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합' 외치던 박근혜정부, 고위공직자 호남차별 심각

김범수 2017. 2. 22. 19:57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역대 정권 3213명 분석

역대정부의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고위공직자 임명에서 호남 차별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호남 대표성은 이승만정부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아 지역 차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주 경희대 교수와 강혜진 서울대 박사는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모범국가 건설을 위한 공직 인사’ 학술포럼에서 지역별 고위공직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역대 정권(1948∼2016년)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 장·차관, 청와대 차관급 정무직 등 고위공직자 3213명의 지역·전공·성별을 분석했다. 각정부의 인구총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인구 비율보다 고위공직자 비율이 높으면 ‘과대 대표(+)’, 낮으면 ‘과소 대표(-)’ 지역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따르면 박근혜정부의 호남 지역 차별(-10.84%)은 이승만정부(-12.4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심했다. 박정희정부(-5.63%) 때보다 무려 5.21%포인트 낮은 수치다.

호남 지역은 김대중정부(4.58%)와 노무현정부(2.74%)를 제외한 모든 정부에서 인구에 비해 고위공직자 비율이 낮아 과소 대표 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영남 지역은 이승만정부(-2.16%), 김대중정부(-6.28%)를 제외하고는 인구 비율 이상의 고위공직자를 배출했다. 김영삼정부 때가 24.28%로 가장 높았고 전두환정부(21.37%)가 뒤를 이었다. 박근혜정부는 4.70%로 노무현정부의 3.28%보다 높았다.

고위공직자 임명이 대통령 선거에서의 지역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조사 대상이 된 고위공직자를 지역별로 보면 영남이 1095명(34.08%)으로 가장 많았고 호남(499명, 15.54%)과 충청(466명, 14.49%)이 그 뒤를 이었다. 영호남 지역은 역대 대통령들의 출신지라는 점에서, 충청 지역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청 지역은 노무현정부(-5.33%), 박근혜정부(-1.03%), 김대중정부(-0.39%)를 제외한 나머지 정권에서 과대 대표로 나타났다.

대통령의 출신지가 아니거나 캐스팅 보트로서의 역할이 덜했던 지역은 대체로 대표성이 떨어졌다. 강원 지역의 경우 이승만정부(0.25%)를 제외한 모든 정권에서 -6.82∼-0.39%를 기록해 인구 비율에 비해 고위 공직자가 적었다. 김대중정부 이후 분리 집계된 경기·인천 지역은 현정부까지 -5.96∼-4.12%, 제주 지역도 이명박정부(0.05%)를 제외하고 -1.02∼-0.32%였다.

강 박사는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가진 적이 없는 경기·강원·제주 지역은 정무직 인사 비율이 계속 낮았다”며 “특정한 지역에 인사가 몰리지 않도록 관리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역대정부에서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은 극히 낮았다. 가장 높았던 노무현정부가 5.41%였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박근혜정부도 5.31%에 불과했다. 윤보선정부 때는 여성 비율이 0%였고 전두환정부와 박정희정부가 각각 0.33%, 0.92%를 기록했다. 전자공학과를 나온 박근혜정부의 정무직 이공계 비율은 6.72%로 이승만정부(15.82%), 전두환정부(7.39%), 김대중정부(11.32%), 노무현정부(10.56%)보다 밑돌았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