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최순실 말만 듣고 생면부지 차은택 칭찬한 대통령

구교형 기자 2017. 2. 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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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에게 생면부지(生面不知)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을 칭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실씨(61·구속 기소)의 추천으로 차 전 단장을 문화 분야 주요 공직에 기용한 데 이어 최씨를 통해 접한 평판을 청와대 참모에게 고스란히 전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안 전 수석에게 차 전 단장 전화번호까지 알려주고 정부 사업과 관련해 직접 연락해보라고 지시했다.

2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차 전 단장은 2014년 8월 최씨의 추천으로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이 됐다. 그 무렵 최씨는 차 전 단장에게 “UAE를 비롯해 중동 지역에사 한류가 붐”이라면서 “그 지역에 제안할 만한 콘텐츠가 없느냐”고 물어봤고, 차 전 단장은 해당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정리해 최씨에게 보고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 상대방은 차 전 단장과 일면식도 없던 안 전 수석(당시 경제수석)이었다. 차 전 단장은 특검과 검찰에서 “안 전 수석이 제게 ‘대통령이 칭찬을 많이 하시던데’라고 말했다”면서 “ ‘조만간 UAE를 가는데 리서치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차 전 단장을 정부 요직에 추천하면서 칭찬한 내용이 안 전 수석을 거쳐 다시 차 전 단장 귀에 들어온 것이다.

차 전 단장은 안 전 수석이 8월18일부터 21일까지 UAE에 대통령 친서를 가지고 특사로 방문할 때 문화자문역으로 동행했다. 차 전 단장은 UAE 방문 전 청와대 연풍문에서 안 전 수석을 만나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을 건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안 전 수석은 검찰에서 “박 대통령이 ‘차 전 단장을 UAE 문화 담당자와 만나게 해주면 좋겠다’면서 직접 휴대전화 연락처를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또 최씨는 자신이 회원으로 있던 호텔 피트니스클럽 트레이너 윤전추씨뿐 아니라 지배인 박모씨도 청와대 부속실에 근무시켰다. 청와대 행정관인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2013년 1월 ‘대통령 당선인실’이라며 전화가 왔다. 삼성동 사저로 가서 박 대통령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면접을 봤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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