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치]'힘쎈여자 도봉순' 메타몽 같은 박보영, B급 코미디도 해냅니다

[뉴스엔 김명미 기자]

변신 수준이 포켓몬스터 메타몽 급이다. 영화 '과속스캔들' '늑대소년' 속 풋풋한 첫사랑 이미지부터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선보인 사랑스러운 음탕함을 넘어 이제는 힘이 세도 너무 센 여자 도봉순까지, 도무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박보영이다.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과 똘기 충만한 안민혁(박형식 분)이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힘쎈여자 도봉순'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대에 드라마를 편성했던 JTBC가 오후 11시대인 심야로 시간대를 이동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 그간 JTBC 금토드라마들은 동시간대 tvN 간판 드라마의 선전으로 지지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쓸쓸한 종영을 맞아야 했다.

시간대 이동이라는 과감한 시도가 적중했다. '힘쎈여자 도봉순' 1회는 3.829%의 시청률을, 2회는 무려 5.75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종합편성채널 동시간대 1위 기록인 것은 물론, 지난 2014년 유아인과 김희애의 조합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JTBC '밀회'가 기록한 최고시청률(5.372%)보다 높은 수치다. JTBC 금토드라마의 길었던 잔혹사를 끊어내는 쾌조의 스타트. 이러한 결과는 작은 체구로도 브라운관을 꽉 채우는 '박보영 효과'라는 분석이 크다.

박보영은 극 중 뭐 하나만 잘못 만지면 부서지고 으스러지는 괴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순수 괴력녀' 도봉순으로 분했다. 힘이 세다고 해 강호동 정도겠거니 했는데, 영화 '어벤져스'에 들어가도 무방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괴력을 소유했다. 의로운 일에만 힘을 사용해야 된다는 금기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꾹꾹 누른 채 살아가지만, 한번 힘을 발휘하면 걷잡을 수 없다. 뺨 한 대에 안면이 함몰되고 앞니가 순식간에 날아가는 건 기본. 달리는 자동차도 한 손으로 막는 도봉순이다.

대놓고 '무(無)근본'에 판타지적이지만, 그래서 더 생각 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 곳곳에는 '병맛'스러운 CG와 음악의 조화 등 B급 코드가 가미돼있다. 하지만 '힘쎈여자 도봉순' 속 황당무계한 B급 코드 뒤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도 담겨있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해 라면 먹듯 이력서를 쓰는 도봉순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했고, 채용 기회 앞에서 국민연금 스톡옵션 생리휴가까지 요구하는 당찬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처럼 박보영은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상황마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커버하고 있다. 오버스럽거나 작위적이지 않게 간극을 잘 조절하며 사랑스러운 도봉순을 120% 표현해내고 있는 것. 매 작품마다 그 캐릭터가 최선인 것 같은데, 또 한번 모든 이들의 생각을 엎고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다. 박형식과도 지수와도 잘 어울리는 케미스트리는 두말할 것도 없는 박보영의 강점이다.

박보영은 최근 열린 '힘쎈여자 도봉순' 제작발표회에서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시도하는 게 굉장히 무서울 때가 올 것 같다"며 "아직 20대고 어리니까 해볼 수 있는 걸 많이 해보려고 한다"고 새 캐릭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설사 그 과정에서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특한 배우 박보영. 이토록 사랑스러운 '뽀블리'가 있어서 시청자들은 행복하다.(사진=JTBC 방송 캡처/뉴스엔DB)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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