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앞날을 미리 보여주는 책 '조선을 홀린 무당 진성군'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17. 2. 24. 21: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본을 알기가 힘든 샤먼(무당)이 국가 지도자의 곁에서 국정에 개입하자 나라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제정 러시아의 짜르의 가문의 라스푸틴이나 21세기 한국 청와대의 ‘바지 대통령’과 비선실세 이야기가 아니다. ‘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배상열 지음, 추수밭)은 19세기 조선왕조 말 명성왕후의 ‘비선실세’로 조정을 흔들었던 무당의 ‘국정농단 사태’를 풀어 쓴 역사교양서다.

글 쓴이는 이책에서 우리가 과거의 참사에 분노를 해도 비극과 위험에 내성이 생겨 무감각해 진다면 내일 다시 그 참사가 반복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진령군은 임오군란이 발생한 후 공포와 두려움에 빠진 명성황후에게 가까이 다가간 후 배후에서 그녀를 조종을 한 인물이다. 자신이 무당으로 ‘예언능력’이 있는 것 처럼 황후를 속여 관우의 사당을 한양에 두 군데나 세우며 혹세무민을 했다.

문제는 무당인 진령군이 호구지책으로 무당이된 ‘과부 박씨’로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나 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했지만 당시 권력자인 명성왕후의 총애와 믿음 속에 국가의 의사결정에 관여를 했고 각종 이권을 전횡했다는 점이다.

진령군이 힘을 얻자 벼슬아치의 부인들은 그녀를 자매로 여기기도 했고, 어떤 이는 그의 수양아들이 되기를 원했다. 진령군의 양자노릇을 한 무뢰한 이유인이란 작자는 진령군과 입에 담기 힘든 추잡한 소문도 있었지만 명성왕후 후원으로 목사 벼슬까지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명성황후에 대해 ‘속은 게 아니라 속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임오군란 후 청나라의 개입을 요구한 건 명성황후였다’,‘갑신정변이 실패한 것 또한 명성황후의 꾀였다’등 아직도 야사에 남아 있는 명성왕후에 관련된 신화들을 해체한다.

진령군이 조선 역사 500년 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군호인 ‘진령군’를 받은 무당 이라는 점은 ‘유교 윤리’가 국가 기본이라던 왕국이 말기에 가서 얼마나 기강이 무너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명성왕후를 앞세워 국정을 농단한 진령군에 대한 처벌은 혼란기인 시국 때문에 잠시 옥살이를 시키고 재산 일부를 압수하는 선에서 끝났다고 한다.

진령군은 ‘진실한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