떻게 됐든 간에,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대선 주자라든지 정치 지도급 인사들이 양쪽, 양대 진영의 집회에 나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꾸준히 나가는 걸 보면 무슨 의미인지 저는 모르겠더라고요. 한국일보에 나온 조사, 이 얘기 잠깐 해보죠. 현재 국면에서 각 정당이 후보를 낸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둘 거란 여론조사가 나왔거든요. 방금 말씀드린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로 24-25일 이틀 동안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유무선 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이었으며 응답률은 1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p인데요. 이걸 보면 문재인-황교안-안철수가 46%-17%-15%, 안희정-안철수-황교안이 43%-16%-15%, 이재명-안철수-황교안이 37%-19%-17% 식의 결과가 나왔거든요.

◆ 이종근: 전 이거 보고 뭐가 떠올랐냐 하면, 지금까지 문재인 쪽, 친문 쪽에서 주장했던 역선택은 거짓말이었다고 딱 느껴져요. 역선택이라는 건 뭐냐하면 상대 당의 가장, 좀 뒤처지는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본선에서 우리 쪽이 더 경쟁력이 있으므로 이기려는 전략인데요. 안희정 지사를 마치 들어가서 경선에서 찍으면 안희정 지사가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그렇게 해서 역선택을 한다, 이게 조기숙 교수라든지 친문들이 주장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보세요. 안희정 지사가 돼도 43%나 되네요. 지금 50대나 60대, 50대가 특히 나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아니지만 내가 들어가서 안희정을 찍어서 안희정을 대통령으로 한 번 만들어볼까, 이건 역선택이 아니란 말이죠. 역선택이란 건 도리어 거꾸로 공격하는 빌미였다는 게 여기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 서양호: 태극기와 촛불을 보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해서 오늘은 그냥 넘어가나 했더니, 하루라도 문재인을 비판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지.

◇ 신율: 비판이 아니죠.

◆ 이종근: 비판 아니었습니다.

◆ 서양호: 문재인 전 대표 얘기를 하시길래요. 저는 그런 측면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걸 입증한 여론조사란 생각이 들고요. 여기 보이는 중요한 지표는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고 하면 전 여기 보였다시피 누가 돼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권 교체, 정권심판론이라고 하는 구도 선거는 이젠 주요 쟁점이 되지 않고, 인물 선거로, 선고 탄핵 이후에는 인물 선거로 급격히 이전될 것이다. 따라서 인물 선거가 된다면 저는 안희정도, 이재명도 중요한 기회, 반전의 모멘텀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이 여론조사가 입증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이종근: 또 한 가지 재밌는 게 있어요. 이 세 가지 중에 황교안이 어디로 가느냐, 문재인이 나왔을 경우는 황교안이 2위가 돼요. 그런데 안희정과 이재명이 나왔다고 하면 황교안이 3위가 됩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문재인이 된다는 건 곧 구도 싸움이 돼요. 어떤 구도, 진영 싸움이 돼요. 그래서 황교안이 치고 올라가요. 문재인이 되면 안 돼, 이 마음이 바로 황교안 쪽으로 몰려갈 수 있다, 그래서 진영이 돼버린다. 그래서 안철수 등 제3지대가 완전히 밀려버린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고요. 그런데 안희정과 이재명이 되면, 황교안이라고 하는 진영 논리는 희석이 돼버린다, 그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죠.

◆ 서양호: 그렇죠. 탄핵에 대한 불복, 그 다음 친박 집결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역설적이게도 문재인 전 대표의 선명성, 개혁성을 요구하는 고정 지지층 결집이 높아지는 거 같고요. 그런 헌재 결과를 승복하는 분위기가 아무래도 외연 확장이라든가 중도 진영의 호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지사에게 유리한 국면이 되는 건 상당히 역설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어쨌든 비문 진영 쪽에선 개헌 가지고 다시 한 번 모이자고 되는 거 같은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종근: 개헌이란 건 사실상 정치 공학적으로 누구한테 유리하다, 불리하다고 얘기하기엔 사실 중차대한 문제이긴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안타까운 게 반기문 총장이 사실상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에 다른 어떤 지형, 선거에 있어서 꼭 양대 진영만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나 제3지대, 제3의 길, 이런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거, 그게 개헌이라는 고리였는데요. 사실상 어떤 것도 사실 유력한 후보가 있을 때 그 아이템, 아젠다가 빛을 발하는데 개헌은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연합을 하더라도 유력한 지지율이 확보가 안 된다는 게 안타까워 보입니다.

◆ 서양호: 개헌은 필요하다, 다만 개헌이 반민주당이나 반문재인의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따라서 대선 전이라고 하는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국회가 지금 하고 있는 논의를 존중하되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 그리고 국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충분히 논의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 신율: 지금 대선이 일단 언제인가를 모르잖아요. 이게 지금 3월 10일 정도로 다 얘기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헌법 재판소의 결정이. 그 이후에야 우리가 뭘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 텐데요. 어쨌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정치권이 사회적 갈등을 더 첨예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 점을 정치권들이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 이종근, 서양호: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데일리안 이종근 논설실장,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서양호 소장이었습니다.

▶ 뉴스 덕후들의 YTN페이스북

▶ 내가 만드는 뉴스! YTN제보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