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판 띄우기 '홍 트럼프'에 매달리는 보수정당
[경향신문] ㆍ궤멸 직전 한국당·바른정당 ‘극우 행보’ 홍준표 쟁탈전
ㆍ대법 선고 남아 적절성 논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홍준표 경남지사(63·사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홍 트럼프’라는 별칭을 가질 만큼 튀는 언행의 홍 지사가 대선주자로 나서면 침체된 당 경선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폐쇄·경남 무상급식 중단 등 극우 행보를 보인 데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 지사가 대선후보로 적절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두 정당의 홍 지사 구애는 ‘성완종 리스트’ 2심 재판 무죄 선고 후 본격화됐다. 두 당은 각 2명이 홍 지사와의 연락을 전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홍 지사가 바른정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에서 우위를 보장할 카드로 보고 있고, 바른정당은 침체된 경선판에 흥행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홍 지사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동일한 3.3% 지지율을 얻은 것에도 두 당은 주목한다.
홍 지사는 “두 당 모두 우파 동지들”이라고 했지만 한국당에 기운 듯한 모습도 보였다. 홍 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좌파와 극렬노조 중심의 촛불시위 목적은 박근혜 몰아내기… 남은 건 헌재 압박해 민중혁명하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지난 22일 부산 기자간담회에선 “무능한 대통령이지만 위헌·위법으로 탄핵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하는 등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옹호한 바 있다.
하지만 ‘홍 지사 해바라기’가 궤멸 직전인 보수정당 처지를 여실히 반영한다는 지적도 있다. 홍 지사는 선명한 우파 이미지 때문에 지지층이 강경보수로 한정된 데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 선고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두 당이 홍준표 카드에 매달리는 것은 ‘15% 강경보수’를 확보해 ‘대선 이후 생존’을 도모하려는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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