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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번 소환된 이재용, 법조계서도 "안타깝다"

심재현 기자 2017. 2. 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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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선고돼도 경영복귀 늦어질 듯..삼성 로드맵도 무기한 연기 불가피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무죄 선고돼도 경영복귀 늦어질 듯…삼성 로드맵도 무기한 연기 불가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삼성사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공식 수사기간 종료를 이틀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연일 소환 조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등 몸통 조사에 한계를 드러낸 특검이 기업을 상대로 먼지털기식 수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대통령 대면조사는커녕 청와대 압수수색도 무산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만만한' 기업에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특검팀은 전날 이 부회장과 최순실, 장시호씨 등 주요 피의자를 줄소환한 데 이어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로 지난 17일 구속된 이후 열흘 동안에만 5번째 소환 조사다.

이 부회장과 최 실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혐의 내용 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았다.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대가성 없이 청와대의 강압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삼성그룹의 입장이다.

이 부회장의 이날 소환을 두고선 법조계에서도 안타깝다는 얘기가 나왔다. 법조계 한 인사는 "시간에 쫓기는 특검이 성과를 내기 위해 막판까지 삼성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애초 초점을 뒀던 뇌물 혐의에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한 특검으로선 이 부회장을 조사할 때도 (경제문제 같은) 다른 문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혐의 내용을 두고 다투는 와중에 구속된 데 이어 구속 이후 이틀에 한번꼴로 소환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보도되면서 수십년 동안 쌓아온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언론도 이 부회장이 소환되는 장면을 앞다퉈 주요 뉴스로 타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죄가 있다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혐의 내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심리적 압박을 노리고 면박주기식 소환을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특검이 좀더 신중하게 진행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향후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외활동을 재개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감 생활의 심리적 충격을 수습하는 데도 그렇지만 유·무죄 판결과 상관없이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할 때까지 1년8개월이 걸렸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에서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게 다소 억울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30대 그룹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정치상황 때문에 기업들이 많이 어렵다"며 "뭘 안주면 안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니 기업이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서도 직원인사, 신입사원 채용 등 시급한 현안은 가급적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배구조 개선, 글로벌 경영전략 등 보다 중요한 로드맵 구상은 당분간 미뤄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서 약속했던 글로벌 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 선임도 무기한 연기됐다.

특검 수사 종료 이후 이르면 이번 주 중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일부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계열사별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삼성그룹 계열사 한 인사는 "직원들끼리 쉬쉬하지만 분위기가 안 좋은 게 사실"이라며 "각자 맡은 업무나 사업계획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하는 직원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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