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북극을 다시 얼리는 방법..황당한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

김도균 기자 2017. 2. 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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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발표됐습니다. 바로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을 다시 얼리는 프로젝트에 관한 논문이었습니다.

왜 얼음을 다시 얼릴까요? 어마어마한 크기의 북극을 또 어떻게 얼린다는 것일까요?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다소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 프로젝트를 왜 연구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걸까요?

오늘 SBS '리포트+'에서는 '북극을 다시 얼리는 방법'이라는 연구가 어떤 것인지, 왜 이런 주장이 나왔는지를 살펴봅니다.

■ 빙하 밑 바닷물을 끌어 올린다!…어마어마한 프로젝트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물리학 교수 / 스티븐 데취]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그만 쓰는 것이 현재 유일한 대책이지만, 일단 북극 빙하가 더 녹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빙하를 두껍게 만들기 위해 연구팀이 제안한 내용은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빙하 아래 바닷물을 끌어 올려서 빙하 위로 뿌려 얼음층을 두껍게 하는 겁니다.

연구팀은 1,000만 개의 풍력 펌프를 북극 빙하에 심어 빙하 아래의 바닷물을 빙하 위로 뿌리면, 빙하가 두껍게 얼어 원래 두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왜 바닷물을 빼내면 빙하가 두껍게 언다는 걸까요?

원래 물질이 얼 때는 주변에 열이 방출됩니다. 당연히 빙하 밑 바닷물이 얼 때도 열이 나오게 되죠, 하지만, 그 열은 주변에 빙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이 열을 빼내는 방법을 생각해낸 겁니다.

연구팀은 계산 결과, 얼음층 밑의 바닷물이 얼 때 방출되는 열을 공기 중으로 빼내면 얼음층은 더욱 빠르게 두꺼워질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매년 500억 달러, 약 57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드는 프로젝트에 일부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1,000만 개의 풍력 펌프로는 북극 겨우 일부에 설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의 입장은 다릅니다. 얼음층을 복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 효과는 상상할 수 없이 크다는 겁니다.

또 이라크 전쟁 당시에 들어간 돈이 1억 달러, 약 1천146조 원이라면서 충분히 현실 가능한 액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지금 추세라면 2030년에는 북극에 빙하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때문에 2030년 초까지 펌프 설치가 완료된다면, 북극 빙하를 현재 수준까지는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도대체 상황이 어떻기에…

'올해 1월이 137년 동안의 1월 중 세 번째로 더웠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나사는 매년 1월 지구의 기온을 관측하는데 올해 1월 지구 기온이, 관측해온 137년 중 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겁니다.

가장 높았던 건 바로 지난해 1월이었습니다. 평균 온도(1951~1980)보다 1.12도 상승한 수치를 보였죠. 두 번째는 2007년으로 평균온도보다 0.96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세 번째인 올 1월은 1951~1980년의 1월 평균온도보다 0.92도 오른 수치를 보였습니다. 137년 동안 1월 평균 온도가 가장 높았던 세 번의 1월에 지난해와 올해가 포함된 셈입니다.

■ 북극 빙하가 녹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극 기온은 영하 5도로 관측됐습니다. 영하 25도 안팎을 기록하는 평년보다 무려 20도 이상 상승한 수치였습니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위성 관측 결과 남극과 북극의 얼음 양은 1981년부터 2010년 사이의 평균 얼음양보다 384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알래스카 면적의 두 배, 우리나라 면적의 38.5배에 달하는, 인도 전체 국토 크기만 한 해빙이 녹아 없어진 겁니다. 특히 북극의 빙하 면적은 1천 25만㎢로 관측 사상 2번째로 작아졌고, 회복 속도도 더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차가운 물이 해류를 타고 흐르면서 수온이 급격히 하강하는 지역이 생기게 됩니다. 일부 지역만 수온이 내려간 '수온 양극화'는 지역 생태계에 영향을 끼칩니다.

또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속에 있는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빠져나오게 되죠. 빙하는 태양 빛을 반사하는 역할도 하는데, 빙하가 줄면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지구온난화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구의 이상 기온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는 계속돼왔습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펌프를 설치해 북극을 다시 얼리는 방법보다 더 많은 돈이 들고, 더 비현실적인 방법을 택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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