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규수에서 맛보는 자연 트레킹①] 아기자기한 숲길부터 화산지대까지..트레킹 종합선물세트

2017. 2. 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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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남규슈의 자연을 그윽한 봄철에 트레킹하다보면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기자기한 숲길과 일본 근대사의 풍운아 사카모토 료마의 자취를 접할 수 있는 규슈올레의 기리시마-묘켄 코스 숲길(위)과 20여개의 화산이 모여있는 기리시만 화산지대에서 박력 있는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가라쿠니다케 트레킹. 사진제공|마중여행사·가고시마현관광연맹
11km기리시마-묘켄 코스 초보자에 적당 무지개 걸리는 이누카이노타키 폭포 백미 화산지대 가라쿠니다케, 산악트레킹 진수 지름 900m의 화구호 ’오나미이케’ 장관도 일본을 이루는 4개의 섬 중 규슈는 가장 남쪽에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15분 안팎이면(후쿠오카 기준)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음식, 온천, 시티투어, 자연관광, 레저 등 여행자들의 선택지도 다양해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여행지다. 3∼4일 정도의 일정으로 규슈를 방문할 경우 대개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오이타 구마모토 등을 여행한다. 하지만 가고시마, 미야자키현이 위치한 남규슈도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곳이 많다. 특히 꽃 소식이 전해오는 봄철의 남규슈는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여행 ‘버킷 리스트’에 포함하기를 권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아기자기한 숲길부터 박력 넘친 전망을 자랑하는 화산지대, ‘불의 나라 규슈’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온천까지 ‘여행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

●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과 日 근대사의 자취, 묘켄 올레길 가고시마현에 있는 인구 12만여 명의 기리시마시(霧島市)는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기리시마를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과 곳곳에 흩어진 많은 온천으로 인기 높은 관광지다.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에 걸친 방대한 지역을 아우르는 기리시마 국립공원은 1934년 운젠, 세토나이카이와 함께 일본의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정확한 명칭은 기리시마야쿠국립공원(霧島屋久國立公園). 1964년 야쿠섬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깊은 골짜기 사이에 자리잡은 온천지대 묘켄(妙見)은 요즘은 온천 못지않게 규슈올레의 기리시마-묘켄 코스의 출발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규슈올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관광객 증대에 고심하던 규슈가 제주 올레길의 성공을 보고 도입한 트레킹 상품이다. 2012년 사가현 다케오 코스, 구마모토현 아미쿠사-이와지마코스 등 4개 코스로 1차 개장을 했고, 이후 2013년, 2014년 각각 4개 코스씩 추가 개장했다. 총 6차에 걸쳐 코스를 늘려 현재는 규슈 7개현에 걸쳐 총 19개의 규슈올레 코스가 있다. 규슈는 앞으로도 코스를 더 개장해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장 11km로 4∼5시간 정도가 걸리는 기리시마-묘켄 코스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초보자나 가족 트레킹으로 적당하다. 이 코스는 아름다운 숲길 산책로와 함께 일본 근대사를 대표하는 인물의 자취를 느낄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바로 일본 근대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지금까지도 영화, 드라마의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카모토 료마의 신혼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사카모토 료마는 1866년 당시 아내와 함께 일본 최초의 서구식 신혼여행을 떠났는데, 그때 그가 20여일간 머물며 산책을 한 곳이 바로 기리시마-묘켄 코스다.

트레킹의 시작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건물이 양쪽으로 늘어선 묘켄 온천가에서 시작한다. 동네를 흐르는 아모리강의 현수교를 건너면 깊은 숲속으로 수줍게 이어진 오솔길이 보인다. 봄이면 하늘을 찌를 듯이 꼿꼿하게 자란 삼나무들 사이사이 피어난 들꽃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숲길을 2km 정도 걷다보면 이 코스의 백미인 이누카이노타키 폭포를 만나게 된다. 높이 36m, 폭 22m의 제법 규모가 큰데, 봄철 오후 폭포에 무지개가 걸리는 경치가 일품이다. 폭포에 이어 만나는 와케신사는 매년 4∼5월에는 주변에 만개하는 등나무꽃을 테마로 하는 축제가 열린다. 와케신사를 지나 산속으로 난 ‘료마의 산책길’을 통과하면 도착지점인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공원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족탕이 있어 트레킹으로 지친 발의 피로를 풀기 제격이다.

기리시마-묘켄 코스,가라쿠니다케 코스
● 산악 트레킹의 진수, 가라쿠니다케 규슈올레 기리시마-묘켄 코스가 아기자기한 풍광과 일본 격변기의 풍운아가 걸어온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기리시마국립공원의 간판스타, 가라쿠니다케는 화산지대의 박력 넘치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가라쿠니다케(韓國岳)의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한국악’. 웬지 모르게 친근해지는 이름이다.

이곳은 최고봉인 가라쿠니산(1700m)을 비롯해 신모에산, 타카치호노산 등 20여개의 화산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를 총칭해 기리시마산으로 부른다. 화구 15개, 화구호 10개가 있고, 현재도 활동하는 화산이 있는데, 가장 최근에 분화는 1959년의 신모에산이다.

트레킹의 시작은 해발 1200m의 에비노 고원에서 시작한다. 대략 6∼7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이고,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지역을 걷는 것이라 신발부터 변덕심한 날씨를 대비한 옷 등 준비가 필요하다.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지름 900m, 깊이 300m의 화구호 ‘오나미이케’. 산 정상에서 화구호를 중심으로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경관이 장관이다.

이처럼 여정마다 색다른 매력을 지는 기리시마-묘켄 코스나 가라쿠니다케의 트레킹이 끝난 후 저녁에 기리시마의 숙소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온천욕이 더해지면 봄철 규슈여행의 낭만이 완성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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