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오피니언 리더의 지지선언

구경민 정영일 김태은 백지수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7. 2. 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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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머니투데이 구경민 정영일 김태은 백지수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the300]종합]

'좌는 우로, 우는 좌로'…진영 아닌 '통합·정책'을 지지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의원 및 원외위원장 대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7.2.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대선에서의 가장 큰 특이점은 '보수 우파'가 진보를, '진보 좌파'가 보수를 선호하는 현상에 있다. 특히 보수성향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좌클릭' 성향이 두드러진다. 세대로는 40·50에 60대에 집중된다.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갈기갈기 찢어진 국론을 통합해가며 동시에 청년문제, 경제 침체 등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산적하다. 국민들이 대선 투표 때 가장 중시하는 판단 기준이 '정책'과 '인물'에 있는 이유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대선 투표 때 가장 중시하는 판단 기준'을 묻는 질문에 정책이 45.9%로 1위에 올랐다. 인물 30.3%, 정당 7.2%가 뒤를 이었다.

the300은 40~60대의 오피니언 리더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누군가는 '통합의 지도자' '책임감 있는 지도자'를, 다른 이는 '똑똑한 대통령' '정책구상이 뛰어난 지도자'에 대한 기대를 말했다.

"나는 손학규를 지지한다"

나는 50대 금융업계 임원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산다. 20년 이상 금융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지지해왔다. '최순실 게이트'가 없었다면 이번에도 자유한국당을 지지했을 거다. 경제와 정치, 사회 모든 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편협하거나 3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면 사회가 붕괴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거다. 그래서 나는 손학규를 지지한다.

손학규는 통합의 지도자다. 우리나라는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분절화되고 있다. 차기 정치지도자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통합인 이유다. 통합의 핵심이 인사다. 출신을 따지지 않고 일 잘하고 사람이 바르면 데려다 쓰는 것이 손학규다. 그의 탕평인사는 경기도지사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이미 검증이 됐다. 공무원들이 향수를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 손학규다.

그는 안정감 있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다. 보건복지부 장관 당시 한약분쟁이 상당한 이슈였다. 양측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수년간 골머리를 썩었는데 그걸 풀어낸 사람이 손학규다. 통합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누가 정권을 잡던 소수정권인데 개혁을 위해서는 통합조정, 협치가 중요하다.

민생 회복을 위해선 일자리 정책이 중요하다. 손학규는 경기도지사 시절 이미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파주에 세운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 공장이 그렇다. 판교 테크노 밸리 역시 당시 손 대표가 판을 다 깔아놓은 것이다.

의원 시절 협동조합 기본법을 나서서 주창한 것도 유심히 봤다. 지금이야 상식이 됐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앞서가는 생각이었다. 독일은 사회적 경제로 인한 취업이 20% 이상된다. 주로 소셜 케어 중심이다. 자본주의라고 하지만 사회적 경제의 영역도 상당하다. 정부 지원을 가지고 사회적 생태계를 만들어 소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일거 양득이다. 생산적 복지기도 하다. 그래서 손학규를 지지한다.

"나는 유승민을 지지한다"

나는 TK(대구경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전형적인 60대 보수다.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대구 출신 인사들과 모임도 자주 갖는다. 지역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에 대한 평가는 검증돼 있다고 본다.

유 의원은 한 마디로 똑똑하다. 학벌(서울대), 이력(경제학 박사) 등을 떠나 이치와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 없다. 자신의 원칙과 철학이 분명하고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하다.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에게 사안을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은 경제 전문가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뚜렷한 경제관을 제시했다. 대선에 도전하면서도 재벌개혁과 혁신성장, 복지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준비된 정책들을 선보인다. 경제를 잘 아는데다 자신의 소신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강력한 경제정책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지역에서 '배신자'라는 딱지가 그에게 붙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과한 여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공천파동 때 '진박(진짜 박근혜)' 논란을 보며 ‘정말 너무하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많이 나왔다. 또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는 박 대통령과 같이 했던 사람 아닌가. 박 대통령에 대한 변절자, 배신자라는 감정적 평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대안 부재의 보수 진영이 최종적으로 손을 내밀 후보는 유 의원밖에 없다고 본다. TK 지역 사람들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문 전 대표가 보수층까지 끌어안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TK지역 사람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상처입은 보수의 자존심을 살려줄 인물을 찾게 될 것이고 결국 유 의원을 대안으로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남경필을 지지한다"

나는 휴대폰 앱개발기업의 대표다. 경기도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 젊은 시절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섰다. 뼈 속까지 진보다. 어느덧 40대 중반을 넘어섰고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이런 내가 보수를 인정한 건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서부터다.

3년전 도지사에 당선된 남경필은 '1호 공약'이라며 '따복'(따뜻하고 복된) 공동체 사업을 내놨다. 당시 내가 휴대폰 앱개발을 하면서 '수원지역발전을 위한 공동체'에 몸담고 있을 때다. 남경필의 '따복' 공동체 사업은 실체가 없는 공약이라고 판단하고 일부 수정을 제안했다. 남경필이 자신의 1호 공약을 수정할 리 없다는 게 내 생각이었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그는 도에 이익이 되고 전국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합리적 보수를 그렇게 접했다.

남경필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한 고민은 그에 대한 지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3년전부터 청년 일자리 제도를 구체화했다. 경기도스타트업캠퍼스, 경기도주식회사, 경기도협동조합, 경기일자리재단 모두 청년과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지원제도다. 다른 후보의 뜬구름식 청년정책과 차별화된다. 경기도는 지난 2년간 29만 2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해만 도에서 만든 일자리가 15만 4000개였다.

정치 이념이 맞지 않다고 편향적인 배제를 하거나 다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결과다. 정치 진영을 넘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줄 아는 게 남경필의 포용력이다. 국가 리더의 자격이기도 하다.

지금도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경기도 청년 모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다. 진보진영인 이들도 남경필에 대해 "진보, 보수 진영을 넘어 심화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할 수 있는 후보"라고 말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접점을 찾아가고 노력하는 것은 다른 후보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도 한다. 정치는 서로 노선이 있어야지만 '투쟁'과 '싸움' 아닌 올바른 '경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남경필은 갖고 있다.

"나는 안철수를 지지한다"

나는 40대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창업자다. 정치 성향은 굳이 한국 사회 지형에 맞춰 보자면 '진보’에 가깝다. 대학 때는 단과대 학생회장으로서 학생운동도 조금 했다. 그렇지만 나는 중도파로 분류되는 안철수를 지지한다. 같은 창업자 출신이라고 그를 미는 것은 아니다. 안철수는 창업 관련 ‘퍼주기’ 정책의 폐해를 안다. 좋은 스타트업은 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규제가 많아서 고생한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창업·연구개발 정책은 국내 창업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돼 있는 것 같다.

안철수가 성장하는 정치인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실 나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현상'을 미심쩍게 바라봤다. 세상에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메시아적 정치인이 어디 있나. 많은 기대 속 출발하는 그는 헛발질도 많이 했다. 내가 안철수를 주목한 것은 그 때부터다. 그는 실패를 딛고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대적인 공생관계의 양당구조를 깼다. 기득권 구조와도 싸웠다. 기왕이면 더 성장하고 발전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 아닌가.

게다가 요즘 같은 정치 상황에서 안철수만큼 분권형 대통령에 걸맞은 인물도 없다. 의회 경력에다 정치인으로서도 책임감 있고 성실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모두 훌륭하지만 안철수만큼 의회 활동 경력을 쌓은 주자가 없다. 안철수는 국회의원의 본질인 입법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그는 거리의 정치와 의회의 정치를 구분하는 냉철함을 보였다. 분노한 유권자들에게 잘 보이려 선을 넘나드는 다른 대선주자들과 그는 달랐다. 자신에게 당장 손해가 되더라도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를 존중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무에 충실했다.

무엇보다 안철수는 스스로 판단할 역량이 되는 혁신형 리더다.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할 역량이 부족하면 기득권으로 무장한 관료집단과 재벌에 휘둘리거나 우왕좌왕할 수 있다. 안철수는 적어도 참모 도움 없이 자율주행자동차며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새로운 산업적 변화의 동력이 되는 기술도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정권교체는 기본이다. 2008년 미국 대선을 떠올려보자. 당시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은 조지 부시를 단죄하는 정권교체에만 만족했다면 무명에 가까웠던 버락 오바마를 민주당 후보, 나아가 대통령으로 선택했을까? 세계가 격찬한 민주주의의 함성 속에서 우리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도 좋을 것이다.

구경민 정영일 김태은 백지수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shyun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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