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6명 "행정업무 많아 수업 지장"

김현정 기자 2017. 2.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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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행정업무전담팀 '기피부서'로 전락"
"행정업무 전담인력 교무실에 확충해야"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하는 교원업무경감 방안 연구' 설문 결과(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제공)© News1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서울지역 초·중학교 교사 10명 중 6명은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행정공문이 많아 수업 준비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육청이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학교업무정상화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가 발간한 '학교현장 교원이 체감하는 교원업무경감 방안연구'에 따르면 행정업무 경감정책에도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행정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서울지역 초·중학교 교사 3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더니 67.1%가 '공문처리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수업에 지장이 없다'는 응답은 13.4%에 그쳤다.

교사들이 일주일 동안 작성한 기안문과 제출공문 건수는 5건 이하가 43.1%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건 이상'이라는 응답도 12.5%를 차지했다. '6~10건' (29.1%) '11~15건'(12.1%) '16~20건'(3.2%) 등이다.

공문서 처리에 소요되는 일일 평균시간은 '30분~1시간'과 '1~2시간'이 각각 30.4%로 가장 높았다. '30분 이하'(17.3%) '2~3시간'(13.7%) '3시간 이상'(8.3%) 순이었다. 교사들이 8시간 학교근무 중 평균수업 4시간, 점심시간을 제외했을 때 대다수의 시간을 공문서 처리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교사가 행정업무 부담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문처리 때문에 수업활동에 지장을 받았다는 교사가 초등학교는 62%였으나 중학교는 71%에 달했다. 자유학기제와 진학 관련 업무로 중학교 교사의 행정업무가 늘어났다는 게 교육정책연구소의 설명이다.

특히 담임교사보다 담임을 맡지 않은 교사가 수업준비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담임교사는 63%가, 비담임교사는 72%가 행정업무로 수업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20건 이상 공문을 처리하는 비담임교사의 비율은 21.3%로 집계된 반면 담임 교사 비율은 6.5%에 그쳤다. 50%의 담임교사가 5건 이하를 처리한다고 응답했고 비담임교사는 33.1%를 차지했다. 학교에서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업무지원팀'에 비담임교사가 편성돼 많은 공문서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011년부터 학교업무정상화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 정책은 교사들이 수업준비 등 교육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경감하기 위해 도입됐다. 구체적으로 Δ교무행정업무 지원인력 확대 배치 Δ공문서 생산유통 체제개선 Δ교무행정지원사 배치 지원 Δ매주 수요일 '공문서 없는 날' 지정 운영 등이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행정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에서는 학교가 행정업무를 전담할 일부 교사를 선발해 '업무지원팀'을 꾸리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교사들 사이에서 기피부서로 전락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A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한 교감은 "예산지원을 받아도 업무지원팀에 들어가겠다는 교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본연의 업무를 포기하고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일이기 때문에 몇몇 교사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교사가 행정업무를 도맡는 것이 아닌 별도의 행정업무 전담인력이 교무실에 투입돼야 한다는 게 학교 현장의 요구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본부장은 "학교가 행정업무 담당교사를 뽑는 데 해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다"며 "교사의 행정업무 과다 문제는 교육의 질적인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학교가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신청하는 '공모사업 학교 선택제'를 확대 실시하는 등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결재 문서를 간소화하는 등 학교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hjkim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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