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젊은 간이 위험하다 .. A형 간염환자 작년에만 4678명
젊은 연령층 항체보유율 낮아
오염된 약수·식당밥 먹고 걸리기도
급성 간부전 진행 땐 생명 위험
예방주사가 최선 .. 접종률은 낮아
경기도 여주시에 사는 A씨(30)는 이달 초 설사와 구토가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A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집 근처 공원에서 떠온 약수가 화근이었다. 지난 15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이 약수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말 경북 상주에서 이사 온 뒤 공원의 약수가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는 집에서도 자주 마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엔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직원 10명이 집단으로 A형 간염에 걸렸다. 대부분 20~40대 남성들로 한 식당에서 A형 간염 보균자가 조리한 음식을 먹고는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국내 A형 간염 환자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2011년 이후 1000명 안팎 수준이던 것이 2015년 1804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4678명으로 263%나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다.
A형 간염은 보통은 몇 주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하지만 드물게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 경우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또 만성 간 질환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20~30대에선 설사·황달을 겪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외과의 서경석 교수는 “성인의 경우 면역 체계가 A형 간염 바이러스뿐 아니라 건강한 간세포까지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에서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90년대 A형 간염 유전자형은 대부분 IA형이었지만 국외에서 유입된 IIIA형 비중이 2007년 35.6%에서 2008년 54.6%로 늘었다.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선 예방접종이 최선책이다. 하지만 실제 접종률은 낮다. 2011년 조사 결과 14~17세의 접종률은 18.9%였고, 2014년 조사에서도 7~18세 자녀에게 “즉시 예방접종을 맞히겠다”는 응답이 32%에 그쳤다.
2015년 5월 국가예방접종에 A형 간염이 도입되면서 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들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김도영 교수는 “A형 간염은 예방을 얼마나 잘 하는지가 중요하다.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A형 간염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 세포 안에서 증식해 염증을 일으키는 급성 간염 질환.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있으며, A형도 다른 급성 간염처럼 발열, 식욕감퇴,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몇 주 지나면 자연치유되며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감염되고 어릴 때 감염되면 증상은 별로 없다. 」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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