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집회에 성조기가 왜 빠짐없이 등장하나

허진무 기자 2017. 2. 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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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보수 측, 태극기와 동일시…“우방이니까” 믿음도 작용

지난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 14차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펼치고 있다. 허진무 기자

친박단체들이 지난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개최한 14차 탄핵 반대 집회에는 어김없이 대형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가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망토처럼 두르고 등장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이들은 왜 성조기를 드는 것일까.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1945년 8월15일 해방일에 일장기를 내리고 태극기와 함께 올라간 것이 바로 성조기”라며 “거짓 촛불패들이 한·미동맹 파괴를 주장하는데 우방국 미국 성조기를 드는 걸 왜 시비를 거냐”고 주장했다. 직접 만든 성조기를 들고 나온 이주열씨(68)는 “탄핵 반대 집회가 온라인으로 방송되는데 미국에서 방송을 보면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 나가야 한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모씨(59)는 “성조기를 드는 건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는 우방이니까 그런 것”이라며 “집회에 성조기가 왜 있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6·25전쟁이 났을 때도 가장 먼저 지켜준 국가 아니냐”고 말했다. 보수단체인 ‘평화통일대사협의회’는 ‘한·미동맹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도 바로 선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들은 유인물에서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 뒤 차기 정부가 좌파정부가 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성조기 사용을 독려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보수집회 참가자들에게 태극기와 성조기는 사실상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한국 보수에게 미국은 한국을 구해준 ‘구세주’로 미국이 있어야 우리가 산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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