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 임박..107만 촛불 VS 광장 메운 태극기 '총력전'(종합)

이승현 입력 2017. 2. 25. 21:56 수정 2017. 2. 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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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올해 첫 100만 넘어..보수진영 반격에 위기감
탄핵 인용·특검 연장·재벌총수 구속 등 외쳐
태극기 집회도 대규모 개최 "300만명 참가" 주장
"탄핵인용되면 국민저항권 행사" 불복의사 노골적 드러내
양측, 삼일절에도 각각 대규모 집회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촉구 행진(왼쪽)을 하고 있다. 같은 시간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 회원들이 서울광장과 대한문 인근에서 열린 14차 탄핵반대 집회를 마친 뒤 인근 도로로 행진(오른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사건팀]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탄핵찬성 측과 반대 측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각각 총력전을 벌였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해지자 이른바 촛불과 태극기는 올 들어 최대 인파를 모으며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촛불 위기감에…다시 100만 모였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2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2·25 전국 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연인원 100만명(주최 측 추산·전국 107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특검기한 연장과 헌재의 조속한 탄핵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 재벌총수 구속 등을 외쳤다.

집회 참가자가 100만명대에 이른 것은 지난해 12월 31일 전국 110만명 이후 두 달 만이다. 지금까지 17번의 집회 가운데 10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12일(100만)과 11월 26일(190만명), 12월 3일(232만명), 12월 10일(104만명), 12월 31일(110만), 이날 등 6번이다.

친박 성향의 보수진영에서 탄핵선고를 앞두고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여는 등 세결집을 한층 강화하자 그간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일반 시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다시 광장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본집회 무대에서 “촛불은 곧 꺼질 거라며 공격하는 것을 물론 박 대통령을 찬양하고 개발독재 시대를 신화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지지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집회 무대에서 “특검 수사가 이대로 종료된다면 역사와 미래에 대한 죄악일 것이다. 1200만 촛불의 힘으로 황교안에게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전 의원, 송영길·이해찬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청와대와 헌재, 을지로일대 방면 등으로 나눠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SK서린빌딩과 롯데백화점, 한화빌딩 앞에서 ‘이재용도 구속됐다! 뇌물죄 다른 재벌총수들도 구속하라!’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3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올해 첫 민중총궐기 대회가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이게 나라냐, 이제는 끝내자”고 외치며 노동탄압과 뇌물정치를 비판하고 노동자들의 처우와 인권을 개선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앞서 ‘48시간 비상행동’을 선포하며 전날 오후 2시부터 ‘전국 100곳 집중 선전전’과 ‘도심 집중 선전’, ‘저녁 촛불집회’ 등을 진행했다.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을 출발해 강남역을 지나 광화문광장 캠핑존에 도착해 하루를 보내는 ‘1박 2일 대행진’도 벌였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7차 촛불집회에서 촛불 가면을 쓴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윤영미(45·오른쪽) 창원 민주동문회 사무국장은 “큰 촛불을 형상화했다”며 “예전에는 소고를 쳐서 사람들이 찾을 수 있게 했는데 오늘은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달아서 멀리서도 보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정현 기자)
(자료=퇴진행동·경찰)
◇“탄핵인용되면 국민저항”

탄핵반대 세력은 불과 수백m 떨어진 시청광장 인근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 오후 2시 중구 덕수궁 대한문과 시청광장 등에서 ‘14차 탄핵무효 애국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과 대한문에서 발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찼으며 인근 남대문 근처까지 대형을 이뤘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3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였지만 간혹 20~30대로 보이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무대에선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휘봉고 졸업생 김새결씨 등이 올라 헌재와 특검을 비판하는 발언 등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탄핵 기각” 등의 구호와 함께 “특검과 헌재 죽여라”, “박영수 특검 빨갱이” 등 극한 발언을 외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2일 탄핵심판 변론에서 재판관들을 향해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킨 김 변호사가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잘한다”, “사랑한다”고 연호하는 등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27일을 최종 변론기일로 잡은 것은 헌재의 흉계”라며 “만약 종결되면 다음날부터 헌재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TV조선 이진동 기자와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등이 이번 게이트 사기극을 연출한 것”아라며 “탄핵이 인용되면 국민 저항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집회에는 자유한국당에서 김진태·윤상현·조원진 의원과 김문수·이인제 전 의원 등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6~8시 한국은행을 지나 회현역과 서울역, 중앙일보사를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집회현장 곳곳에 212개 중대 1만 700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양측간 충돌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시청역 4번 출구 부근과 동화면세점 부근에 버스 차벽을 세워 통행을 제한했다.

한편 양 측은 오는 3월 1일 삼일절에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다음달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때까지 양 측은 대규모 집회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위)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같은 시간 경찰 버스를 사이에 두고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서울광장과 대한문 앞에서 14차 탄핵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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