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지지율 하락" ②

KBS 입력 2017. 2.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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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2월 24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정연정 배재대 교수

“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지지율 하락”

[윤준호] 금요 정치 토크 시작하겠습니다. 정치 평론가 두 분과 이번 주 여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 그리고 정치권 분위기 살펴보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리고 배재대 정연정 교수님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그야말로 파죽지세를 달리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실언 논란으로 지지세가 멈칫한 한 주였습니다. 어제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났는데요.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이라고 불리는데요. 어떤 발언인지 황 평론가님께서 정리해 주시죠.

[황태순] 일요일이었죠. 19일 부산대 특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안희정 지사는 본인의 생각이었던 ‘대연정론’이 있었지 않습니까? 거기에 기만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든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이 못 따라서 그런 것이다’라고 하면서 예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박근혜 대통령의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이었습니다. 아주 난리가 났죠. 문재인 전 대표는 거기에 대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정의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분노가 빠진 것 아닙니까?’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안희정 지사가 ‘나는 반어법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진정성을 믿어 달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한 2박 3일 정도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간 노선 투쟁이 있었죠.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분이 나중에 사랑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윤준호]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이게 너무 잘나가다 보니까 나온 실언이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정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정]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실수로 하는 경우를 ‘실언’이라고 하죠. 그런데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이었는가 하는 점에서 이게 실언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9일날 했던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도 원래는 선한 의지로 좋게 정치를 해 보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다. 뜻대로 안 된 이유는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라고 하는 게 정확한 워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과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지율에 반영되는 이유는 뭐냐 하면 그 발언을 해 놓고 자신의 소신을 금방 바꾸는 행위와 물러서는 행위 때문이죠. 이런 것들에 대한 반응도 조금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 철회도 있었겠지만 발언을 하고 난 다음 뒤로 물러서는 모습들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질문에 작년 12월 달에는 ‘그래도 헌법은 지켜야 한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관훈 토론에서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도대체 안희정의 뜻은 무엇이냐’ 하며 많은 사람들이 선명성을 인지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도층도 그 부분에서 이탈을 하는 모습들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하락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보가 계속된다면 안희정 지사는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일만 남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준호] 방금 정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은 실언은 아닌데 물러서다 보니까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것 같다는 평가를 하신 건가요?

[정연정] 실수라고 하는 부분, 잘못된 말이라고 하는 평가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까 제가 명확한 워딩을 말씀드렸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두 대통령에 대한 문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맞는 말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건 해석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받는 사람들의 느낌상 문제가 있는 것이어서 잘못된 말이라고 명확히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런데 정치인의 발언은 발언 자체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안희정 지사가 처음에는 반어법이었다고 말했다가 그 주장을 계속 가져가기에는 스텝이 꼬이니까 이틀 뒤에 사과한 것 아니었을까요?

[정연정] 그 반응이라는 것도 제가 볼 때는 해석상의 문제인 거죠.

[황태순] 사과를 하면서 뒤에 하나를 더 달았죠.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나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저는 안희정 지사에 대해서 정연정 교수님하고 생각이 비슷합니다. 안희정 지사가 왜 처음에 바깥으로 갔을까요? 이미 당내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강고한 세력들이 있으니까 중도 외연 쪽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서 그거를 가지고 내부를 한번 흔들어보자는 전략이었을 겁니다. 이른바 ‘외곽을 두드리면서 내부로 들어가자’는 전략을 취하려 했을 겁니다. 그게 처음 나왔던 ‘대연정론’ 아닙니까? 그렇다면 내부에서 조금 강경한 목소리의 견제가 들어왔더라도 그대로 밀고 갔어야 했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지난주 금요일날 한국 갤럽 기준으로 20%를 돌파하지 않았어요? 그후 내부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측의 견제, 외부에서는 중도 보수 세력 내에서 안희정 지사에 대한 견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보수당 쪽에서 나오는 것이 ‘당신이 87년, 86년 당시 반미 청년 회의를 주도하지 않았느냐, 당신의 사상은 무엇이냐. 그리고 2002년, 2003년 당시 정치자금법을 위반해서 감옥에 가지 않았느냐’ 하는 식으로 내외에서 공격이 있었습니다. 2박 3일 만에 ‘반어법이다, 진정성이 있다’ 이렇게 바뀔 게 아니라 계속 밀고 나갔으면 외곽에서도 ‘저 사람 말은 진정성이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도 보수층에서도 지지가 올라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산토끼와 집토끼 사이에서 막판에 흔들리는 바람에 꿩도 잃고 매도 잃는 결과가 올 수 있다는 정 교수님 말씀에 저는 동의합니다.

[정연정]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것은 지지도 고민도 하게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함의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면밀하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한쪽에서만 해석하면 그런 해석이 가능한 것이고 특정 지지층들은 거기에 상당히 반응을 보일 겁니다. 법과 원칙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하게 보고 있는 거거든요. 이게 말씀하신 중도들의 중요한 가치 부분이기도 하죠. 더군다나 박근혜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패착의 문제도 여기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지적은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은 조금 너무 과도하게 매도당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히려 안희정 지사가 그거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고 해석하고 지지층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토론과 공유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뒤로 물러서거나 애매한 방식으로 대응하다 보니까 지지해야 할 사람들도 철회를 하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준호] 어쨌든 문재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비판했지만 결국은 안 지사가 사과하면서 두 사람의 논쟁도 봉합됐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하는 논쟁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본 것이겠죠?

[정연정] 그렇죠. 그동안 보면 안 지사의 지지율 확보를 통해서 민주당 쪽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야권의 파이도 상당히 넓어졌었거든요. 거의 50% 이상에 육박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안 지사의 지지율이 빠져버리면 그 파이가 동시에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전 대표가 만약에 나중에 결선에 가게 되면 그 파이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유리할 게 없는 것이죠. 저는 오히려 이런 거를 가지고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전략적 제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전 대표도 세게 발언을 했다고 보는데 실제로는 빨리 봉합하는 것이 파이를 줄이지 않고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문재인 전 대표 이야기도 해 보겠습니다. 인재 영입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이 직접 인사들을 소개했다고 하죠?

[황태순] 그렇죠. 문재인 대표가 어제 호사카 유지 교수, 유웅환 박사를 소개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많은 사람들을 영입하지 않았습니까? 원래 싱크탱크가 있었지만 싱크탱크 플러스 정책자문단이라고 해서 외교, 안보, 미래창조 이런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나왔습니다. 전인범 특전 사령관이라든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있었죠. 그런데 이번 주 같은 경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큰 말실수를 하셨죠. 지금 현재 여의도에서 찌라시가 돕니다. ‘누가 차기 국무총리라더라, 정무수석은 누구라더라, 비서실장은 누구라더라’,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전 대표측에서는 딱 잘라 선을 긋고 화를 내고 있습니다. ‘그건 아니다, 그런 거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인재 영입 과정에서 영입된 사람들 가운데 구설에 오른 부분들을 막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습니다. ‘이슈를 이슈로 덮는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제 유웅환 씨와 호사카 유지 교수를 소개했죠. 유웅환 씨 같은 경우 미국 국적입니다. ‘문재인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 미국 국적까지도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문재인 캠프 쪽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경호를 강화했다고 하더라고요.

[정연정]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과정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테러 위협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내부의 감지가 나름대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고용된 사설 경호원을 뒀죠. 일각에서는 사설 경호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자원 봉사단이라는 말도 하더라고요. 아무튼 보호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실제로 너무 과잉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확실한 제보도 아닌 상황인데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 과잉된 경호라고 봅니다. 특히나 문재인 전 대표 같은 경우 기자들하고도 소통이 제대로 안 돼서 문제가 되는데 오히려 스킨십을 늘려야 할 때 그것을 빌미로 해서 후보 자체를 과잉보호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선이 있습니다.

[황태순] 그 부분에 대해서 사실 헌재에서도 경찰에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아마 22일부터는 그렇게 할 걸로 보입니다. 경찰에서 파견된 경호원들이 실탄을 장전한 상태에서 여덟 분의 헌법재판관들을 경호, 경비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 집회, 태극기 집회 등 거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이다 보니까 유력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 캠프에서는 그런 쪽이 신경이 쓰이기는 쓰일 것입니다.

[윤준호] 한 부분만 정리를 하고 가겠습니다. 앞서 정 교수님께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는 과정’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기 때문에 말을 정정하겠습니다.

[정연정] ‘인용이 된다면’라는 말이었습니다. 방금 경호에 대한 말씀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사실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면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 오히려 더 공식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그게 사실이고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하면 헌법재판소가 했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경찰 보호를 요청하는 게 맞는데 그걸 빌미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윤준호] 아마 문 전 대표 캠프 쪽에서는 ‘벌써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세하느냐’ 하는 비판을 우려한 것 같습니다.

[정연정] 그런 의도에서 경호진을 포진한 게 아니라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탄핵 결정이 이루어지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위기의식을 느꼈다면, 그게 이유라면 신변 보호를 경찰에 요청하는 게 맞죠. 그쪽에서 밝히고 있는 것이 그것 아니겠습니까?

[윤준호] 여러 가지 고민도 많았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범여권 쪽으로 이야기를 옮겨가겠습니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족쇄가 풀린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금 정치행보를 그쪽에서 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요.

[황태순] 홍준표 지사는 몸값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바른정당에서는 ‘당신하고 우리는 친박들에 의해서 핍박받았던 입장이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까 이리로 오십시오’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당에서는 ‘무슨 얘기냐. 한국당 소속의 도지사이다. 왜 당신들이 기웃거리느냐’ 하는 반응을 보였죠. 2월 1일날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중도 포기를 하셨고 그 이후 보수 쪽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까? 황교안 권한대행은 행보는 하시되 권한대행을 열심히 한다고 하다 보니까 마음 둘 데 없던 차에 홍준표 지사가 2심에서 무죄가 나온 거예요. 원래 홍 지사는 2015년 초에 대권 도전 선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해에 ‘성완종 게이트’에 걸려 버린 겁니다. 그래서 2년 가까이 발목이 잡혀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치고 나가고 노골적으로 부산, 대구, 울산 쪽으로 돌면서 대학 특강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죠. ‘내가 보니까 내공이 나만 한 사람이 박지원 대표 빼놓고 아무도 없다’. 예전에 홍 지사가 당 대표도 했었고 실제 대선 출마 선언도 했었고 본인 스스로 트럼프와 두테르테와 비교할 정도로 거침없는 언사, 직접적 화법,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등등 나름대로 신화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보수 쪽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윤준호] 유승민 의원이라든가 범여권 후보들 지지율이 치고 오르지 못하고 있고 황교안 대행은 아직까지 어떻게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홍준표 지사의 ‘구원투수론’ 얘기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정연정] 현재로서는 출마할 것 같다는 얘기가 돌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지지율이 거의 동일한 수치가 나오더라고요. 그런 걸 봐서는 보수 후보가 난립하지만 실제로 보수 유권자들이 지지할 만한 후보가 크게 없는데 과연 지금 보수가 해야 될, 특히나 이번 대선에서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 해야 될 것은 뭐냐 보면 개혁적 보수의 이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른바 박근혜 정부의 여러 가지 국정농단의 문제들을 거치면서 ‘보수가 깨어나야 된다, 새롭게 바뀌어야 된다’는 인식들이 있는 거거든요. 그게 아마 ‘샤이 보수’의 민심을 상당 부분 끌어내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홍준표 지사가 개혁적 보수인가’, 이건 좀 다른 문제죠.

[윤준호] 정 교수님 생각에는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정연정] 말하자면, 나오실 수는 있겠으나 승률을 높인다고 했을 때 그런 개혁하는 보수, 바뀌는 보수의 이미지를 걸고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특히나 샤이 보수들, 뭔가 보수가 바뀌어야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층에서는 어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지지율이 지금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태순] 여기에 대해서 반론 제기해도 됩니까?

[정연정] 하시죠.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황태순] 대전제를 두 가지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3월 13일에 기각이 되든 아니면 인용이 되든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만약에 인용이 된다면 조기 대선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 보수들이 뭉칠 것인가, 지리멸렬할 것인가. 이건 가정입니다마는, 인용이 된다면 제일 먼저 의사결정을 해야 될 분은 황교안 권한대행일 겁니다. 지금 보수의 상당수가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목을 걸고 한 15% 정도 모여 있습니다. 거기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만약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권한대행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그때 그 표는 어디로 갈까요? 유승민 후보를 비롯한 여럿이 지금 보수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샤이 보수’들이 지리멸렬해서 아예 투표를 안 할 거라면 모르지만 할 거라면 어느 한쪽으로 모이게 될 것입니다. 그때 개혁 보수하고 거리가 있어 보이는 듯한 홍 지사는 어떻게 보면 정통 보수로서의 색깔은 강하죠. 아까 얘기했던 지지율은 나름대로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봅니다.

[정연정] 우리가 2012년 대선과 그 이전 2007년 대선의 결과들을 보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양대 진영 구조가 만들어지면 보수의 숫자가 많아질 수 있다고는 보이는데 실제로 유권자들 패턴을 보면 진짜 보수, 진짜 진보 숫자는 크게 많지 않습니다. 중도가 어느 쪽으로 진자추를 옮겨주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죠. 지금 상황에서 만약에 탄핵이 인용된다면 중도층의 진자가 보수층에 갈리는 없거든요. 그렇다면 그 진자추를 어떻게 옮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겠죠. 황교안 권한대행이든 누구든 간에 개혁 어젠다를 들고 나오지 않으면 사실 힘든 상황이 됩니다. 지금으로서는 황교안 대행에 대한 인물적 지지도 있겠고 여러 가지가 포함돼 있겠지만 실제로 어젠다 없이 보수 쪽에서 인물론만 내놓고 선거를 치른다면 50% 또는 그 이하의 파이를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중도층의 진자추가 훨씬 더 진보 쪽으로 또는 다른 야당 후보 쪽으로 세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작은 비율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하신 대로 황교안 대통령 대행이 범보수 여권의 가장 중요한 축인데요. 황교안 대행은 현재 긍정도 부정도 아니죠?

[황태순] 네, 다시 말해서 NCND죠.

[윤준호] 그렇지만 최근의 행보는 대선주자 행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황태순] 스킨십이 많이 늘었습니다. 어제인가 그제도 보면 규제 개혁 관련 100분 토론도 하고 막걸리도 마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보면서 막걸리를 마시는 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규제 개혁 토론을 할 수는 있습니다.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도 했었죠. 그런데 굳이 이런 시점에서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 시민들하고 만나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우리 아들도 서른네 살입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누가 보더라도 사실 대권 주자의 행보인 것이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위기가 보통 위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AI부터 시작해서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독살 사건 등 챙겨야 될 것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 스킨십 강화를 통한 얼굴 알리기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저러시는 건 곤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연정] ‘정책’으로 쓰고 ‘정치’로 읽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최근 탄핵 심판 선고 날짜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얘기가 왜 나올까요? 그리고 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황태순] 일부 언론 칼럼니스트나 논설위원들의 말을 보면, ‘태극기 집회나 촛불 집회 대립이 크기 때문에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그 이후 한쪽에서는 불복할 것이고 한쪽에서는 환호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나라꼴이 아니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면 작년에 있었던 질서 있는 퇴진론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번 주부터 주호영, 정우택 양 보수 정당의 원내대표들이 슬슬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80일 가까이 탄핵 심리를 해 오고 16차례 심리가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 하는 반응이죠. 그 대전제가 뭐냐 하면 ‘탄핵 소추를 취하하라. 그 대신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닉슨 경우처럼 사면을 전제로 사법적 처리를 감경해 줘라, 그렇게 가면 충돌은 없지 않겠는가’하는 것입니다. 청와대도 그렇고 야당에서도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정연정] 제가 볼 때는 그런 얘기가 여의도에서, 특히나 여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에 주목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봅니다. 탄핵이 이미 어느 정도 결정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그 결정이 있기 전에 하야한다는 건 시기가 굉장히 늦은 것이죠. 그런데 정치권에서, 특히 여당 일각에서는 이런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만약에 탄핵이 인용된다면 결국 여당 입장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모든 족쇄들이 묶여 있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길을 열어달라는 희망인 것이죠. 그래서 오히려 자신들도 대선을 치러야 하니 대통령께서 길을 열어주시는 게 어떻겠느냐 하는 희망과 바람이 반영된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청와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정치적인 소망성이고 그런 점에서 여당이 살 길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 평론가, 배재대 정연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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