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화 '더 록'에 나온 독가스..극미량만으로도 사망

조동찬 기자 2017. 2. 2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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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보시는 영화 '더 록'에서 범죄자들이 미국 정부를 협박하기 위해 사용한 독가스가 바로 VX 입니다. 영화에서는 초록색 액체로 표현했지만 실제는 무색, 무취한 테러 무기입니다. 지난 1988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에게 VX 가스를 살포해 무려 3천200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Vx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알려 드립니다.

<기자>

VX는 1950년대 독일에서 개발됐습니다.

이후 독성을 강화한 여러 종류가 나왔는데, 끈적한 액체나 가루 형태로 사용됩니다.

[생화학 테러 물질 전문가 : 합성하는 게 아주 어려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화학공장이라든지, 화학관련 연구를 하는 시설이면 만들어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몸에 흡수되면 폐와 심장 근육에 분포한 신경이 마비됩니다.

즉시 해독제를 맞지 않으면 사망합니다.

극미량, 30 마이크로 그램만 몸 안으로 흡수돼도 10명 중 5명이 죽는데, 피부에 닿거나 들이마시면 눈물, 구토 등으로 체액이 빠져나오다가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흡수력이 높은 눈 점막을 통하면 훨씬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해칠 수 있습니다.

---

<앵커>

조 기자, 말레이 경찰의 얘기를 들어보면 용의여성 두 명이 맨손으로 VX를 만져 얼굴에 발랐다는 거잖아요. 그럼 본인은 어떻게 해야하는 거죠?

<기자>

제가 VX에 관한 연구 논문들을 들고 나왔는데 VX는 분명히 피부로 흡수됩니다.

미국 생화학 무기 센터가 공개한 사진을 보시면, VX에 노출되면 저렇게 피부에 커다란 물집이 잡히면서 손상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맨손이라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를 못 믿겠다는 국내 전문가도 많습니다.

다만, 가능성은 작지만 범행 직후 재빨리 독을 씻어내 큰 위해를 입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

<앵커>

근데, 재빨리 씻는다고 해서 무슨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VX는 독을 씻어내는 제독제도 잘 개발돼 있습니다.

최근에 로션 형태로 개발된 제독제 효과를 보면, 제가 그래프를 준비했는데요.

이 로션을 5분 이내로 바르면 피부로 흡수되는 양이 100분의 1 이상 줄어듭니다.

그래도 굳이 위험하게 맨손으로 했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앵커>

굉장히 자기 목숨을 걸고 아슬아슬한 1, 2초 사이의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은 쉽지 않은 것 같고요.

다른 전문가의 얘기는 앞 여성과 뒤에 여성이 각기 다른 물질을 뿌리고, 그게 김정남의 얼굴에서 합성돼서 독이 됐다는 주장도 하던데 가능성이 있는 얘기인가요?

<기자>

가능성을 굳이 생각해보자면, VX 가루를 뒤에 여성이 뿌리고 앞 여성이 액체 형태로 뿌렸을 경우 강력한 맹독성 기체가 발생 합니다.

그건 맞는데, 문제는 이럴 경우 용의자는 물론 주변 사람도 다 생명을 위협받게 됩니다.

따라서 그보다는 가루나 액체 형태를 김정남의 눈 점막에 들어가도록 묻혔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그렇게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지금 설명을 들어도 맨손이라든지 양쪽에서 합성한다든지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긴박한 상황에서, 또 더구나 전문가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여성들한테도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가긴 하는데….

VX가 살해 무기였다고 나온다면 북한과의 연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VX는 여러 나라에서 여러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VX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조동찬 기자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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