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허리띠 졸라매도 빚만 느는 가계

2017. 2. 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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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소비.

지난해 가계소비가 역대 처음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원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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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소비.분배 모두 악화.. 가계빚 GDP 90% 넘어서

소득.소비.분배 모두 악화.. 가계빚 GDP 90% 넘어서

지난해 가계소비가 역대 처음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원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소비지출은 1.5%나 줄었다. 명목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악화된 것은 소비만이 아니다. 가구당 월평균소득이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1.6%)보다 1%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며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0.4% 감소했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분배도 나빠졌다.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하는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전년보다 5.6% 감소했으나 소득 상위 20%(5분위)에 속하는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1% 증가했다. 소득 5분위 배율(5분위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은 4.48배로 전년(4.22배)보다 높아져 계층 간 소득격차가 커졌다. 불황에 따른 고용 한파가 취약계층인 저소득층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가계는 소득과 소비, 분배가 동시에 나빠졌다. 가계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씀씀이를 줄였음에도 빚이 급증해 위기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가계빚은 지난해 말 134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했다. 이는 영국(87.6%), 미국(78.8%), 일본(65.9%), 프랑스(56.7%), 독일(53.4%)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불황이 길어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지난해 식료품과 의류.신발, 자동차 구입, 연료비, 휴대폰 등 거의 전 품목의 소비지출이 감소했다. 심지어 자녀 교육비와 경조사비도 줄었다. 반면 팍팍한 살림에서 오는 고단함을 달래기 위한 담배.술 소비와, 일확천금을 노리는 로또 판매액은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파탄 위기에 몰린 가계들이 예금이나 적금을 해지하고, 빚을 갚지 못한 20대와 60대 가구가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줄면 성장동력까지 꺼져 불황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가 더 걱정이다. 정치불안 등 대내외적 불안요소가 많아 소비절벽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2.6%)를 포함해 3년 연속 2%대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성장→저소득→저소비→ 저성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가계 경제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악순환을 끊는 해법은 성장률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 각 당의 대선주자들이 그 해법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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