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 승부수..밥캣 담보로 6천억 조달

강두순,윤진호 2017. 2. 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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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코어 보유지분 일부 활용..빚상환用
中굴착기 사업 개선 겹쳐 유동성 숨통 기대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6000억원 대출에 나선다. 올해 중국발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조달까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그룹 전체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이게 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35%를 담보로 6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한다. 대출금리는 4.3~4.6%, 기간은 1년~1년6개월로 오는 3월 중순께 모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출 과정을 주관하는 KDB산업은행은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1년 이후 매년 실적이 성장하는 두산밥캣에 대한 담보가치는 높다"며 "금리조건을 감안하더라도 투자매력도가 높아 목표액만큼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확보된 자금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채와 단기 차입금 상환에 쓸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갚아야 할 공모채는 오는 3월 22일 만기 공모채 2000억원, 7월 27일 만기 공모채 2300억원이다. 5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채 1000억원은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올해 차입금 상환에 대한 시장 우려를 조기에 불식하고 사업 성장에만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할 5억달러(5700억여 원)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도 주시해야 한다. 영구채는 2007년 밥캣을 인수할 때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다. 상환의무는 없으나 일정 시점 후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이 되지 않을 경우 표면이자를 추가로 올려 지급하는 '스텝업' 조항에 따라 금리가 5%에 달해 상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 지분을 활용하거나 차입구조를 조정해 재무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에 6000억원을 확보한다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파고를 넘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건설기계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전환하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8% 늘어난 43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굴착기 시장 규모는 2016년 6만2938대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고, 두산인프라코어 시장 점유율은 2015년 6.7%에서 지난해 7.4%로 개선됐다"며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은 7만5000대 수준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올해 실적은 매출액 6조1452억원, 영업이익 5388억원으로 예상된다. 각각 전년 대비 7.3%, 9.8%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인 두산밥캣 실적도 미국시장 인프라스트럭처 확대 투자 분위기 속에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밥캣이 밝힌 2017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4조940억원, 영업이익 448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 영업이익은 8.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도 콤팩트 트랙 로더와 미니 굴착기처럼 고수익 제품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중국 등 신흥시장을 공략할 차세대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전망이 밝다"며 "유럽 사업 구조조정 효과도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실적 기준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8배고, 적정 주가는 1만1900원이다. 지난 24일 주가가 8930원, PBR이 0.92배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이는 동종업계 평균 PBR(1.44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강두순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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