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타뉴스] '공사비 22조' 4대강, 사후 관리비는 얼마나 들어갈까?

박용필 기자 2017. 2. 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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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4대강 사업’에 관한 뉴스가 다시 들려옵니다. 주로 돈이 더 들어갈 거라는 얘기들입니다. 강 수질과 주변 생태계에는 별 악영향이 없을 거라던 당시 이명박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른바 ‘녹조라떼’를 비롯한 환경 문제가 터져나왔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관리하기 위해 추가 예산이 하나 둘씩 늘어갑니다.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갔던 4대강 사업,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측이 차츰 현실화됩니다. 일부에서는 ‘4대강’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4대강은 정말 ‘돈 먹는 하마’가 될까요? 건설에 들어간 22조원 외에 완공 후에는 얼마의 돈이 더 들어갔고, 또 얼마나 더 들어가게 될지, 그간의 기사들을 토대로 대략 추산해봤습니다.

경북 고령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 위로 물고기 한 마리가 떠다니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완공 이후 추가 소요 비용-약 2조5000억원

▶관련기사: [단독] 4대강에 매년 5051억원 추가 비용 쏟아부어
일단 위의 기사에 따르면 2012년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뒤에도 매년 평균 5051억원의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국회 국토교통부 자료와 김상희 의원실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자료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인데요. 수자원 공사가 진 빚의 이자를 갚는데 연평균 3182억, 4대강 사업구간 관리에 연평균 1345억원, 준설토 관리에 연평균 350억원, 농경지 침수 대응에 연평균 132억원, 녹조 대응에 연평균 39억원, 이렇게 해서 연평균 5051억원이 추가로 들어가고 있다고 기사는 계산했습니다.

출처: 한겨레신문

다만 각 항목 별로 연평균치를 낸 기간이 약간 씩 다릅니다. 예를 들면 ‘수공이 진 빚의 이자’를 지원한 액수는 2013년부터 2015년 치를 가지고 연평균을 낸 반면 4대강 사업구간 관리 금액의 경우 2012년부터 2014년치를 가지고 평균을 냈습니다. 또 여기에는 2016년 이후의 수치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유지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공이 진 빚의 이자’ 지원액은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2016년엔 3010억원, 2017년엔 2564억원으로, 저 위의 연평균치 3182억원보다는 다소 적습니다. 때문에 2017년 현재까지 5051억원이 매년 들어갔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가정이 아닐 것 같습니다만. 대략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해마다 5000억원 가량, 즉 2조5000억 정도의 유지비가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은 해 볼 수 있겠네요.

충북 충주시 가금면 남한강 수변공원 산책로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관련기사:4대강 ‘무차별 풀 베기’ 천변 생태계 파괴한다…정부 5년간 668억원 투입
유지비 관련 기사를 찾다보니 4대강 천변의 예초비 명목으로 국토부가 한국수자원공사와 각 지자체에 지급한 예산도 나오는군요. 5년간 668억원에 달한다고 돼 있습니다. 다만 이 예산은 기사에 따르면 “국토부가 4대강 사업 종료 이후 수자원공사와 지자체들에 지급해온 4대강 시설물과 수변공원, 제방 등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에 포함된 금액”입니다. 위에서 추산한 2조5000억원 안에 이 돈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일단은 빼겠습니다. 그럼 공사가 마무리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들어간 금액은 대략 2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겠습니다.

■추가 소요가 확정된 비용-약 5조7848억원

▶관련기사:‘4대강 빚’ 갚는데 2년째 3400억
그럼 앞으로는 얼마가 더 들어갈까요? 앞서 유지비가 해마다 5000억원씩 들어갔다고 계산한 만큼 앞으로도 해마다 5000억원씩 들어간다고 간단하게(?) 계산할 수도 있겠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좀 더 보수적으로 하겠습니다. 추가 투입 계획이 확인된 예산 만으로 추산을 해보겠습니다. 일단 유지비의 경우, 2015년 9월 보도에 따르면, 당초 ‘수자원 공사가 진 빚’의 이자는 수자원 공사가 빚을 탕감할 때까지, 정부가 2조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지금까지 집행된 이자 지원액을 빼보겠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3182억’, 2016년 ‘3010억’ 2017년 ‘2564억’을 빼면, 1조3880억이 나오네요. 앞으로 수공 이자를 대신 갚아주는 데만 1조3880억원이 더 들어가겠군요.

17일 충남 부여 4대강 백제보. / 이준헌 기자

▶관련기사:정부, 수질 개선·용수 확보 안돼 3조 더 투입 ‘4대강 실패 자인’
2016년 9월에는 정부가 4대강사업에 2조8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같은 당 김현권 의원이 공개한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의 내부 자료들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은 강 하류에서 중상류의 상습가뭄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사업에 2조원 가량, 또 4대강 중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지류지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802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추산한 추가 이자 지원 비용 1조3880억원에 수질 개선과 농업용수 공급 사업 2조8024억을 더하면 3조4704억원이 되는군요.

▶관련기사:[단독]4대강 보 주도했던 수공 “570억 들여 녹조 관리”
또 올해 수자원공사의‘차세대 물관리를 위한 11대 당면과제’라는 자료에는 녹조 대책에 추가로 570억, 4대강 지점별 맞춤형 통합녹조대응 시범 사업에 339억, 또 대규모 녹조제어연구개발 등에도 235억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금액도 합산을 하면, ‘3조4704억+570억+339억+235억= 3조5848억원’이 됩니다.

경향신문 그래픽

▶관련기사:4대강에 2조원짜리 ‘인공호흡기’
또 해당 자료에 보면 수자원공사가 4대강의 보 10곳에 ‘친환경 여과시설’인 천변 저류지를 설치하겠다며 2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금액까지 하면 앞으로 추가로 들어갈 계획이 구체적으로 잡힌 금액은 3조5848억+2조2000억 = 5조7848억원 입니다.

다만 이 자료에 대한 경향신문의 보도가 나가고, 여론의 질타가 잇따르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이 ‘차세대 물관리를 위한 11대 당면과제’를 전면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해당 사업예산을 빼면 다시 3조4704억원 가량으로 줄어듭니다.

▶관련기사:[기자메모]이제 와 “4대강 수질 관리”…국토부·수공의 생존 ‘뒷북’

■완공 이후 추가 소요됐거나 소요될 비용의 총합-약 5조9704억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기사를 토대로’ 이미 들어갔거나 들어갈 계획이 잡힌 금액 만을 가지고 ‘보수적’으로 ‘추산’한 4대강 완공 이후의 소요 비용은,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 2조5000억여원, 앞으로 들어갈 계획이 확인된 비용 대략 5조7848억원입니다. 합하면 8조2848억원 정도된다는 계산이 나오는군요. 다만 수공이 여론에 밀려 최근 폐기하겠다고 밝힌 ‘차세대 물관리를 위한 11대 당면과제’의 내용을 뺄 경우 5조9704억원 정도가 됩니다.

공사비만 22조원 가량에, 5조9704억여원의 추가 예산이 더 들어갔거나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4대강 사업,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릴 만 하지 않습니까?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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