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폭등 논란 진화 나선 한은.."점차 안정세"(종합)

김정남 2017. 2. 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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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생활물가 추가 상승 가능성 크지 않다"
불안 요소도 있어..구제역 확산 가능성 경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앞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공공요금의 오름 폭도 낮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최근 크게 올랐던 생활물가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추후 2% 초중반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1% 후반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생활물가 점차 안정”

한국은행은 26일 내놓은 ‘생활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내다봤다.

생활물가는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지표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460개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생필품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지난달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4%. 지난해 12월(1.2%)보다 1.2%포인트나 올랐다. 소비자물가의 변동 폭(1.3%→2.0%)보다 컸다. 생활물가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플레이션 기대는 물가 상승이 계속될 때 가계 혹은 기업이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생활물가는 추후 더 상승할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한은의 분석 결과다.

농축수산물부터 가격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봄철 채소류 출하량이 증가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정세를 보인다는 게 그 근거다.

실제 지난해 12월 AI 의심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6.9건이었는데, 지난달 0.7건으로 확 줄었고 이번달은 0.1건에 그치고 있다. 계란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물 가격 급등 우려가 높아졌다”면서도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국제유가도 현재 수준보다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도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고 있다.

올해 공공요금 오름 폭은 1%에 못미치는 낮은 수준으로 한은은 점치고 있다. 공공요금은 교통요금, 진료비, 통신비, 전기세, 수도세, 가스요금 등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요금은 1% 하락했다. 특히 전기ㆍ수도ㆍ가스요금이 9.2% 급락했다.

한은은 이같은 세부 분석을 통해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에 가까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올해 전체로는 지난달 전망(1.8%)에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나중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급등했던 신선식품 가격이 설 연휴 이후 다소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 가능성도 소비자물가의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나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3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년 동기 대비 1.3%로 보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0.3% 하락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의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의 상승 폭이 유독 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 그래프) 이 때문에 단기(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0.3%포인트가량 크게 오른 반면, 장기(향후 5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0.1%포인트가량 소폭 상승했다. (오른쪽 그래프) 출처=한국은행

◇“불안요소 적지 않다”

다만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제역이 얼마나 확산될지 알 수 없고, 국제유가의 움직임도 단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은은 구제역의 전면 확산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구제역이 번지면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어서다. 2010~2011년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도 돼지고기와 수입쇠고기의 가격은 각각 19.1%, 8.3% 급등했다.

김민수 한은 물가동향팀 과장은 “통상 생활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추후 물가가 안정세 접어들면 생활물가의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추가 상승할 경우에도 그 폭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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