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의 별이야기] 39광년 너머의 신세계

2017. 2. 2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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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태양계 너머 39광년 떨어진 곳에 멋진 신세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천문학자들은 2016년 5월 칠레에 있는 트라피스트 망원경을 사용해 ‘트라피스트-1’이라는 별 주위에서 2개의 행성을 발견했다. 이번엔 칠레에 있는 유럽남천문대의 VLT 망원경과 우주공간에 있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이 별을 후속 관측해 이미 발견된 2개 행성의 존재를 재확인하고 새로 5개의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7개의 행성이 모두 지구와 비슷한 성질과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트라피스트-1은 태양 크기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적색 왜성이라 불리는 작은 별이다. 질량도 태양의 8%밖에 되지 않고 표면의 온도도 두 배 이상 낮다.

어떤 별을 보고 있는데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이 그 별 앞을 지나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럴 경우 그 별의 밝기는 지나가는 행성의 크기만큼 가려질 것이다. 별의 밝기 또한 그에 해당하는 만큼 어두워질 것이다. 행성이 다 지나가면 별은 원래의 밝기를 회복할 것이다. 이렇게 별이 어두워졌다 회복되는 주기와 크기를 관측하면 그 별 앞을 지나가는 행성의 크기, 공전 주기, 질량을 계산할 수 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이런 방법으로 트라피스트-1을 관측했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7개의 행성 모두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표면이 딱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3개의 행성에는 표면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표면 온도가 0도에서 100도 사이로, 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와 다른 점도 있다. 바다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3개 행성의 공전 주기는 4일에서 9일 정도로 계산되고 있다. 1년이 불과 지구 시간으로 며칠이라는 이야기다. 별에 너무 가깝지만 그 별 자체가 태양보다 온도가 많이 낮기 때문에 마치 태양계의 지구와 같은 온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지구와 같은 대기가 있는지 후속 관측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학자들이 흥분하는 것은 이들 행성에서 관측된 많은 지표가 그곳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받고 있는 3개의 행성은 서로의 거리도 가깝다. 마치 지구에서 달을 보는 것처럼 서로를 인식할 것이다. 만약 그곳에 우리 같은 지적 생명체가 산다면 서로 우주선을 타고 왕래하고 있지 않을까, 서로 화성인, 지구인, 금성인 이런 식으로(이름은 다르겠지만) 부르면서 교류할 수도 있겠다. 벌써 이런 비약적인 상상을 해 본다.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다.

이명현 과학저술가·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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