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이라지만..OCN 주말극 '보이스' 폭력 과잉 빨간불

입력 2017. 2. 27. 07:54 수정 2017. 2. 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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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다.

OCN 주말극 '보이스'가 잘 빠진 만듦새마저 해칠 만큼 과도한 폭력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폭력성이 드라마의 이러한 장점들을 가릴 지경에 처했다.

애초부터 폭력성이 지적됐으나 '15세 이상 관람가'로 버티던 제작진은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인 '권고' 제재를 받자, 11~12회에서 결국 '19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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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과유불급이다.

OCN 주말극 '보이스'가 잘 빠진 만듦새마저 해칠 만큼 과도한 폭력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영화관에서나 마주할 만한 에피소드와 폭력적인 장면이 버젓이 주말 밤 10시에 TV 화면에 등장하니 순간순간 경악하게 된다.

신체를 훼손하고, 아동을 학대하거나 살해하려 들며, 마취도 안 한 채 배를 갈라 장기를 적출하려 한다. 흉기로 사람을 끝도 없이 내려치고 시체를 벽에 못 박는다. 경악할 만한 이런 잔혹 행위들이 '리얼'이라는 이름으로 TV 화면에서 펼쳐진다.

훼손한 신체 일부를 전시하고 매만지는 사이코패스의 모습, 살아있는 자를 불태우는 등의 끔찍한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남녀노소가 즐기는 주말 밤 10시다. 케이블 채널이지만, 유료채널도 아니고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 보려고 들면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5~26일에는 '19금'(19세 이상 관람가)을 붙였다지만, 그럼에도 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112신고센터의 분초를 다투는 상황을 그리는 '보이스'는 시청자의 강한 몰입을 이끌기 위해 자극성이 강한 강력 범죄를 소재로 한다. 응급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골든타임'을 범죄현장에 적용, 신고 전화가 걸려온 지 수 분 내에 경찰이 출동해야 살인, 강간, 폭행 등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지난 26일 방송된 12회까지 완성도와 재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주연배우들의 호연에 대한 찬사가 잇따른다.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는 대본의 스피드와 구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력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과도한 폭력성이 드라마의 이러한 장점들을 가릴 지경에 처했다.

애초부터 폭력성이 지적됐으나 '15세 이상 관람가'로 버티던 제작진은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인 '권고' 제재를 받자, 11~12회에서 결국 '19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범죄 소재의 특성상 극의 흐름을 더 '리얼'하게 연출하고자 시청등급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얼'이라는 이름 하에 범죄 드라마가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어디까지 보여줘도 되는지 의문이다.

드라마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밝혔고, 실제로 현실에서는 더 한 일도 일어난다지만 그것이 TV 드라마의 폭력성에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그려지다 보니 시청의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각오하고 감상한 2시간짜리 영화도 아니고, 16부작 드라마가 매회 충격적인 영상을 보여주니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보이스'가 잘 만든 드라마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시청률도 5%대로, 케이블 범죄 드라마로서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계속해서 끔찍한 상황을 직면하라고 하는 것은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잘못하다간 드라마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을 수도 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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