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현미경]커즌스와 데이비스, 고득점 빅맨들의 만남

2017. 2.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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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2017 NBA 올스타 경기 직후이자 트레이드 마감일(24일)을 4일 앞두고 커다란 트레이드 뉴스가 나왔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가드들인 버디 힐드(24), 타이릭 에반스(28), 랭스턴 갤러웨이(26)와 2017년 1라운드 및 2라운드 픽 각각 1개씩을 보내면서 새크라멘토 킹스로부터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27)와 포워드 옴리 카스피(29)를 받는 트레이드에 동의했다.

이 뉴스는 올스타 경기 직후 뉴올리언스의 에이스 앤써니 데이비스(24)가 역대 올스타 최고 기록인 52득점을 올리며 MVP를 수상했다는 뉴스를 순식간에 덮을 만큼 파장이 컸다.

서부 올스타 팀에서 만난 데이비스와 커즌스가 이제 한 팀이 됐다. ⓒAFPBBNews = News1

21일 양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면서 트레이드는 뉴스대로 진행됐다. 이에 [NBA현미경]에서는 데이비스와 함께 하게 된 커즌스에 초점을 맞춰 전망을 해보고자 한다.

▶리그 개인 득점 4위와 5위의 만남

현재 리그 전체 개인 득점 순위에서 커즌스(27.8득점)가 4위, 데이비스(27.7)가 5위다. 이렇게 엇비슷한 수치의 고득점 빅맨 2명이 한 팀에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트레이드라 할 수 있다.

빅맨 기근이라 여겨지는 최근 시기에 이처럼 큰 이름값의 두 빅맨이 한창 때의 나이에 만났기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211Cm의 큰 덩치로 밀고 들어가면 수비수가 감당 못하는 장면을 많이 보여준 커즌스. 그리고 커즌스와 비슷한 신장에 길고 날렵한 팔다리로 코트 위를 종횡무진 커버할 수 있는 데이비스.

이런 두 선수가 만났을 때 뉴올리언스의 위력은 어떻게 변할까. 지난해 12월 [NBA현미경]에서는 ‘데이비스-커즌스, 개인 성적 맑음 팀 성적 흐림’이란 제목으로 두 선수의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의 괴리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현재 뉴올리언스는 23승34패(승률 40.4%)로 서부지구 11위에 그쳐있다. 이토록 낮은 성적의 원인을 찾자면 저조한 득점력으로 볼 수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뉴올리언스의 100포제션 당 104.7실점은 리그 8위의 좋은 실적이지만 100포제션 당 102.3득점은 리그 27위에 그치는 실적이다.

데이비스가 없는 844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7.8점을 상대방에게 내줬던 뉴올리언스는 데이비스가 코트 위에 있는 1927분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3.3점만을 허용했다. 리그 경험이 쌓인 데이비스의 수비 잠재력이 이렇게 현실화 된 가운데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격 진영 영향력이 확실했던 커즌스

올시즌 현재까지 새크라멘토의 100포제션 당 104.8득점은 리그 17위의 그렇게 좋다 할 수 없는 수치다. 그래도 커즌스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만큼은 좋았다 말할 수 있다. 커즌스가 있는 1891분 동안 새크라멘토는 100포제션 당 108.1득점을 챙긴 반면 커즌스가 없던 875분 동안엔 100포제션 당 97.7득점만 올렸다.

커즌스의 코트 위 존재감은 득점력도 있지만 코트 시야와 패스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커즌스의 경기 당 4.8어시스트는 리그 40위에 해당된다. 빅맨으로서 상당히 높은 숫자다. 208Cm 이상의 장신 선수들 중 4위에 오른 경기 당 어시스트다. 데이비스와 코트를 공유할 때 데이비스의 득점 과정이 더 쉬워질 수 있는 징후다.

▶득점 범위가 상당히 넓은 빅맨 2인 조합

빅맨에게 코트를 넓게 쓰도록 요구하는 최근 리그 경향에 데이비스와 커즌스는 상당히 걸맞은 슈팅 범위를 지니고 있다. 2명 모두 3점슛이 가능하며 3점 라인 안의 중거리 2점슛도 주저 없이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볼을 패스 받아 움직임을 시작하는 지점이 골밑 근처보단 자유투 라인 근처의 하이 포스트를 선호하는 공통점도 있다. 때문에 공간이 겹치는 문제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커즌스와 데이비스가 올시즌 각자 올린 득점 중 구역별로 차지하는 비중이 다음과 같다.

앞으로의 과제는 2명 모두 높은 득점 부담으로 인해 낮아진 효율성을 서로 보완해줄 길을 찾는 것이다. 특히 커즌스는 제한구역(Restricted Area), 제한구역 제외 페인트 구역, 미드레인지, 3점 구역을 통틀어 야투율이 리그 평균에 못 미치는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각 구역의 리그 평균에 대비한 커즌스와 데이비스의 야투율 비교는 다음과 같다.

2명이 같은 팀에서 시간과 코트를 공유하며 기록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효율성 제고만큼은 팀의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다.

커즌스는 파울을 가장 많이 끌어내는 동시에 파울을 가장 많이 범하기도 한다. ⓒAFPBBNews = News1

▶커즌스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관건

커즌스에 대한 비판은 코트 위 경기력보다 경기 태도에 비중이 크게 쏠려 있다. 심판진과 자주 마찰을 일으키는 태도가 직접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커즌스는 시카고전에서 시즌 16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누적시켰다. 리그 규정에 따르면 시즌 테크니컬 파울을 16번 누적시키면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때문에 다음 경기인 보스턴전을 결장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이제 소속팀이 될 뉴올리언스전에서도 테크니컬 파울을 범하며 시즌 횟수를 17번으로 늘렸다. 16번 누적 뒤로는 2번 추가할 때마다 1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다. 커즌스는 시즌마다 15번 내외의 테크니컬 파울을 범해 본인의 NBA 입성 이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테크니컬 파울(105회)을 누적시켰다.

한편 형평성이 많이 떨어져 보임에도 이번 뉴올리언스-새크라멘토 간의 트레이드가 성사된 이유로 구단에 대한 커즌스의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커즌스가 입단한 뒤 새크라멘토의 감독이 총 5번 바뀌었다. 즉 7년차 커즌스는 새크라멘토에서만 6명의 감독을 겪었다.

조지 칼 감독을 필두로 커즌스가 감독 경질에 관련해 큰 목소리를 냈다는 평판은 리그 팀들이 적극적으로 커즌스 트레이드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성패 판단은 다음 시즌을 통해

현재 지구 11위 뉴올리언스와 플레이오프 커트라인 8위와의 차이는 2.5경기차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현실적으로 이루지 못할 목표는 아니지만 제법 큰 반등이 있어야 극복할 수 있는 차이다. 이제 시즌 일정이 25경기만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커즌스의 계약은 다음 시즌까지 이어진다. 올여름 이번 트레이드와 주전 포인트 가드 즈루 할러데이(27)의 계약 만료로 생긴 가드진의 약화를 메운다면 사뭇 다른 모습의 차기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커즌스의 농구 기량이 남긴 숫자는 분명 뉴올리언스에 힘이 될 것이라 말해준다. 반면 커즌스의 성격이 남긴 숫자가 시사해준 바는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뉴올리언스의 기둥 데이비스가 코트 안팎으로 커즌스와 같이 공존할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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