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아이디어 있어도..'한국판 붉은 깃발 규제' 발목

지형철 2017. 2. 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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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산업혁명이 시작된 영국, 자동차 기술도 가장 앞서 있었습니다.

이때 증기 자동차는 시속 30km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시내에선 약 3km로, 속도가 제한됩니다.

운행에 꼭 3명이 있어야 하고, 이 중 한 명은 앞서 걸으며 붉은 깃발을 흔들어 차가 온다고 알려야 했습니다.

'붉은 깃발 규제'라 불렸습니다.

경쟁 관계이던 마차, 기차업자들 로비로 규제가 있었던 겁니다.

결국, 규제에 막힌 자동차 기술자들은 독일, 프랑스로 건너가게 됐고,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지금도 독일에 뒤처져 있습니다.

그릇된 규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붉은 깃발 규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우리나라에는 없을까요.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멋진 공간에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인테리어 업체 전시장인데, 비어있을 땐 일반인에게 빌려줍니다.

남는 공간을 공유하는 스타트업 서비스를 통해서입니다.

평일에는 대부분 비어있는 교회도 활용성이 높겠다 싶었는데, 종교시설이란 이유로 정부의 허가를 못 받았습니다.

<인터뷰> 엄형태(스페이스클라우드 팀장) : "비는 공간 싸게 빌려주고 수익은 헌금처럼 엄격히 회계처리해서 사회 공헌하는데 쓰겠다는데 결국 교회공간은 공유가 안 됐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대 본인 인증을 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전화번호 입력, 인증 번호 수신 등이 필요 없어 간편합니다.

금융위원회 허가는 받았는데, 방송통신위가 안 된다고 하면서 개발 2년이 됐지만 서비스 시작도 못 했습니다.

<인터뷰> 황승익(한국NFC 대표) : "인허가를 뚫기 위해서 2년간 방통위 문턱을 지금 닳도록 출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허가에 2년씩 걸린다 하면 어느 스타트업도 서비스 출시를 할 수 없을 겁니다."

각종 인허가, 규제와 관련된 규정은 만 5천여 개.

현재 기준으로 새롭게 나오는 4차 산업을 살펴보니 충돌만 생기는 겁니다.

<인터뷰> 한경수(스타트업 법률 지원단 변호사) : "규제가 개선되는 때까지 그거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산업을 따라간다는 건 사실상 그 산업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똑같습니다."

규제에 발이 묶인 한국의 4차 산업 국가 경쟁력은 세계 25위에 그치는 상태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지형철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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