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체포되면 우리 아이 어떡해.." 美 이민사회 일상 '흔들'

입력 2017. 2. 23. 15:22 수정 2017. 2. 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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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욕에 사는 멕시코 출신 줄레이마 도밍구에즈(23)는 자신의 집에 오기로 한 누군가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현관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

도밍구에즈는 초조한 마음에 연신 그에게 전화를 걸어댄다.

'그래스루츠 리더십'의 크리스티나 파커 이민 프로그램 이사는 "우리는 사흘에 1000통 이상의 전화를 받는다"면서 "전화를 걸어온 이들은 대부분 친구나 가족이 체포되는 것을 목격한 후 충격을 받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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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자 단속ㆍ추방 강화에 불안증 호소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1. 뉴욕에 사는 멕시코 출신 줄레이마 도밍구에즈(23)는 자신의 집에 오기로 한 누군가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현관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 도밍구에즈는 초조한 마음에 연신 그에게 전화를 걸어댄다.
 
#2. 텍사스 주 엘파소의 불법 체류자 카멘 라모스(41)는 친구들과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새 이민 검문소 위치를 알려주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녀는 항상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고, 외출하기 전 자동차 미등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점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운전할 때 속도를 내지 않고, 주변을 꼼꼼히 살피는 것도 그녀의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불법 체류자 규제 강화로 교통법규 위반 등과 같은 경범죄자도 추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의 날’이었던 지난 20일(현지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벌어진 반(反) 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추방이 아닌 교육”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이민 규제가 미국내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이민자들은 합법적인 서류가 부족한 배우자가 추방당할까봐 불안에 떠는가 하면 부모들은 미국 출생 자녀들과 생이별을 걱정해하는 판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화하면서 캘리포니아 주 남부 오렌지 카운티의 이민 가정 부모들은 법률 자문을 받아 자신들이 체포되면 친구와 친척들이 자신의 자녀들을 차량으로 귀가시켜 주도록 하는 위임장에 서명했다. 위임장에는 친구와 친척들이 각종 요금을 대신 내주도록 은행 계좌 접근을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들은 또 변호사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긴급 연락처가 담긴 ‘추방 대처방안’을 짜기도 했다.
 
미 필라델피아 주에선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지갑 크기의 권리 지침서를 소지한 이민자들이 눈에 띈다. 이 지침서에는 자신들이 체포됐을 경우 대응법이 담겨 있다. 

추방 상담 전화를 운영하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단체는 예전엔 2∼3일에 한두 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최근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스루츠 리더십'의 크리스티나 파커 이민 프로그램 이사는 “우리는 사흘에 1000통 이상의 전화를 받는다”면서 “전화를 걸어온 이들은 대부분 친구나 가족이 체포되는 것을 목격한 후 충격을 받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마약 범죄와 살인 위협을 피해 지난 2008년 남편과 세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건너온 라모스는 “교통 법규 위반 딱지 한장만 떼도 멕시코로 추방당할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한숨지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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