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 "섞어찌개·자멸".. 헌재 "언행 조심하라"
‘야쿠자’, ‘섞어찌개’, ‘자멸’, ‘국회의원은 이상한 사람’….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도를 넘어선 막말과 비난으로 얼룩졌다. 이날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 일부 대리인은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거나 강일원 주심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는 등 ‘막가파식’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악수 뒤 맹공 22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16차 변론 전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왼쪽)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와 악수하며 얘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어 “국회의원은 좀 이상한 사람들이다. 야당 의원들은 사직서까지 내고 탄핵을 표결하고 국회가 무슨 ‘야쿠자’인가”라고 비하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일 변론에서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삿대질을 하며 “함부로 재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1시간 30분가량 ‘작심발언’을 이어간 그는 “헌재의 모든 재판절차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헌재가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며 헌재의 존립 근간인 공정성까지 부정했다. 심지어 강 재판관의 이름을 거명하며 “그동안 변론을 분석해봤더니 강 재판관은 대통령 측 증인에 대해서만 질문하고 국회 측 증인에는 별로 질문을 안 한다”며 “국회 측이 질문하고 끝낸 것을 뭐가 부족하다고 (강 재판관이) 한술 더 뜨고 있냐, 이는 재판관이 청구인(국회)의 수석 대리인이 되는 것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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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 시작 후 표정변화 없이 묵묵히 듣고 있던 재판관들은 김 변호사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숙이거나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즉각 단호한 어조로 “언행을 조심해달라. (재판관이) 수석대변인이란 말은 감히 이 자리에서 하면 안 된다”고 제지했지만 김 변호사는 아랑곳하지않았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서석구 변호사를 비롯한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김 변호사는 이어 박한철 전 헌재소장 등을 포함한 20여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했다. 박 전임 소장이 퇴임 전 심판정에서 발언한 ‘재판관 공백이 심화되기 전인 3월13일 되도록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의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가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법률 해석은 판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판사라고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비롯한 청구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변론 직후 국회 소추위원단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재판과정에서 피청구인 대리인 측 일부 변호사의 돌출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 측의 주장 자체가 법리적인 주장이 아니라 정치적 성격이 강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헌법재판의 격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나하나 대통령 측 주장에 반박하지 않은 것은 최고법원으로서의 헌재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에 법정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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