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에 VX 묻힌 김정남 암살범, 해독제 투여 가능성"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정남이 맹독성 물질인 신경작용제 VX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살해 용의자인 두 여성이 어떻게 맨손에 VX를 묻히고도 멀쩡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범행의 행동대원격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두 여성은 범행 당시 맨손에 독극물을 묻혀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용의자들은 범행 이후 구토, 두통, 팔의 통증 등의 경미한 증상이 있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을 뿐이다.
VX는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물질로, 신경작용제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독극물로 분류된다. 김정남은 피습 후 2시간여 만에 사망했는데, 어떻게 용의자들은 멀쩡할 수 있을까.
아사히신문은 25일자 보도에서 이들이 액상의 VX를 크림이나 기름 등에 섞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사전에 해독제 등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화학전문가들을 인용 보도했다. VX는 실온에서는 액체상태로, 피부에 몇 밀리그램(㎎)만 닿아도 사망한다고 일본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우선 이들이 맨손으로 독극물 테러를 감행한 것은 장갑 등을 끼는 것 보다 정확하게 목표지점에 독극물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또 장갑과 같은 범행 증거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 등 뒤에서 양손으로 그의 얼굴을 문지른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8)이 머물던 공항 인근 숙소에서는 분말 형태의 물질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VX 사용으로 인한 증상을 약화시키기 위한 일종의 해독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지 매체인 '동방일보'는 24일 "두 사람은 해독주사를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쓰네이시 게이치(常石敬一) 가나가와(神奈川)대학 명예교수는 (생화학무기학) "전쟁터에서는 신경가스에 대비해 군인들을 위한 주사약이 있다"라며 "이를 사전에 투여하고, 범행 후에 손을 씻으면 생명의 위험은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해 해독제설에 가능성을 뒀다. 용의자들은 범행 후 화장실로 직행에 양손을 씻었다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김정남의 얼굴을 공격했을까. 누마자와 사토시(沼沢聡) 쇼와(昭和)대학 약학부 교수(독극물학)는 "얼굴은 독극물을 흡수하기 쉬운 부위다"라고 설명했다. 얼굴의 눈과 입 등의 얇은 점막을 통해 독극물이 흡수되기 쉽다는 말이다.
또 누마자와 교수는 "VX를 피부에서 흡수하면 10~30분 정도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다가, 이후 급속히 진행된다"라며 "이번 범행에는 크림같은 물질에 VX를 섞어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누마자와 교수의 설명은 김정남이 피습 후 27분 후에 몸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정황과 일치한다.
요시다 다케미(吉田武美) 쇼와대 명예교수(독극물학)는 "VX는 피부로 흡수되면 몇㎎만으로도 죽음에 이른다"면서 "(용의자들이) 맨손으로 만졌다면 VX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VX는 1950년대에 영국에서 화학무기로 개발된 것으로 현재는 1997년에 발효된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의해 사용·제조·보유가 모두 금지됐다. 북한은 이집트, 남수당 등과 함께 CWC에 가입하지 않은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일본 전문가들은 VX가 이번 암살에 사용된 것을 볼때 북한 당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쓰네이시 교수는 "VX 원자재 입수는 매우 어렵다"면서 "VX가 검출됐다는 것은 국가 차원의 범죄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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