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대통령 대리인단 막말 퍼레이드

김민진 2017. 2. 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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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국회의원은 야쿠자'·'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 수석대리인' 등 막말…논란일 듯
"헌재 자멸의 길·앞으로 존재할 수 없을 것·국가적 불행 올 것" 등 협박성 발언도
헌법학자·국회의원·박한철 전 헌재소장까지 20여명 무더기 증인 신청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대통령 대리인인 김평우 변호사(74·사법시험 8회)가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변론 과정에서 헌법재판소와 재판관, 탄핵 소추위원과 탄핵소추를 의결한 국회의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6일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 변호사는 지난 20일 변론기일 때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운 인물이다.

이날 헌재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16차 변론에서 김 변호사는 ‘야쿠자’, ‘내란사태’,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자체를 문제 삼았다. 김 변호사는 “탄핵소추장을 국회의원에게도 배부를 안했다고 한다. 대통령도 그러니 반론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을 소추한다고 하면서 무엇으로 소추하는지 내용도 안 알려주고 하는 법이 어디있냐”며 “이것은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을 향해 “엉터리 졸속 탄핵소추를 해놓고 반성이 없다. 잘못했다는 소리가 없다”며 “국회의원들이 무슨 야쿠자들이냐“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하는 사건이라 재판부 9명 전원의 이름으로 평결이 선고해야한다”며 “7명, 8명이 하면 헌법상 하자있는 결정이 된다. (그러면 상대편에서) 하자를 끄집어내서 재판이 무효라고 주장할 것이고, 자칫하면 우리나라는 '내란사태'로 간다”고도 말했다.

김평우 변호사

이날 오후 2시부터 속개된 변론에서 발언기회를 얻은 김 변호사는 1시간 40여 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비선조직을 이용한 국정농단’이라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는 “비선조직이라는 표현은 깡패들, 첩보조직에서나 쓰는 단어”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편파적으로 재판 진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해서는 “(탄핵소추) 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라는 발언을 해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강 재판관이 피청구인 측 증인에게만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고, 비난으로 시작했다”며 “법관이 아니라 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헌재가 공평하다고 볼 수 없고, 분명히 국회 편을 들고 있다”며 “이것은 헌재의 자멸의 길이고, 이렇게 하면 헌재는 앞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국가적 불행이 온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의 최선의 길은 대통령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국회가 졸속한 의결을 한 것이고, (탄핵소추) 절차가 잘못됐으니 안되겠다고 재판하는 게 법리에도 맞고 정치적으로도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이정미 재판관이 제지하고 나섰지만 김 변호사는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지난 재판 동영상을 다 보고 나서 정식으로 사과하겠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이정미 재판관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탄핵심판 시한이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일자에 맞춰서 졸속으로 진행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퇴임일자에 맞춰서 재판을 과속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기 쉽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탄핵소추 절차에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며 “탄핵심판은 국회와 대통령간의 권력충돌이고, (탄핵심판은) 평생 법만 공부하신 재판관들이 하면 안된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말미에 헌법학자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김무성 의원 등 국회의원 10여명 등 2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박한철 전 헌재소장도 증인으로 불러야한다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2009~2011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냈다. 최근 조갑제닷컴에서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소설가 고(故) 김동리씨의 아들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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