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도 안 가본 길..'연아 키즈'가 간다

김은진 기자 2017. 2. 2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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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피겨여왕’ 김연아를 이을 새 주인공의 탄생을 기다린다.

최다빈(17·수리고)이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7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 성적을 안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5.62점과 예술점수(PCS) 25.68점을 받아 총점 61.30점으로 출전선수 24명 중 1위에 오른 최다빈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최고연기를 펼치면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따낸 동메달을 넘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각각 금·은메달을 딴 ‘피겨여왕’ 김연아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다.

관건은 쇼트프로그램에서처럼 다시 ‘클린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최다빈이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실수 없이 ‘클린 연기’로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최다빈은 이 대회에 앞서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출전해 각각 7위와 9위에 머물렀다.

최다빈은 지난주 강릉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쇼트프로그램 음악을 바꾸는 강수를 두었다. 변화는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4대륙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61.62점), 프리스케이팅(116.92점), 총점(182.41점)에서 모두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을 받아 종합 5위에 오른 최다빈은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1위로 출발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른 홍고 리카(일본·60.98점)에게 0.32점 차로 앞서 있다. 실수 한 번에 뒤집힐 수 있는 미세한 점수차다. 최다빈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클린 연기’가 필수다.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피겨 강국인 유럽과 북미 선수들이 빠졌지만 최다빈(182.41점)보다 ISU 공인 총점이 높은 홍고 리카(199.15점), 리쯔쥔(중국·184.52점), 엘리자베트 투르신바예바(카자흐스탄·183.62점) 등이 출전했다. 이들과의 경쟁을 뚫고 금메달을 따낸다면 한국 피겨의 새 역사와 함께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맨 마지막 순서인 24번째로 연기하는 최다빈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트리플 토루프 연결 점프가 잘되지 않을 때가 있다”며 “등수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연기에 집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메달 색깔을 의식하지 않고 평소의 실력을 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피겨스케이팅 불모지 한국에서 김연아가 세계 피겨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면서 많은 후배들이 뒤를 따랐지만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연아 키즈’의 선두주자인 최다빈이 삿포로에서 뜻깊은 새 역사에 도전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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