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두살 아들 누가 죽였나'..20대 부부 대질심문 진행

지정운 기자 2017. 2. 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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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살해·유기 혐의 입증에 수사력 집중
경찰 "28일 송치 예정..시신 없어도 기소"
자신의 2살짜리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씨(28)가 23일 전남 광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후 고개를 숙인 채 이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2017.2.23/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두살 배기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20대 아버지가 2년 3개월만에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해당 부모들을 혐의 입증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6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된 강모씨(26)와 아동학대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부인 서모씨(21)를 상대로 이날 오후 대질심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두 살 아들의 살해유기를 놓고 부모의 진술이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여 대질 심문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년 3개월만에 드러난 살해·유기사건

광양경찰서는 2014년 11월 27일께 전남 여수시 봉강동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아들(당시 2세)을 훈육한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후 사체까지 유기한 혐의로 강씨를 구속했다.

2년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밝혀진 강씨의 범행은 강씨 부부와 가깝게 지내는 지인의 제보와 부인 서씨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경찰은 지난 2일 강씨 부부의 지인으로부터 강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20일 강씨를 긴급체포하고 22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강씨의 부인 서씨로부터 "당시 남편이 작은방으로 아들을 데려가 폭행한 소리를 들었으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들이 죽어있었지만 무서워 신고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강씨는 체벌과 사체유기는 인정하면서도 폭행으로 인해 숨진 게 아니라는 등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한편 사체 유기에 대해서도 강씨와 아내가 상반된 진술을 했다.

강씨는 시신을 가방에 담아 부인과 함께 야간에 차를 타고 바닷가에 유기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부인 서씨는 남편 혼자 시신을 유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24일 전남 광양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20대 아버지가 2살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가방에 담아 유기했다고 지목한 여수시 신덕해수욕장 인근 야산에서 시신 수색을 펼치고 있다.2017.2.24/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거짓말탐지기 수사 등 혐의 입증 주력

이처럼 강씨 부부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자 경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거짓말탐지기와 프로파일러 등 심리분석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 25일 오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강씨는 '거짓 반응'이, 부인 서씨는 '진실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강씨의 진술이 거짓이란 결과가 나옴에 따라 당초 26일로 예정했던 '프로파일링'을 앞당겨 실시하고 진술의 신빙성과 심리상태 등을 분석 중이다.

이와함께 26일 대질심문 등을 벌여 강씨 부부의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앞서 경찰은 강씨 부부를 철저히 격리해 수사를 진행하면서 각자의 진술을 받아냈으며, 강씨의 진술을 토대로 사체 수색에 나섰으나 성과가 없자 본격적인 심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 강씨가 아내가 아들을 죽였고, 시신을 함께 유기했다는 진술은 신빙성을 잃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질 심문 등 강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아들 살해 경위와 시신 유기 장소 등을 파악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신 없는 사건…혐의 입증 가능하나

광양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1시30분부터 4시까지 5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 강씨가 아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지목한 여수시 신덕해수욕장 인근 야산 수색을 펼쳤다.

강씨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시신을 담은 가방을 산과 바다의 경계 지점에 놓고 나뭇잎과 나무 등으로 덮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강씨가 지목한 현장을 중심으로 좌우 200~300m의 야산과 바다 경계부위 일대를 꼬챙이 등으로 꼼꼼히 찔러보고 낫으로 나무 덤불을 쳐내며 수색을 펼쳤다.

그 결과 오후 3시께 20㎝, 10㎝, 8㎝크기의 뼈조각 3개를 발견했다. 다만 해당 뼈가 동물의 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감식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씨가 체벌과 사체유기는 인정하면서도 폭행으로 인해 숨진 게 아니라는 등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경찰이 시신을 찾지 못했더라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추가 아동학대 여부 등에 대해서도 혐의가 입증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28일 이전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며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조사 과정에서 강씨 부부가 아들의 죽음과 유기에 대해 인정하는 등 진술만으로도 기소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 부부의 다른 아이들은 순천의 한 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w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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