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洪 빅매치땐 경선흥행 기대해볼만"

남기현,안병준 2017. 2. 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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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 모임서 논의.."黃, 통진당 해산주도 등으로 보수층 출마요구 거세"
'샤이 보수층' 결집땐 본선 경쟁력..홍준표와 '시너지' 모색
23일 오전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모임에선 개헌 문제와 함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영입 주장이 제기됐다. 한 의원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도부가 나서서 황 권한대행 영입을 구체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행보와 맞물려 여권 대선 구도에서 최대 관심사로 부각될 조짐이다. 황 권한대행의 선택과 관련해 주목되는 이벤트가 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규모 민중총궐기다. 민주노총 등이 주도하는 총궐기 핵심 구호는 △박근혜 대통령 신속 탄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 구속은 이미 현실화됐다. 박 대통령 탄핵은 다음달 13일 이전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자연스레 나머지 구호, 즉 '황 권한대행 퇴진' 주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 의미심장한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진보·좌익 진영에서 볼 때 박근혜정부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다름 아닌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과 이석기 구속, 전교조 법외노조화"라며 "이들은 그 주동자를 박 대통령과 황 권한대행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박 대통령 탄핵 얘기가 나오기 이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기대선과 사법처리 유예를 핵심으로 한 이른바 '질서 있는 박 대통령 퇴진론'을 꺼내든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촛불 민심에 놀라 곧바로 주장을 거둬들였다.

여권 관계자는 "민노총 등으로 요약되는 촛불의 핵심 세력은 박 대통령과 황 권한대행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이 매우 강하다"며 "그것이 정치적 대타협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박 대통령에 대한 복수는 파면·사법처리가 될 것"이라며 "황 권한대행 역시 퇴임 후 자연인으로 돌아갈 경우 강력한 반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이 같은 상황이 황 권한대행을 정치권으로 이끌 '추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반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당이란 울타리가 필요하다"며 "결국 차기 대선에서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확산되고 있는 태극기 집회도 황 권한대행을 움직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보수층 결집에 힘입어 황 권한대행 지지율은 이미 10%대에 안착한 상태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20%에 육박하는 지지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황 권한대행 지지율이 자유한국당 한계치인 15% 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25%까지 도달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며 "지지층의 강한 출마 요구를 황 권한대행이 뿌리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면상 나타나는 지지율에 숨은 '샤이 보수'표가 더해지면 본선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정치권은커녕 측근들조차 그 속내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2일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주재할 때 보여준 행보들은 그야말로 대권행보를 방불케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절대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물밑 행보는 어느 정도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 외에도 '성완종 족쇄'가 풀린 홍준표 지사, 이인제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5선인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3선인 안상수 한국당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홍 지사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열린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 시기 마지노선을 묻는 질문에 "탄핵 이후"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는 홍 지사는 황 권한대행 출마설에 대해 "청주지방검찰청에서 1년 동안 초임 검사를 같이해 잘 안다"며 "훌륭하고 바르고 정의로워 대통령이 돼도 능히 국정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집권 여당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지지율 1%대에 그치는 점은 숙제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황 권한대행과 홍 지사를 경선에 합류시켜 보수 결집을 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여기에 김태호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원 의원은 "물이 들어와야 배가 뜬다"는 말로 이들의 경선 합류에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친박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과 홍 지사가 붙으면 불임정당 이미지를 벗고 보수진영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기대했다.

[남기현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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