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비용, 개인에 전가하는게 맞나요"

조태성 입력 2017. 2. 26. 12:59 수정 2017. 2. 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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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질문 하나에 청중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천씨는 "책 쓰기 전부터 늘 들었던 질문"이라면서 "교육이 개인의 스펙 쌓기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 본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었고, 설득을 해보고자 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말했다.

"높은 스펙을 요구하면서 스펙 쌓기 비용은 모두 개인에게 전가되는 게, 좋은 일일까요." 천씨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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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천주희, 북콘서트서 '교육부채' 다뤄
57회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 수상작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의 저자 천주희씨가 24일 서울 내수동 위켄드 아크홀 북콘서트에서 교육부채 문제의 공론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대학이란 어떤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짧은 질문 하나에 청중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지식인을 길러내야 하는 곳이요.” “큰 배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요.” “꿈과 재능을 발견해야 하는 곳이요.” 이어진 질문은 “그러면 한국의 대학은 어떤가요?”였다. 이런 것과 전혀 거리가 먼 ‘취업준비소’라는 대답이 쏟아졌다.

“이런 양극단의 대답이 나오는 걸 보면서 ‘그래도 사람들이 대학의 순기능을 믿는구나, 그렇다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지난 24일 서울 내수동 복합문화공간 워켄드 아크홀에서 열린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 북콘서트 자리에 선 천주희씨의 말이다.

천씨는 자신은 물론, 주변의 ‘흙수저’ 청춘 25명의 부채 인생을 기록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라는 책으로 교양부문 수상자가 됐다. 사실 ‘나 돈 없어요’라는 주제로 책을 쓰는 건 쉽지 않다. 빚은 사생활의 영역과 겹치기도 해서다. 그 때문에 서문에 자신의 사연을 더 써넣어달라는 출판사의 주문을 받고 10번 정도 수정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나선 것은 공교육, 고등교육 분야에서의 ‘교육부채’ 얘기만큼은 꼭 해보고 싶어서다. 천씨는 자신의 대학원 경험에 대해 “앞으로 작가로 살고 싶다는 제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된, 아주 행복했던 시간”이라 했다. 이 경험을, 정말 원하는 다른 이들도 함께 누렸으면 한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엔 ‘결국 너 하고 싶은 공부하겠다는 얘기 아니냐’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천씨는 “책 쓰기 전부터 늘 들었던 질문”이라면서 “교육이 개인의 스펙 쌓기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 본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었고, 설득을 해보고자 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 문제는 쉽지 않다. 대학진학률이 15%여도 충분하다고, 아니 때론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독일과 70%여도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우리나라는 사회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그렇기에 천씨는 교육부채 문제만큼은 포기하지 말고 주장하고, 싸워 나가자는 쪽이다. 학자금 대출 제도, 사립대학의 재단 전입금, 기업들의 직업훈련센터 설립 등 찾아보면 시도해 볼만한 이슈들은 많다. “높은 스펙을 요구하면서 스펙 쌓기 비용은 모두 개인에게 전가되는 게, 좋은 일일까요.” 천씨의 질문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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