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은] 2시간에 인형 200개..뽑기달인? 범죄?

장훈경 기자 2017. 2. 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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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인형 뽑기 방에서 2시간 만에 인형 200개를 뽑았다가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들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요즘 말이 많습니다. 뽑기의 달인인지, 아니면 절도범인지, 오늘(25일) 사실은 코너에서 장훈경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저는 이 사건 보고 옛날 생각이 좀 났는데, 우리 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전기충격기 같은 거, 동전 넣는데 따닥 따닥하면 마치 돈 넣은 것처럼 올라가서 무한정 게임하다가 주인 아저씨한테 걸린 적도 있고 그랬었는데, 이번 사건도 그렇게 특수한 장치를 쓴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남들처럼 맨손으로 조이스틱을 움직였는데 다만 특이한 방법으로 움직였다, 이렇게 경찰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앵커>

그럼 얼마 전 SBS '생활의 달인'에 나온 뽑기 달인처럼 이 사람들도 뭔가 좀 특수한 기술을 써서 뽑은 건가요?

<기자>

이들을 달인으로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사람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많이 해 봐서 노하우를 터득한 경우입니다.

인형 생김새에 따라서 어디를 잡는 게 좋은지, 또 어떤 위치에 있는 게 잘 뽑히는지 등을 경험적으로 체득한 달인들인데요, 하지만 이들의 경우는 뽑기 기계에 버그, 즉 오류가 나는 방법을 썼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입니다.

원래는 서른 번에 한 번씩만 인형을 세게 쥐도록 설정돼 있었는데, 매번 세게 인형을 잡도록 특수한 방식으로 조이스틱을 움직였다는 겁니다.

<앵커>

특수한 방식이라면 어떻게 움직이는 건데요?

<기자>

그건 경찰이 일종의 범죄 수법으로 보고 있어서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앵커>

경찰은 이들을 어떤 혐의로 처벌한다는 건가요?

<기자>

일단 절도 혐의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기계에 일부러 오류를 내는 수법으로 또 업주의 의사에 반해 인형을 가져갔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자신들의 수법이 통하는 특정 기계를 찾아서 경상도에서 대전까지 원정을 온 점, 인형을 싹쓸이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이 커다란 가방을 미리 준비한 점 등도 경찰이 눈여겨보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래도 특수한 장치를 쓴 게 아니고 기술을 썼다면, 좀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데, 법률전문가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법률전문가들도 죄가 된다, 안 된다 의견이 좀 엇갈렸습니다.

경찰도 고민을 많이 하다가 업주, 즉 사람을 직접적으로 속인 게 아니어서 사기나 업무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들이 어쨌든 정상적으로 돈 내고 조이스틱만 이용해서 인형을 뽑은 것이기 때문에 처벌할 거리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앵커>

정리를 해보면 원래 인형뽑기 기계는 30번에 1번 정도만 인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집게가 벌어지는 건데, 붙잡힌 사람들은 그거를 특수하게 해서 자주하게끔 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까 이야기했던 대로 30번에 1번, 이건 좀 너무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30번에 1번 뽑히는 것은 확률이 너무 낮은 거 아니냐, 그래서 이렇게 비판하는 댓글들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게임기 확률 조작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합니다.

일단 유통 허가를 정상적으로 받은 뒤에 기계를 개조해서 인형이 뽑힐 확률을 낮춘다는 거죠.

기계 유통업자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형 뽑기 기계 유통업자 : (확률) 조정 가능해요. (유통) 허가 사항에 확률 몇 % 해야 한다, 그런 법이 없다고요. 당연히 인형 뽑기가 수익은 높습니다.]

집게가 인형을 잡았어도 움직이면 힘이 빠지도록 하거나, 또 특정한 지점을 지날 때 집게의 힘이 약해지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요즘 인형 뽑기 방 워낙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이렇게 조작을 미리 해놓은 거면 불법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징역이 꽤 센 편이네요.

<기자>

네, 오직 사용자의 조작 기술로만 인형을 뽑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에 이쪽 업주도 이런 처벌을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아직 경찰은 이 업주가 기계의 확률을 일부러 낮췄는지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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