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군, 히잡 써도 된다"..짙어지는 이슬람 색채

최종일 기자 2017. 2.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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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이후 이슬람 색채를 강화하고 있는 터키 정부가 22일(현지시간) 군대 내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두건) 착용 금지 규정을 철폐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1년 창당한 정의개발당(AKP)은 집권 후 세속주의(정교분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면서도 이슬람 가치가 터키 사회에 보다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는 2010년 대학 캠퍼스 내 히잡 착용 금지 규정을 철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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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주의 수호세력 軍, 영향력 약화
히잡을 쓰고 친정부 집회에 참석한 터키 여성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이후 이슬람 색채를 강화하고 있는 터키 정부가 22일(현지시간) 군대 내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두건) 착용 금지 규정을 철폐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 장관이 명령한 이번 조치는 여성 장교들에 적용된다. 피크리 이시크 장관은 국영 아나톨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건 착용 금지를 둘러싼 문제가 이제는 터키에서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두건을 쓰고도 임무를 잘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헌병과 경찰은 이 규정을 없앴다. 이제는 군이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여군은 두건이 얼굴을 가리지 않고 군복과 같은 색상이면 전투모와 베레모 아래에 두건을 쓸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관보에 실리면 곧바로 발효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1년 창당한 정의개발당(AKP)은 집권 후 세속주의(정교분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면서도 이슬람 가치가 터키 사회에 보다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는 2010년 대학 캠퍼스 내 히잡 착용 금지 규정을 철폐했다. 2013년에는 여성 공직자, 2014년에는 중고등 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여경의 히잡 착용도 풀었다. 터키에서 히잡은 세속주의 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특히 군은 오스만 제국 붕괴 뒤 1923년 터키 공화국을 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1881~1938, 아타튀르크는 '터키의 아버지'라는 뜻)의 세속주의 개혁의 뜻을 충실히 받들어왔다. 과거 집권 세력이 이슬람에 치우칠 때 군은 쿠데타를 통해 이를 저지시켰다.

군은 1997년에는 이슬람 정책을 추진했던 민간 정부를 강압적으로 위협해 제발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쿠데타 기도에 실패한 뒤 정부가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군의 정치적 힘은 크게 약화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젊은 시절에 이스탄불 교통국에서 일할 때에는 군 출신의 국장으로부터 콧수염을 밀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아예 사직하기도 했다. 터키 공직에서는 두건 착용이 오랫동안 금지돼왔지만 아내에게는 이것을 쓰도록 했다.

대통령이 돼선 수도 앙카라에 있는 초호화 대통령궁에 외국 고위 관리들이 방문하면 터키 전통 복식을 갖춰 입은 16인의 전사에 둘러싸여 이들을 맞는다. 과거 오스만제국의 칼리프(과거 이슬람 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사절을 맞던 방식이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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