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2위 싸움이 진짜.. 피용·마크롱 엎치락뒤치락
올 4~5월 실시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지지율 1위 후보보다 누가 2위가 될 것이냐가 더 주목을 받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차 투표는 넉넉한 격차를 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결선 투표에선 누구와 맞붙어도 패배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오는 4월 23일 실시되는 1차 투표 때 과반을 얻는 후보가 없으면, 1·2위 중 결선 투표(5월 7일)에서 최종 승자를 뽑는다.
1차 투표 2위가 대통령 당선의 보증수표가 되면서 2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2위 자리를 두고 하루걸러 순위가 바뀌는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19%로 공동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피용은 작년 11월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지만, 아내와 자녀를 보좌관에 '거짓 채용'해 세비(歲費)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마크롱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마크롱도 올 들어 계속 2위권을 유지하다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 통치는 반인권적 범죄"라고 말했다가 보수층 반발을 사는 등 설화(舌禍)를 겪으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프랑스가 결선 투표를 도입한 1958년 이후 지금까지 실시된 10번의 대선에서 1차 투표 2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3번이다. 1974년엔 독립공화당의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후보가 1차 투표에서 32.6%를 얻어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후보(43.3%)에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하지만 그는 결선 투표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50.8%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1981년 선거에선 미테랑의 복수극이 펼쳐졌다. 미테랑은 1차에서 25.9%를 얻어 2위에 그쳤지만 결선에선 51.8%로 현직 대통령인 데스탱을 제쳤다. 1995년 선거에선 공화국연합당의 자크 시라크 후보가 1차 투표 때 20.8%로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23.3%)에 뒤졌다가 결선에서 52.6%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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