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Notch]⑬ 보잉, "3D프린터로 인공위성·우주택시 만든다"

방성수 기자 입력 2017. 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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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 인공위성과 우주 택시를 만든다.’

보잉은 NASA와 함께 지구와 우주정거장을 왕복하는 42억달러짜리 ‘스타리니어 캡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인을 태울 7인승 ‘우주택시’에도 3D프린터로 만든 부품들이 사용될 계획이다./사진=보잉

세계 최대의 우주·항공 회사인 미국의 보잉이 3D프린터로 생산한 부품으로 인공위성을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월스트리트 저널’은 2월 21일 보잉의 인공위성 사업 책임자인 폴 로스닉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잉이 3D프린터 기술을 통해 모듈화된 부품들을 생산, 인공위성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뜨거운 온도와 엄청난 압력 등 극단적인 활동 조건을 견뎌야 하는 우주선에 탑재되는 부품까지 3D프린터로 제작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 보잉, “수작업 공정으로는 한 해 10개 생산이 한계”

폴 로스닉 사장은 “현재와 같은 수작업에 의한 부품 생산과 조립 방식으로는 에어버스 등이 내놓을 저렴한 인공위성과 경쟁하기 어렵다"며 “3D프린팅 기술이 새로운 위성 생산 시대로 가는 황금 티켓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잉은 ‘우주 택시’에 사용될 부품 600개도 3D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보잉이 3D프린터를 이용한 부품 생산 기업에 10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인 투자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특종 보도했다.

보잉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스타리니어 캡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구와 우주 정거장을 왕복하는 7인승 소형 우주 캡슐을 쏘아 올릴 예정인데 계약 금액이 42억달러에 달한다.

보잉과 록키드 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가 공급하는 아틀라스 V로켓에 탑재돼 2018년 6월 첫 발사될 예정이다. 2018년 8월에는 우주 승무원을 태우고 우주 정거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나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도 26억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잉은 이미 비행기용 엔진에 3D프린터로 만든 금속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다.보잉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제작 공장에서 신기술 적용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애틀의 보잉 787 제작 현장. 보잉은 3D프린터 기술을 이용, 인공위성 제작 기간을 11일로 단축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는 한 해 10개 정도 생산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 “공정, 시간, 비용 획기적으로 단축”... 수명은 짧아

보잉의 결정은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우주선과 항공기 제작 비용과 공정을 확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현재 숙련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부품을 제조, 조립하는 공정을 통해 인공위성을 만든다.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한 해 10개밖에 만들지 못한다.

고품질 위성제작에 적합한 방식이지만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등 상업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보잉이 공급하는 인공위성의 평균 비용은 1억5000만달러다.

폴 로스닉 사장은 "3D프린터 기술을 통해 인공위성 제작 기간을 737 기종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잉이 생산하는 중거리 비행기인 보잉 737 기종의 제작 기간은 평균 11일이다.

에어버스는 부품 모듈화를 통해 인공위성을 매년 수백개씩 생산할 자동 공장을 플로리다주에 짓고 있다. 에어버스 인공위성의 한 대 가격은 평균 50만달러 수준이다. 보잉이 만드는 인공위성과 체급이 다른 저렴한 위성들이지만, 보잉이 인공위성 생산 분야에서 독주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잉의 투자를 받은 옥스퍼드 우주항공은 2006년부터 3D프린터를 이용, 인간 척추, 안면 보강제품, 우주선용 공기정화 시스템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래리 바홀락(Larry Varholak) 옥스퍼드 우주항공 대표는 “보잉의 결정은 3D프린터로 만든 제품들이 우주선용 엔진 등 고급 부품의 상업 생산에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바홀락 사장은 "3D 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부품들은 철이나 알루미늄 부품보다 가격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잉은 60%가량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은 인공위성, 우주선 부품에 사용될 정도로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5년 뒤 시장 규모가 26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사진=보잉

3D프린터로 생산되는 부품들이 만능은 아니다. 부품 수명이 7~8년으로 통상 15년인 철이나 알루미늄 부품보다 수명이 짧다. 하지만 “고객들은 신기술을 적용된 신형 인공위성을 주기적으로 발사하는 것을 오히려 선호할 것”이라고 보잉은 밝혔다.

◆ “3D프린팅 시장, 2021년 250억달러 시장”

21세기 혁신 기술로 꼽히는 3D프린팅 기술은 고도 성장하고 있다.

2007년 시장 규모는 1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15년 52억달러로 늘었다. 2021년쯤 시장 규모가 265억달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D프린팅 기술은 현재 산업용 기계 생산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두번째가 우주항공 분야(17%)다. 비교적 소량의 복잡하고 값비싼 부품들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3D프린팅 기술이 적합한 분야라는 평가다. 자동차, 소비재, 전자부품, 의료기 등 갈수록 분야를 넓힐 전망이다.

컨설팅 회사인 울러 어소시에이츠의 테리 울러 대표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부품 제조 방식은 전통적인 합금이나 기계 작업, 금형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다”며 “장비와 노동력이 덜 들고 부품 생산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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