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헌재 탄핵심판 선고 임박..'지원사격' 나선 친박

정강현 입력 2017. 2. 2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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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핵 심판 날짜가 다가오면서,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죠. 특히 친박 세력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3일) 법률가 출신의 일부 친박 의원들이 대통령 대리인단 측과 비슷한 내용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죠.

오늘 여당 발제에선 탄핵 심판을 앞두고 시작된 친박의 반격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탄핵 심판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어제 최종 변론 기일이 27일로 잡혔죠. 아무리 늦어도 3월 13일까지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탄핵 심판이 임박하면서, 대통령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임소라 반장 발제에서도 봤지만,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를 상대로 막말까지 퍼부었죠. 탄핵 소추안 자체를 문제 삼으면서, 아예 심판 자체를 무력화할 기세였습니다.

야권에선 "친박 세력의 총공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법조인 출신의 친박 의원들이 공세를 이어 받았습니다. 친박 의원들도 대리인단과 똑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정종섭/자유한국당 의원 :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한 과정 전반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며 이의를 제기를 했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유를 모아서 탄핵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독립된 탄핵 사유를 따져야 합니다.]

정종섭 의원이 누굽니까. 진실한 친박, 이른바 '진박' 의원으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입니다. 헌법을 전공했죠.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도 일했고요, 또 10권이 넘는 헌법 관련 저서도 있습니다.

학자 시절엔 상당히 개혁적인 편이었습니다. 정 의원이 쓴 '헌법학원론'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증인신문이 필요할 경우 대통령은 법원에 출석해야 하고, 거부할 경우 강제구인을 할 수 있다' 또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재직중에 행해진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언제나 수사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헌재 출석도 미지수입니다. 정 의원이 학자 시절이었다면 당연히 비판했을 겁니다. 자신의 이론과 배치되니까 말이죠.

그런데 비판은커녕 대통령 대리인단을 지원하는 발언을 한 겁니다. 탄핵안 통과는 지난해 12월 9일에 이뤄졌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소추안 자체를 문제삼은 거죠.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정종섭/자유한국당 의원 : (당시에는 이렇게 문제점을 제기 안 하시다가 지금 시점에 와서 이렇게…) 그게 국회에서 검토를 못한 거죠. 그게 이제 본회의에 원래 올라가면은 국회의장이 얘기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 의원님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그 얘기를 짚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사실은 안 짚어진 부분이 있는 거죠. 이 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점은 분명하게 지적을 해놓고…]

그런데 시기적으로 참 묘하다는 느낌은 듭니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왜 헌재를 직접 공격했을까. 또 친박 의원들은 어째서 대리인단과 똑같은 주장을 잇따라 내놨을까. 탄핵소추위원인 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해석입니다.

[이춘석/국회 탄핵소추위원 (어제) : 제 느낌에서는 아마 피청구인 측에서 거대한 시나리오의 시작에 불과하지 않냐 하는 판단이 듭니다. 피청구인의 변호인단의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는 선고 하루나 이틀 전에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하야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춘석 의원이 말하는 거대한 시나리오, 대통령 자진사퇴론이죠. 대리인단과 친박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선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병국/바른정당 대표 : 박 대통령은 헌법과 민심의 심판을 떳떳하게 받으시고 헌재 판결이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합니다. 꼼수 사퇴 카드를 떨쳐버리시고 당당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만약에 야권의 주장대로 거대한 시나리오가 있다면, 오늘 친박 의원들의 기자회견도 그 한 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친박 의원들은 "자진 사퇴는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지금 몇 달 동안 탄핵심판 이렇게 해서 이제 선고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무슨 이제 와서 자진사퇴란 말이에요. 이제 기차는 다 떠났고 선고를 받아봐야 하고 탄핵 선고 전 자진사퇴를 이야기하는 분들은 혹시 탄핵이 기각될까봐 걱정하는 분들이에요.]

오늘은 수필의 한 대목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수필을 만났을 때.

꽃구경을 가는 이유 - 박근혜

꽃구경하러 지방 나들이까지 가게 되는 이유는 그 꽃들이 이제 곧 지기 때문이다. : '끝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다'는 속담이 있다. 다시 말해서 끝이 만일 나쁘다면 그 전에 좋았던 것이 다 소용없다는 얘기도 된다. :

정치인이 되기 전, 박 대통령의 공식 직함은 수필가였습니다. '꽃구경을 가는 이유'도 그 시절에 적은 수필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꽃은 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끝이 좋아야겠죠.

어제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의 권위를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법조인 출신의 친박 의원들이 여기에 가세했습니다. '끝이 나쁘다면 그 전에 좋았던 것이 다 소용이 없다' 박근혜 수필가의 말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헌재 심판 임박…지원사격 나선 친박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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